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수원 동우여고에 교학사 한국사교과서 반대 대자보가 걸린 데 이어 같은 학교법인 경복대학교 계열 동원고에도 대자보가 붙었다. 3일 동원고 학생 등에 따르면 이 학교 1,2,3학년 학생 40여명은 오전 7시30분께부터 ‘우편향‘ 논란이 일고 있는 교학사 교과서 채택에 반대하는 내용의 대자보 10여개를 학교 곳곳에 붙였으나 학교 측이 3분만에 철거했다. 2014.1.3 (수원=연합뉴스)
학생 40여명, ‘채택 반대’ 대자보 10여개 학교에 붙여
“우리는 올바른 역사와 정의로운 가치관 배우고 싶다”
성남 분당영덕여고는 교학사 교과서 채택 백지화 결정
“우리는 올바른 역사와 정의로운 가치관 배우고 싶다”
성남 분당영덕여고는 교학사 교과서 채택 백지화 결정
친일·독재 미화와 사실 오류 논란을 일으킨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반대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발이 커져 가고 있는 가운데, 이 교과서를 선택한 경기도 5개 학교 가운데 파주 운정고등학교에 이어 성남 분당영덕여자고등학교도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백지화했다.
분당영덕여고는 지난 2일 오후 3시부터 밤늦게까지 긴급 교과협의회를 열어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하고 다른 출판사가 발행한 교과서로 다시 선정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학교 쪽은 “교내 인터넷 게시판 등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대가 거세 다시 교과서를 선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학교 누리집 게시판에는 “부끄럽다”, “이런 책을 교과서라고 선정했느냐”, “왜곡된 역사교과서 사용 중지하라”등의 글로 도배됐고, 학교 쪽은 누리집 일부를 폐쇄하기도 했다.
또한, 같은 교과서를 채택했던 여주 제일고등학교도 3일 오전부터 채택 철회를 놓고 논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도 도내 445개 고교 가운데 교학사 한국사를 선택한 학교는 수원 동원고와 동우여고, 양평 양서고 등 사립학교 3곳만 남게 됐다.
한편, 지난 2일 경기도 수원 동우여고에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반대 대자보가 걸린 데 이어 같은 학교법인 경복대학교 계열 동원고에도 대자보가 붙었다.
동원고 학생 40여명은 3일 오전 7시30분께 교학사 교과서 채택에 반대하는 내용의 대자보 10여개를 학교 곳곳에 붙였다. 학교 쪽이 3분 만에 뜯어낸 대자보는 “동원고 교복이 이제 부끄럽다. 식민지 침략과 친일을 미화하고 독재와 쿠데타를 정당화하는 교학사 교과서를 학교 재단이 채택하려 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학생들은 또 대자보를 통해 “우리는 ‘정치’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상식’과 ‘교육’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대자보 게시가 정치적 성향과 무관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대자보 말미에 학생들은 “우리는 올바른 역사와 정의로운 가치관을 배우고 싶다. 우리 후배들, 자손들에게 떳떳하고 당당한 역사를 교육받았다고 말하고 싶다”고 썼다.
경기도교육청 김상곤 교육감은 학생들의 대자보 사태와 관련해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 대자보를 무조건 떼어내기 보다 교육청에 먼저 보고하고 대화하라”고 권고했지만, 동원고는 교육청에 보고하지 않았다. 도교육청은 동우여고와 동원고 모두 이런 권고사항을 이행하지 않아 사태를 지켜본 뒤 추후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수원/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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