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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일반고 선택’에 필요한 네 가지 기준

등록 2014-10-27 20:08수정 2014-10-29 08:12

안연근 교사의 대입 나침반
지난 14일치 이 칼럼에서 “앞으로 대입은 수시모집이 대세이고 수시모집에서는 학생부가 중요하므로, 학생부 성적 관리가 용이한 일반고가 대입에서 불리하지 않다”고 얘기했다. 자사고나 특목고는 상위권끼리 치열한 경쟁을 하기 때문에 학교 시험에서 한두 문제만 틀려도 4, 5등급으로 밀려나는 등 학생부 교과 성적 관리가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대학이 고교의 교과 성적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고와 자사고·특목고를 은근히 차별할 것이라고 억측한다. 그러나 이것은 ‘고교등급제 금지’라는 법에 저촉된다. 설령 차별한다 할지라도 자사고·특목고의 교과 성적 6등급 학생과 일반고의 3등급 학생을 비교하면 실제 평가에서는 자사고·특목고 학생이 불리하다. 예컨대 자사고·특목고 학생들이 선호하는 논술위주 전형에서 학생부 교과 성적 반영방법을 보면, 교과 성적 1등급과 5등급 간의 점수 차는 미미한데 6등급 이후부터는 점수 차가 아주 크다. 마치 교과 성적 6등급 이후 학생은 우리 대학에 지원하지 말라는 것처럼 점수 배분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이다. 따라서 자사고·특목고에서 내신 6등급 이후일 바에는 일반고 2, 3등급이 대입 전략상 유리하다.

그렇다고 일반고 진학이 좋은 대학으로의 합격을 보장해주는 것은 결코 아니다. 현재 일반고는 학생 간의 학력 격차가 커서 학습 분위기가 예전만 못하다. 학급에서 학습 분위기를 잡고 역할 모델을 해야 할 학생들이 자사고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또 입학사정관제 전형이 정착되고 학생부종합전형이라는 새 전형이 생기면서 고교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해졌다. 과거에는 학생 개인의 학업 역량으로 상급학교에 진학했다. 그러나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비교과가 포함된 학생부를 중심으로 학생을 평가하기 때문에 학생부를 관리해주는 고교의 역량이 학생의 대학 합격을 좌우한다.

대입 환경이 이처럼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에게 비교과 활동의 장이나 프로그램을 마련해주지 못하고, 구태의연하게 수능 공부나 야간 자율 학습 위주로 학교를 운영하는 일반고가 많다. 이런 학교는 진학률이 좋을 리 없다. 수능 위주로만 대입을 대비하면 졸업생인 재수·반수생과의 수능 성적 경쟁에서 뒤지고, 정시모집 인원도 줄어 불리하기 때문이다. 변화하는 대입 특히 수시모집에 잘 대응하는 고교가 좋은 학교다. 이런 학교는 어떤 고교일까? 다음 사항을 고려해 판단해보자.

진학전문가가 운영하는 ‘진학지도실’이 있나

‘진학지도실’에서 누적된 진학 자료를 활용해 학생들에게 맞춤식 상담을 해주고, 진로·진학 정보를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체계적으로 안내해주는 학교는 진학 마인드가 있는 고교다. 또 대학에서 평가하는 학생부 교과, 학생부 비교과, 논술, 면접, 적성시험, 수능 등 6개의 전형요소 중 학생이 어떤 전형요소에 집중해야 할지 상담해주고, 관리해주고, 진학지도를 해주는 시스템을 갖춘 학교도 좋은 고교다.

대학별고사 준비를 위한 특별 프로그램이 있나

방과후 대학별 고사 수업뿐 아니라, 토론형·협력형·참여형 수업을 한다면 논술과 면접 대비를 잘하는 학교다. 특히 논술 수업을 국어과뿐만 아니라, 사회과·과학과·수학과에서 진행하는 학교는 논술 대비를 제대로 해주는 고교다.

진로 집중 과정을 편성·운영하고 있나

인문·자연 이외에도 음악, 미술, 체육, 직업, 사회, 외국어, 이공, 의학 등의 교육과정이 다양하게 개설되어 있다면 학생들의 진로 탐색을 돕는 좋은 고교다.

비교과 활동이 교육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나

진로활동, 동아리활동, 자율활동, 봉사활동, 각종 교내 경연대회, 축제 등을 떠들썩하게 진행하는 학교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유리하다. 방과후에 학교 운동장이 쓸쓸한 학교는 변화하는 대입 제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고교다. 이밖에 독서를 강조하고 수행평가를 제대로 하는 학교, 교사들의 열정과 노력이 넘치는 젊은 학교, 특별활동·인성 지도 프로그램이 다양한 학교, 지역 사회에서 평판이 좋은 학교도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유리한 고교다.

안연근 잠실여고 교사, 한국대학교육협의회·서울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대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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