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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경기·전북 이어 서울도 ‘9시 등교’ 추진

등록 2014-11-03 21:05수정 2014-11-04 00:22

조희연 “내년 3월부터 학교 자율로”
무상급식 이어 진보 교육정책 부상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내년 3월부터 ‘오전 9시 등교’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경기·전북에 이어 서울이 합류하면 전국 초·중·고등생의 절반가량(47.8%)이 9시 등교 정책의 수혜자가 된다. 무상급식에 이어 진보 교육감들이 주도한 9시 등교가 이제 전국 규모의 교육 정책으로 떠오르게 됐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3일 ‘학생의 날’을 맞아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5학년도 3월부터 관내 모든 초·중·고의 등교시간을 자율적으로 오전 9시로 늦출 수 있도록 학교 구성원들 간의 대토론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2012년 3월 기준으로 서울 지역 중·고등학교의 98.1%가 등교시간을 오전 7시30분~8시30분으로 정하고 있다. 초등학교는 모두 오전 9시에 1교시를 시작해 실제 등교시간은 오전 8시30~40분께다.

서울시교육청은 다음달까지 모든 학교가 토론회를 열어 9시 등교 여부를 자체 결정하도록 했다. 학생과 학부모, 교원의 의견을 어떤 식으로 반영할지도 각 학교가 자율 결정하게 된다. 조 교육감은 “경기도교육청이 9시 등교를 시행하며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았다는 불만이 있었지만 학생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높게 나왔다”며 “9시 등교 참여 여부는 전적으로 학교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도 9시 등교 여부를 학교 쪽에서 결정하도록 했지만, 토론회 등의 절차는 따로 두지 않았다. 9시 등교는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6·4 교육감선거 공약 사항으로 9월 경기도교육청이 전국에서 가장 먼저 도입했다. 도내 학교 90.1%가 참여하고 있다.

다만 입시를 앞둔 고교들은 참여율이 67%에 그친다. 경기도에 이어 김승환 전북교육감도 10월 ‘등교시간 30분 늦추기’를 통해 9시 등교 대열에 동참했다.

이석문 제주교육감은 내년 3월부터 ‘아침밥이 있는 등굣길’이라는 이름으로 등교시간 늦추기에 들어간다. 광주시교육청도 내년 3월부터 등교시간을 오전 8시30분~9시로 늦출 가능성이 높다. 광주시교육청이 지난달 30일 벌인 설문조사에서 학생·학부모·교직원의 3분의 2가 ‘오전 8시30분 이후 등교를 원한다’고 답했다. 이청연 인천시교육감도 3일 “인천의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등교 희망 시간’ 설문조사를 실시해 내년 새학기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진보 성향 교육감이 있는 세종·강원·충북·경남·전남 등도 9시 등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들 지역까지 9시 등교에 동참하면 이 정책의 수혜자가 전국 학생의 78%로 확대된다.

무상급식이 복지 차원에서 추진된 정책이라면 9시 등교는 학생 인권 보호가 주된 가치다. 가족과 아침식사를 함께 하도록 해 학생들의 건강을 지키고 가족의 화목을 도모하자는 취지도 담고 있다. 지난해 한국 고교생의 주중 평균 수면시간은 5시간36분에 불과하다.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세월호 사고 이후 아이들이 지금 이 순간 행복할 수 있도록 부모들이 도와줘야 한다는 인식이 커졌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학습 시간과 입시 경쟁에서 벗어나 쉼이 있는 교육을 원하게 된 것”이라고 짚었다. 9시 등교는 무상복지와 달리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정책이 아니라는 점도 빠르게 확산되는 배경의 하나로 보인다.

반면 9시 등교 정책을 반대하는 쪽에선 △맞벌이 가정 학생의 안전 △늦은 하교시간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생활습관 형성 △수능 시간과 생활 리듬 불일치 등을 문제로 들고 있다. 이용환 서울시교육청 초등교육과장은 “일찍 등교하는 학생은 도서관 등에 모아서 돌보고 있고, 하교시간이 늦어지면 그만큼 사교육이 줄어든다는 분석도 있다”고 반박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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