교사 1368명, ‘초등 5 사회교과서 역사 왜곡’ 관련 성명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중단하라” 정부에 촉구도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중단하라” 정부에 촉구도
초등학교 교사 1368명이 “이토 히로부미, 을사조약 성공”과 같은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된 국정 ‘2015 초등 사회 5-2 실험본’에서 무더기 역사 왜곡·오류가 나온 경위를 밝히라고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초등학교 교사 1368명은 23일 발표한 ‘초등교과서 발행 체계 개혁과 고등학교 한국사 국정화 중단 촉구 초등교사 선언’에서 “‘2015 초등 사회 5-2 실험본’은 2년 동안 개발된 교과서라고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오류로 점철되어 있다. 교육부는 불량교과서가 개발된 과정과 구조적 원인에 대하여 철저히 밝히고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기회에 질 높은 교과서, 발달 단계에 맞는 교과서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교과서 집필 과정의 개선을 요구했다.
이들은 또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뒤 사실상 첫 국정교과서인 초등 사회교과서 실험본을 볼 때, ‘국정교과서’가 검인정교과서보다 오류 가능성이 적고, 높은 질을 담보할 수 없음이 확인되었다. 소모적인 사회적 논란과 갈등을 불러올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도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역사정의실천연대는 ‘2015 초등 사회 5-2 실험본’을 분석한 결과 “사실 관계 오류와 부정확한 표현, 역사적 맥락을 잘못 기술한 사실이 모두 350건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교과서는 “을사조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이토 히로부미”(95쪽)라고 적어 을사늑약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빌미를 주거나, 지난해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서도 논란이 돼 수정된 “일제의 의병 대토벌”(93쪽)이란 표현을 그대로 사용했다.
이 교과서 실험본은 2012년8월부터 2년의 연구 집필 과정을 거쳐 지난 9월부터 전국 16개 초등학교에서 부교재로 사용돼 왔다. 이 교과서는 내년 1~8월 ‘교과용 도서 심의위원회’를 거친 뒤 국사편찬위원회와 국립국어원의 감수를 받아 2016년부터 학교에서 사용하게 된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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