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폐지 논란 등 영향
하락 추세를 보이던 서울지역 과학고등학교(과고) 경쟁률이 4년 만에 크게 높아졌다. 중학교 내신 절대평가 전환과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 논란 등의 영향으로 보인다
14일 서울시교육청은 서울 지역 과학고 2곳인 한성과학고와 세종과학고가 11~13일 2015학년도 신입생 원서 모집을 한 결과 300명 정원에 1248명이 지원해 4.16:1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01:1의 경쟁률(300명 모집에 903명 지원)보다 크게 높아졌다. 과학고 경쟁률은 2012학년도부터 2014학년도까지 3.49→3.14→3.01:1로 3년간 계속 줄어드는 추세였다.
서울시교육청과 입시전문업체 하늘교육은 과고 경쟁률이 상승한 가장 직접적인 이유로 올해 중학교 3학년부터 성취평가제(절대평가)가 적용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상대평가제를 할 때보다 수학과 과학에서 최상위 등급(평균 90점 이상)을 받은 학생이 더 늘어 학교당 20~30%가량에 육박했다는 것이다. 대입에서 수시 선발 비율이 70% 이상으로 늘고, 내신에 불리한 과고생도 수학·과학 특기자 전형 등으로 진학할 길이 넓어진 것도 경쟁률 상승 요인의 하나로 꼽힌다. 최근 카이스트나 포항공대 외에도 울산·대구경북·광주과학기술대학 등 이공계 특성화 대학이 늘어난 것도 과고 선호도를 끌어올렸다.
교육청이 서울 지역 자사고를 일부 또는 전부 일반고로 전환시킬 방침을 밝히고 있는 탓에 자사고로 가려던 학생들이 과고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도 있다.교육청이 자사고만이 아니라 과고 등 ‘고교 서열화’를 부추기는 특목고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대기업에서 이공계 출신 학생을 인문계보다 많이 뽑는 경향이 강화돼 이공계 지망이 늘어난 것도 과고 선호의 근본적인 원인의 하나”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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