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17일 오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남쪽에 위치한 버러뮤어고등학교에서 17살 소녀들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분리독립 주민투표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외국 청소년들의 정치참여
외국에도 청소년 참여 기구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나선다는 점은 우리와 비슷하다. 반면, 영향력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의 청소년 참여 기구가 연합동아리나 청소년운영위원회 형태로 이뤄진다면 외국의 경우는 대부분 정부에서 인정하는 공식기구로 운영된다. 그만큼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제대로’ 받아들여지고 정책을 만드는 데 실질적인 몫을 하는 셈이다.
유럽청소년포럼은 세계에서 가장 큰 청소년단체로 1979년 설립됐다. 유럽연합, 유럽위원회, 유엔 같은 국제기관에서 청소년의 주장을 대변하는 구실을 하고 있다. 유럽청소년의회 또한 정당에 속하지 않은 독립 기구다. 현재 35개국의 회원국 연합회가 있다. 유럽지역 청소년들이 모여 정치교육사업, 문화 교류, 아이디어 교환 등을 한다.
호주청소년교류연합은 2002년 설립됐다. 청소년의 요구가 충족될 수 있는 지지 체계 갖추기,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나온 인권에 대한 권리 지지, 호주 내에서의 불평등 해소 등을 목적으로 활동한다. 미국의 청소년백악관회의는 관련 연방정부 기관장의 협의 아래 대통령이 청소년들을 소집하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정부 대표자, 청소년현장 전문가, 청소년을 비롯한 시민대표가 참여한다. 이 회의를 통해 아동 청소년의 건강과 복지기준에 대한 보고서, 아동 청소년의 요구에 관한 보고서 등을 작성한 바 있다.
개인적으로 사회나 정치활동에 참여하는 청소년들도 있다. 한국계 미국인 청소년 환경운동가 조너선 리는 17살이다. 그는 세계청소년환경연대 대표를 맡고 있으며 2007년부터 인터넷에 환경보호를 주제로 한 만화 ‘고 그린맨’을 연재했다. 2010년 8월에는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서 ‘판문점 어린이 평화숲 조성’을 제안하는 편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또 독일에서는 아나 뤼어만이라는 고등학생이 19살에 연방 국회의원으로, 미국의 존 타일러 해먼스는 19살에 오클라호마주 머스코기 시장으로 당선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선거권 연령은 19살, 피선거권 연령은 25살인 데 반해 유럽의 주요 국가들은 대부분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18살에 주어진다. 그마저도 16살로 낮추려는 시도가 있으며 독일에서는 이미 지방의회 선거권 연령이 16살로 낮아졌다.
최화진 기자
참고 <청소년참여기구 활성화 방안 연구>, 2013,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최창욱, 전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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