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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자사고 14곳 선행학습 심각…모두 지정 취소될 수준”

등록 2014-09-04 20:21수정 2014-09-04 22:29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4일 오후 서울 신문로2가 서울시교육청사에서 자율형 사립고 운영성과 종합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4일 오후 서울 신문로2가 서울시교육청사에서 자율형 사립고 운영성과 종합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조희연 서울교육감 평가결과 발표
전 교육감 평가결과 못 건드리고
자사고들 추가조사 거부로
선행학습 실체 확인도 못해

이번 평가엔 반영 못했는데도
‘지정 취소’ 8곳 기준점수 미달

서울 25개 자사고 교장들 성명
“짜맞추기식 재평가…위법” 반발
올해 재지정 평가 대상인 서울지역 자율형사립고(자사고) 14곳의 선행학습 정도가 이들 학교를 모두 지정 취소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했지만 문용린 전 교육감의 ‘자사고 살리기’에 치중된 평가로 이번 평가에 온전히 반영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났다. 조 교육감의 자사고 폐지 공약 이행 의지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연 ‘자사고 운영성과 종합평가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평가단장을 맡은 성기선 교수(가톨릭대 교육학과)는 “교육청·감사원 감사와 시민단체 조사로 기존 자사고들이 우려할 만한 선행학습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를 기존 평가에 반영하면 자사고 모두가 지정 취소될 정도였다”고 밝혔다. 성 교수는 “문 전 교육감이 진행한 1차 평가엔 정성평가와 정량평가가 혼재돼 있어 선행학습 자료를 포함하면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반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문 전 교육감이 진행한 1차 자사고 평가에선 ‘선행학습 방지 노력’ 항목의 배점이 4점 만점(기본점수 0.8점)이었다. 조 교육감 취임 뒤 꾸려진 ‘자사고 종합평가 지표계발팀’에선 이 부분의 평가가 제대로 되지 못했다고 판단해 배점을 6점으로 높이고 기본점수를 없앴다. 하지만 정성평가(질)와 정량평가(양)가 뒤섞인 1차 평가 결과를 섣불리 건드릴 수 없었다. 자사고들이 추가 조사를 거부해 선행학습의 실체를 확인할 길도 없었다. 이런 탓에 교육청과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새로 드러난 ‘선행학습’의 문제점을 평가에 반영하지 못했다. 불가피하게 ‘감사 등 지적 사례’ 항목에 반영했지만 배점이 3점에 불과해 최종 결과에 끼친 영향은 미미했다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운영성과 종합평가를 진행한 결과, 경희·배재·세화·숭문·신일·우신·이대부속·중앙고등학교 등 8개 학교가 기준 점수에 미달(100점 만점에 70점)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교육청은 앞으로 교육부 협의 및 각 학교 청문 절차를 거쳐 10월 지정 취소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청문 절차가 끝나기 전에 자진해서 일반고 전환을 결정하는 자사고에는 5년간 10억~14억원을 지원한다는 ‘당근책’도 내놨다.

서울지역 25개 자사고 교장들은 이날 성명을 내 “짜맞추기식 재평가로 이뤄진 자사고 지정 취소 발표는 위법하다”며 “청문 절차 등에 응하지 않겠다”고 반발했다.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는 “이번 자사고 평가 결과는 시민들의 기대를 채우기에는 한참 모자란다. 폐지 당위성뿐 아니라 지정 취소 사유가 넘쳐남에도 겨우 8개 자사고만 지정 취소한 것은 조 교육감의 공약 이행 의지가 부족하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조 교육감은 앞서 교육부가 ‘자사고 지정 취소에 대한 협의 요청을 반려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성숙하지 못한 태도”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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