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속촌’ 행사는 한국에서 온 대학생 강경우(24·사진 왼쪽)·김용준(22·가운데)·이정현(22·오른쪽)씨가 마련한 자리였다.
대학생 강경우·김용준·이정현씨
케이팝·민속놀이 교류활동 펼쳐
케이팝·민속놀이 교류활동 펼쳐
지난 20일 지구 반대편 우루과이의 수도 몬테비데오에 있는 ‘로도 공원’에선 우루과이 젊은이들이 한복을 입고 제기를 차는 이색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처음엔 그냥 지나치던 시민들도 하나둘 모여들어 투호와 같은 한국 민속놀이에 열중했다. 김치를 맛보고는 매운맛에 얼굴이 빨개지기도 했다.
200여명의 우루과이 시민들이 동참해 성황을 이룬 이날 ‘한국 민속촌’ 행사는 한국에서 온 대학생 강경우(24)·김용준(22)·이정현(22)씨가 마련한 자리였다.
이들은 한국장학재단과 우리은행이 마련한 ‘지구별 꿈 도전단’ 프로그램에 선발돼 지난 17일 우루과이에 왔다. 지구 반대편에 자리한 두 나라의 문화를 나누고 친분을 쌓자는 취지로 팀 이름도 ‘지구 반대편’이란 뜻의 영어를 줄인 ‘오소떼’로 지었다.
군대 동기인 이들은 2012년 힘든 훈련을 함께 한 경험을 살려 지구별 꿈 도전단에 지원했다. 그때 북한산 주변 100㎞를 무박 2일로 야간행군하면서 누군가 “지구 반대편에서도 이 별을 볼 수 있을까?”라고 말했는데, 강씨가 제대 뒤 장학재단의 프로그램을 보고 그 기억을 떠올린 것이다. 이들은 2주일간 우루과이에 머물면서 현지 젊은이들과 광장에서 한류 스타 걸그룹 ‘소녀시대’와 ‘시스타’의 노래에 맞춰 ‘케이팝 플래시몹’을 벌이고, 한인 2세들과는 ‘연 만들기’ 같은 전통문화 교류 활동을 펼쳤다.
한국 민속촌 행사에 3명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리자 우루과이 친구들이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오소떼 팀은 지난 4월부터 한류를 좋아하는 우루과이 10~20대 청소년 100여명과 페이스북으로 사귀어왔다. 이 페친들은 거의 매일 동행하며 통역을 해주거나 식사 초대를 해줄 만큼 돈독한 관계로 발전했다. 페친인 아그네스(20)는 “그동안 케이팝(K-Pop)과 드라마만으로 한국을 접해왔는데 직접 한국인을 만나 친구가 되니 기쁘다”고 말했다.
마침 올해는 한국과 우루과이가 수교를 한 지 50돌이다. 현지 한국대사관에서도 이를 기념하는 행사를 매달 열고 있어 한국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다. 27일에는 <한국방송>(KBS)과 외교부가 함께 진행하는 ‘케이팝 월드 페스티벌’ 우루과이 예선전에는 무려 20개 팀이 참가해 열띤 경쟁을 펼쳤다. 2년 전 2팀, 지난해 8팀에 비춰볼 때 얼마나 빠른 속도로 한류가 퍼져 나가고 있는지 실감할 수 있는 현상이다. 새달부터는 현지 지상파 방송에서는 처음으로 한국 드라마 <시크릿 가든>도 방영될 예정이다.
팀장인 강씨는 “지구 반대편에서 온 한국인과 한국 문화를 스스럼없이 받아준 우루과이 친구들의 우정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루과이/글·사진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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