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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사용계획 부풀리고… 목표치 넘어 축적하고… 사립대 적립금 쌓기 ‘꼼수’ 여전

등록 2014-04-14 20:16수정 2014-04-14 21:42

정진후 의원 2012년치 분석
편법 동원해 7434억 초과 적립
규제 피하려 기부금을 넣기도
“계획 안지킬때 제재 없는 탓”
고액 등록금 등으로 학생·학부모들이 시달리고 있는 와중에 주요 사립대학들의 무분별한 적립금 축적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을 짤 때 ‘적립금 사용 계획’을 부풀려 놓고 실제로는 집행을 하지 않는 식으로 차액을 남기는 편법이 동원됐다. 사회적 비난을 피하려는 ‘꼼수’다.

14일 정진후 정의당 의원이 ‘2012학년도 전국 347개 사립대학 적립금 적립 및 운용 계획’을 분석해보니, 사립대들은 2012학년도에 애초 계획보다 적립금을 7434억원 더 쌓은 것으로 집계됐다. 사립대학들의 2012년 누적 적립금은 10조4122억원으로 2000년에 견줘 갑절 이상 늘었다.

앞서 사립대들은 2012년 2월 사학진흥재단에 제출한 ‘적립금 운용 계획’에서 그해 적립금을 1조5520억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3년 8월에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실제 사용액은 1조1000억원이다. 계획보다 4520억원을 덜 사용했다. 9006억원으로 잡은 추가 적립금 규모는 실제론 2914억원이 더 많은 1조1921억원까지 쌓았다. 두 방법으로 적립금 7434억원이 더 쌓였다.

이런 방식(적립금 예상 지출을 부풀리거나 추가로 적립금을 쌓는 식)으로 적립금을 가장 많이 축적한 대학은 고려대(367억원), 연세대(286억원), 청주대(231억원), 이화여대(217억원) 순이다. 이화여대 쪽은 “집행하려던 건축 사업이 늦어졌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교육부는 사립대들이 학생 등록금을 적립금으로 쌓는 관행을 막기 위해 2009년부터 매해 적립금을 얼마나 쌓을지, 어디에 사용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내도록 했다. 국회도 2011년 사립학교법을 개정해 사립대의 도덕적 해이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자 대학들은 등록금보다 외부 기부금을 전환해 적립금을 쌓는 방식을 썼다. 적립금을 가장 많이 쌓은 고려대와 연세대는 기부금 수령 액수도 가장 많았다. 대학교육연구소가 지난 1월 발표한 통계를 보면, 2012년 고대는 441억원, 연대는 372억원을 기부금으로 받았다. 이 두 학교의 기부금이 전체 사립대들이 받은 기부금 총액의 20.8%다. 사립대의 적립금 축적 용도도 여전히 연구비나 장학금 같이 강의나 연구 목적보다 건축비 등 시설 확대에 쏠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대학들의 2012년 적립금 7434억원 중 77%(5717억원)가 건축 목적이다.

정진후 의원은 “교육부가 적립 계획만 받을 뿐 이를 지키지 않은 대학에 재정지원 제한 등과 같은 조처를 취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라고 짚었다. 연덕원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지난해 서울 지역 대학의 교원확보율은 70.6%에 불과하다”며 “대학들이 외형을 부풀리기보다 장학금을 늘리고 교수를 충원하는 데 적립금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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