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일천 서울디지텍고 교장
위안부 서술오류 등 수정 조건
집계된 전국 고교 중 채택 유일
경북 청송여고는 뒤늦게 철회
집계된 전국 고교 중 채택 유일
경북 청송여고는 뒤늦게 철회
일선 학교에서 교학사 교과서를 올해 1학기부터 한국사 교재로 쓰려다 취소하는 일이 잇따르는 가운데 서울의 사립학교인 서울디지텍고가 조건부로 교학사 교과서를 보조 교재로 사용하겠다고 나섰다.
서울 용산구에 있는 서울디지텍고는 9일 “교과협의회와 간부회의를 통해 교학사 교과서를 조건부로 추가 선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30일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비상교육 교과서를 한국사 교재로 선택한 이 학교는 지난 7일 학내 역사 담당 교사들로 구성된 교과협의회 등의 절차를 거쳐 이렇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곽일천 디지텍고 교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처음에 결정을 내릴 때는 충분히 검토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교학사 교과서를 검토하지 못했다. 균형잡힌 교육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해 역사교사들과 협의해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곽 교장과 함께 보조 교과서 선정 작업에 대해 논의한 역사교사는 2명 모두 기간제 교사로 확인됐다. 곽 교장은 현재 서울사립중고등학교장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디지텍고 쪽은 교학사 교과서 내용 가운데 위안부 문제 등 오류 20개를 골라 관련 내용을 수정할 경우 주문하겠다고 교학사 쪽에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설명자료를 내어 “교과서를 해당 학년(계열) 전체 학생이 구입하여 사용하는 것을 채택이라고 한다. 디지텍고가 교학사 교과서를 일부 구입하여 일정한 장소에 비치하고 수업시간에 학습 참고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므로 교과서 복수 채택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이날 17개 시·도교육청을 통해 고교 한국사 교과서 채택 현황을 집계한 결과를 보면,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선정한 전국 1794개 고교 가운데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는 서울디지텍고 1곳뿐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다가 논란을 빚은 경북 청송여고는 이날 교학사 교과서 대신 다른 교과서를 쓰기로 결정했다. 현재 파주 한민고 등 모두 48곳이 교과서 선정 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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