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집요강에 경시대회입상 경력제외→실제 서류심사땐 가산점
서울대가 2005학년도 수시모집 특기자 전형에서 구술시험 문제를 베껴 냈다는 의혹에 이어 객관성이 없는 자의적인 기준으로 학생을 뽑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위의 정봉주 열린우리당 의원은 22일 교육인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서울대가 모집요강에서는 의예과의 경우 경시대회 입상 여부를 특기자 전형 지원자격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놓고는 실제 서류평가 때는 올림피아드 입상자들에게 가산점을 줬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또 “서울대는 모집요강에서 ‘한국 수학올림피아드’의 경우 2003년 대회부터는 2차 대회 은상 이상만 인정하도록 명시하고 있으나 1차 대회 동상을 받은 학생에게도 가산점을 준 것으로 확인되는 등 특기자 전형 입학 사정이 뒤죽박죽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여러 자원봉사 활동 가운데 병원 수술을 참관하는 활동을 했다거나 장애인 시설에서 활동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학생들보다 높은 점수를 받아 1단계 전형에서 합격하는 등 서울대가 자원봉사 활동에 대한 평가도 임의로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처럼 사전에 기준을 전혀 공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학 편의대로 특정 자원봉사 활동에만 점수를 주게 되면 사전에 정보를 입수한 특정 학생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와 함께 “의예과 최종 합격자 가운데 1단계에서 10위권 안에 들었던 학생은 4명에 불과하고 구술면접에서 무려 60%가 당락이 바뀌는 등 구술면접이 당락에 실질적인 영향을 끼치는 본고사 구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종섭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모집요강상 해당 모집단위의 ‘지원자격 요건’에는 경시대회 입상 경력이 제외됐으나, 이는 ‘경시대회 입상 경력만으로는 특기자 전형 지원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며 다른 요건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수상 경력 등이 ‘지원 자격 요건’으로 규정돼 있지 않더라도 학생부에 실린 다른 사항과 마찬가지로 평가 요소로 고려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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