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보수후보 단일화 주도 인물
“선거에 교총 활용하려는 것” 비판
교총 내부서도 “견제 어렵다” 우려
“선거에 교총 활용하려는 것” 비판
교총 내부서도 “견제 어렵다” 우려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교육감 선거를 불과 3달여 앞둔 상황에서 주요 교육정책을 담당하는 국장 자리에 서울교원단체총연합회(서울교총) 회장을 임명했다. 교총 회장이 곧장 교육청 주요 간부를 맡은 건 처음이어서 교총 내부에서조차 부적절한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교육청은 25일 이뤄진 교육전문직 인사에서 이준순 서울교총 회장(수도여고 교장)을 교육정책국장으로 발령했다. 교육정책국장은 교육 정책과 교원 인사를 담당하는 교육청의 핵심 보직이다. 이 회장은 교육부 학교정책국장과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과장을 지냈으며, 문 교육감이 후보로 출마한 지난 2012년 서울시교육감 선거 때 보수 후보 단일화 논의를 이끈 이들 가운데 한명이다.
이번 인사를 놓고 문 교육감이 오는 6월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3달가량 남은 상황에서 표를 의식한 인사를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조채구 전국시도교육청 일반직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선거에서 이기려고 교총 조직을 활용하기 위해 낸 정략 인사”라고 비판했다. 교총 회장이 시·도 교육청의 핵심 보직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교총 내부에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원단체인 교총이 교육청과 지나치게 가까운 관계를 맺게 되면 교육청을 견제하고 정책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한 교총 관계자는 “교총은 교육청과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되는데, 서울교총 회장이 교육청 핵심 요직에 들어가면 긴장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에 이준순 회장은 “그런 목소리에 대해선 곧 (회원들에게) 편지를 써서 제 뜻을 설명할 것이다. 난 좌우 어느 쪽도 아니고 더 큰 관점에서 서울 교육 발전을 위해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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