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 서울시 교육감 후보가 딸 캔디 고(고희경)씨의 사퇴 촉구 글에도 불구하고 사퇴를 거부했다. 고 후보는 캔디 고씨의 글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이 있으며, 박태준 전 포항제철 명예회장 일가의 첨삭을 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반박에 나섰다.
1일 고 후보 쪽 관계자는 <한겨레>에 “고 후보는 사퇴하지 않는다. 고 후보는 사퇴할 생각이 전혀 없는데 왜 주변에서 사퇴를 할 건지 물어보는지 모르겠다”며 사퇴설에 못을 박았다. 이날 온라인상에선 혈육인 딸이 “고 후보는 교육감을 할 자격이 없다”고까지 말한 상황에서 사퇴하지 않겠느냐는 예측이 많자 이를 정면으로 부인한 것이다.
이어 고 후보 쪽은 오히려 캔디 고씨의 글이 사실과 다른 점이 많다고 공세를 폈다. 고 후보 쪽 관계자는 “캔디 고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과 <한겨레> 인터뷰 내용에 사실이 아닌 점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캔디 고씨는 마치 자신이 페이스북 글을 쓴 날에서야 고 후보로부터 연락을 받은 것처럼 말했지만 지난 수요일에도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했다. 선거가 있기 훨씬 전에 캔디 고씨가 한국에 왔을 때도 고 후보와 만났다”고 말했다. 그 동안 연락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날 새벽 캔디 고씨는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뒤에 고승덕 후보 본인이나 주변 사람들이 혹시 연락을 해왔는가”라고 묻는 질문에 “그(고승덕 후보)로부터 제게 ‘전화번호를 바꿨니’라고 묻는 카카오톡 메시지가 하나 왔습니다. ‘제가 전화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요. 제 전화기는 울리지 않았습니다. 저는 2001년에 휴대전화를 처음 갖게 된 뒤 이제까지 늘 같은 번호를 써왔습니다. 이 에피소드는 그가 제게 연락하려고 전혀 애를 쓰지도 않았고 그가 제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려고 하지도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라고 답했다. 캔디 고씨는 페이스북 글에서도 1998년 미국으로 온 뒤에 “고(고승덕 후보)씨는 한국에 머물렀으며 우리 모두와 더 이상 연락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고 후보 쪽은 캔디 고씨의 글이 고 후보와 사이가 좋지 않은 전처 박아무개씨 등 박태준 전 명예회장 일가 쪽의 첨삭을 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고 후보 쪽 관계자는 “캔디 고씨가 한겨레에 메일로 답변을 했다는 점을 유심히 보고 있다. 메일은 실제로 누가 작성했는지 확신할 수 없는 것 아니냐. 버림받은 딸이 쓴 걸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글이 정제되어 있다. 박 전 회장 일가에 있는 친척들의 손을 탔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편지 글이 첨삭을 받았거나 본인이 작성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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