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수 편성비율·비리여부 안따져
기준점수도 60점으로 낮게 설정
기준점수도 60점으로 낮게 설정
교육부가 내년 외국어고·국제고·국제중 평가를 위해 만든 지표가 자사고 평가 지표에 비해서 눈에 띄게 허술해 ‘봐주기 평가’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가 20일 오후 대전교육정보원에서 연 ‘외국어고·국제고·국제중 운영평가지표 및 평가계획(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에서 공개한 평가지표를 보면, 각 학교들이 입시준비를 시키려고 국영수를 얼마나 과도하게 편성했는지 평가하는 ‘기초교과 편성 비율’이 지표에 들어 있지 않다. 교육부가 자사고 평가를 위해 지난 3월 만든 평가지표에는 이 항목이 들어가 있다.
교육부는 또 평가지표마다 1점씩 기본점수를 부여해 모두 23~28점의 기본 점수를 부여했다. 이 때문에 평가지표가 공립보다 2개가 더 많은 사립학교는 기본점수를 2점씩 더 받는 불합리한 상황이 벌어졌다. 지표별 배점도 자사고 평가 땐 교육감들이 자율적으로 정하게 했으나, 외고·국제고·국제중 평가에선 지표별 배점만 아니라 등급별 배점 기준까지 교육부가 제시하고 나섰다.
자사고의 경우는 교육부가 평가를 거쳐 지정을 취소할 수 있는 기준점수를 제시하지 않았는데, 외고 등은 60점(100점 만점)으로 기준점수를 설정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서울·경기·전북 등 진보교육감 지역에서 기준점수를 70점(100점 만점)으로 정한 것에 비하면 10점이나 낮다.
평가계획안에 ‘입학전형 부정’과 ‘교육과정 부당운영’, ‘회계 부정’에서 ‘미흡’하다는 등급을 받았을 때는 기준 점수를 넘더라도 교육감이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는 ‘판단기준’이 들어 있지 않은 것도 논란거리다. 교육부는 자사고 평가 표준안엔 이 부분을 판단기준으로 명시한 바 있다.
교육청들은 11월말 확정되는 평가계획을 가지고 전국 42개 외고·국제고·국제중 중 39곳을 대상으로 내년 3~4월께 평가를 실시한 뒤 5~6월께 지정 취소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이 안 대로라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아들을 부정입학시켜 한국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영훈국제중도 평가를 통과할 수 있을 정도다. 교육부는 서열화와 양극화를 야기해 온 특수목적고와 국제중을 비호하려는 의도가 명확한 평가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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