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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문용린 교육감 참석행사에 학부모·학생 동원 ‘불만’

등록 2014-03-21 17:59

문용린 서울시교육감
문용린 서울시교육감
서울시교육청이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참석하는 행사에 학부모·학생을 동원해, 학교 현장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21일 서울지역 유치원 교사들의 말을 들어보면, 교육청 산하 유아교육진흥원은 지난해 9월24일 서울 매동초등학교에서 문 교육감이 강연하는 ‘사제 동행 프로젝트’ 연수에 학부모를 동원하도록 일선 유치원에 인원을 할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유치원 교사는 “교육감이 강의를 하니까 학부모가 많이 와야 한다고 유치원당 학부모 20명씩 동원하라고 지시가 내려왔다. 저희는 학부모들이 바빠 도저히 동원할 수 없어서 가짜로 명단을 만들어 보내고 실제론 안 갔다. 다른 유치원도 인원을 채우느라 방과후학교 선생님을 보내는 등 난리였다”고 말했다.

진흥원은 이 연수에서 문 교육감이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시절인 2007년 저술한 <열 살 전에 사람됨을 가르쳐라>라는 책을 학부모 315명한테 나눠줘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진흥원은 이 행사에 학부모들을 참석시키려고 공을 들였다. 진흥원이 내려보낸 공문을 보면 “확정 명단 외에 당일 참석하기로 희망하는 학부모도 참석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이 교사는 “학부모들을 동원하려고 애쓰는 교육청의 모습을 보면, 문 교육감의 재선을 위한 얼굴 알리기 목적의 행사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진흥원의 담당자는 “유아 교육은 교사만으로는 안 되고 학부모도 같이 한 방향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을 초청한 것이다. 문 교육감이 도덕 교육에 전문성이 있어 진흥원이 강사로 초빙했다”고 해명했다.

학생들도 문 교육감이 참석하는 행사에 동원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는 21일 성명서를 내어 “지난 5일 열린 한국·터키 고교 축구 교류 대회 및 전국 축구 주말리그 서울권역 개막식에 2000가량의 교사와 학생들이 동원됐다”고 밝혔다. 전교조 서울지부가 공개한 공문을 보면, 강서교육지원청은 관내 학교에 “교사와 학생들을 적극 참여시켜 주시기 바란다”는 지시를 내려보냈다. 학생이 동원된 한 학교의 교사는 “지원청 장학사가 학교로 전화를 걸어서 학생을 보내달라고 해 거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각 학교에선 하루 동안 수업을 30분으로 단축수업하고 학교 예산으로 버스를 구해 학생들을 실어날랐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학생들이 추운 야외 경기장에 앉아 축사나 듣고 전시성 행사를 보는 것이 어떻게 ‘체육교과 체험 활동’인가. 학생 강제 동원이 더는 일어나지 않도록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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