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송여고 1곳만 선택
친일·독재 미화와 오류 논란을 일으킨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고교가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 단 1곳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7일 서울을 뺀 16개 시·도교육청을 통해 고교 한국사 교과서 채택 현황을 집계한 결과, 경북의 청송여고가 유일하게 교학사 교과서를 올해 교재로 채택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약 10개 학교가 교과서 채택 현황을 제출하지 않아 집계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국의 고교는 모두 2370곳(2013년 기준)으로, 서울에서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곳이 없다고 가정할 때 교학사 교과서 채택률은 0.042% 수준에 머물게 됐다. 일본에서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등 역사 왜곡으로 논란을 일으킨 후소사 교과서 채택률이 첫해인 2001년 0.039%에 그친 것과 유사한 수준이다. 후소사 교과서의 채택률은 2009년 1.7%로 늘었다.
일선 고교에서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뒤 학부모와 학생, 동문 등의 항의를 받고 결정을 철회하거나 미루는 사례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청송여고 박지학 교장은 이날 “그대로 쓸 것”이라며 철회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7일 현재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다 철회한 것으로 확인된 학교는 서울 창문여고, 수원 동우여고·동원고, 여주 제일고, 양평 양서고, 성남 분당영덕여고, 파주 운정고·한민고, 경북 성주고, 경남 합천여고·창녕고, 대구 포산고, 울산 현대고, 전북 전주 상산고 등 14곳이다.
막판까지 진통을 겪던 전주 상산고는 총동창회 등의 비판이 거세게 일자 결국 이날 교학사 교과서를 쓰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군인 자녀 등을 위한 학교로 오는 3월 개교할 예정인 경기 파주의 한민고도 입학 예정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박삼옥 상산고 교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균형잡힌 역사교육을 하려는 애초 취지와 달리 학생·교사·학부모들에게 불신과 분열을 초래해 가장 중요한 학생들이 매우 심각한 피해를 입을 상황이 발생해 재선정 절차를 거쳤다”며 교학사 교과서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전영호 한민고 교장은 “선정하기로 한 (교학사) 교과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오류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므로 한국사 교과서 8종을 대상으로 다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음성원 기자, 파주 전주 대구/박경만 박임근 김일우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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