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고 누리집
6일 경기도 파주 한민고등학교에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할 것으로 밝혀지자, 학생과 학부모들이 집단 반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 한민고등학교 카페(http://cafe.naver.com/hanmainschool)에는 6일 오후부터 “교학사 역사 교과서를 채택한다는 보도가 사실이냐”는 질문글이 올라오기 시작해 채택을 우려·반대한다는 십수건의 글과 댓글로 게시판이 북적이고 있다. 이 카페는 신입생들에게 학사 일정을 안내하고 교복 선정 등 의견을 모으기 위해 교사·학생·학부모 4000여명이 가입되어 있는 곳이다.
한 신입생은 ‘한민고등학교 신입생 학부모 여러분들은 안녕하십니까?’라는 제목의 글에서 “친일 미화, 사실 누락 등 오류가 넘쳐나는 교과서로 올바른 역사를 공부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이러한 역사교과서 채택으로 인한 욕은 고스란히 국가 안보를 위해 일하시는 저희 아버지, 어머니께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한민고는 군인 자녀를 위해 만들어진 기숙형 사립학교이다.
학부모 게시판에도 “자부심을 갖고 다닐 수 있도록 다른 교재를 채택해 달라는 탄원이 잇달았다. 한 학부모는 “교과서 채택을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예비 소집일에 나오자”는 제안을, 다른 학부모는 “오늘부터 등록금 납부일인데 교학사 교과서 철회할 때까지 등록 거부 운동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남기기도 했다.
이처럼 네이버 카페에 학생·학부모의 항의글이 올라오는 것은 한민고 홈페이지가 교과서 논란 직후부터 폐쇄되어 소통할 곳이 없는데다, 개교 첫해부터 교학사 한국사 교과를 채택했다는 사실이 한민고에 대한 자부심을 손상시킨다고 보기 때문이다. 카페에서 한민고 신입생이라고 자신을 밝힌 한 누리꾼은 “한 학교운영회원이 ‘배우는 사람이 어찌 감히 교과서를 판단하냐’고 저희를 질책하시지만 그러기에 교학사 교과서는 더더욱 안된다. 자라는 저희들에겐 ‘괴벨스의 입’과 같은 편파적인 교과서가 아니라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기술한 교재가 필요하다”며 간곡히 철회를 요청했다.
남은주기자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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