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교학사 교과서’ 채택한 수원 동우여고에 ‘안녕들’ 대자보

등록 2014-01-02 11:30수정 2014-01-02 14:30

‘우편향 논란‘ 교학사 교과서를 한국사 교과서로 채택한 수원시 이목동 동우여자고등학교에 2일 오전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가 붙었다 철거됐다. 2014.1.2 (동우여고 학생 제공) 연합뉴스
‘우편향 논란‘ 교학사 교과서를 한국사 교과서로 채택한 수원시 이목동 동우여자고등학교에 2일 오전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가 붙었다 철거됐다. 2014.1.2 (동우여고 학생 제공) 연합뉴스
학생회 간부 회의서 반대 의견 채택…학부모들 항의 전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이 문구를 기억하십니까? 한·일전에서 우리나라 관중들이 든 현수막의 문구입니다. 이 문구는 역사를 왜곡하는 일본에게 보내는 우리 민족의 메시지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문구를 우리나라 교과서 집필진들에게 건네야 하는 상황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정말 한탄스럽습니다.”

친일과 유신독재 찬양 등으로 역사 왜곡 논란을 빚고 있는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고등학교 여학생들이 ‘안녕하지 못하다’며 학교 안에 대자보를 붙이는 등 반발하고 나섰다. 대자보에는 “미래를 짊어지고 이끌어가야 할 학생들이 나라의 역사를 이런 교과서로 배우게 된다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의문스럽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으나, 10여 분만에 학교 쪽에 의해 철거됐다.

2일 오전 7시께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 동우여고 2, 3, 4층 계단 복도 6곳에 ‘안녕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나붙었다. 대자보에는 “역사 왜곡이라는 문제를 가진 이(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타당한 이유가 있는지 묻고 싶다”는 내용과 함께 해당 교과서에 어떤 문제점이 조목조목 적혀 있었다.

‘동우여자고등학교 재학생’ 명의로 된 이 대자보에는 “최근 철도 민영화 사건 때도 대입준비라는 핑계로 저희는 ‘안녕하다’라는 대답을 했다, 그러나 동우여자 고등학교·동원고등학교의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은 ‘안녕하지 못하다’라는 대답을 하게 저희를 깨우쳐 주었다”고 쓰여져 있었다.

이어 △백범 김구 선생을 테러리스트라고 지칭하고 안중근 의사를 교과서 색인 목록에서 제외한 점 △249쪽에 ‘조선인 위안부가 일본군을 따라다닌 경우가 많았다’고 쓴 점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5·16’ 사료를 선별적으로 편집, 역사적 오류가 다수 발견된 점 △교과서임에도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점 등 교학사 교과서에 나타난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대자보에는 이와 함께 “경기도 내 450개 학교 중 조사된 436개 학교에서 단 5개 학교만이 이를 채택했는데 그 중 두 학교가 (같은 재단인)동원·동우여고라는 점이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역사를 가장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가르쳐야할 학교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의문을 감출 수 없다”는 내용도 섞여 있다.

이 대자보는 학교 쪽에 의해 10여 분 만에 강제 철거됐으나, 이날 오전 트위터에 사진으로 공개됐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모든 게시물은 학교의 검인을 맡아야 하지만 그런 규정을 어기고 붙인 것이어서 철거가 불가피했다. 또한, 교학사 교과서 채택도 학교운영위원회 논의 등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 학교 학생회도 지난 1일 간부 회의에서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모아 학교 쪽에 전달하기로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런 교과서 채택이 알려지자 학부모들의 항의 전화도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다음은 동우여고에 붙은 대자보 전문이다.

<안녕들 하십니까?>

저는 안녕하지 못했습니다. 철도 민영화 사건 때도 대입준비라는 핑계로 저희는 ‘안녕하다’라는 대답을 했습니다. 그러나 동우여자 고등학교?동원고등학교의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은 저희가 ‘안녕하지 못하다’라는 대답을 하게 저희를 깨우쳐 주었습니다.

경기도 내 450개 학교 중 조사된 436개 학교에서 단 5개 학교만이 이를 채택했는데 그 중 두 학교가 동원?동우여고라는 점이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역사를 가장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가르쳐야할 학교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의문을 감출 수 없습니다.

① 백범 김구선생을 테러리스트라고 지칭하고 안중근 의사를 교과서의 색인 목록에서 제외시켰다. 또한 교과서 본문에도 안중근 의사에 대한 내용을 1줄로 적어놓은 것은 다른 출판사 교과서가 12~19줄에 걸쳐 집필한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② 위안부가 일본군을 따라다닌다?

p.249 우측 상단에 실린 위안부 사진에는 “현지 위안부와는 달리 조선인 위안부는 전선의 변경으로 일본군 부대가 이동할 때마다 따라다니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되었다.

③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5?16’사료를 선별적으로 편집해 실었고 역사적 날짜의 오류도 발견되었다.

④ 교과서 집필 시 출처를 정확히 해야 한다. 그러나 교학사 뒤 출처를 살펴보면 싸이월드와 디씨인사이드 등 웹사이트와 엔하위키, 일명 위키백과(네티즌이 등록을 요구하면 자료가 등록되는 사이트)가 기재돼 있습니다. 이러한 출처도 사이트의 도메인만 있을 뿐 상세 사이트 주소는 기재되지 않았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이 문구를 기억하십니까? 이는 2010년 한?일전의 붉은악마 퍼포먼스와 2013년 한?일전에서 우리나라 관중들이 든 현수막의 문구입니다. 이 문구는 역사를 왜곡하는 일본에게 보내는 우리 민족의 메시지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문구를 우리나라 교과서 집필진들에게 건네야 하는 상황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정말 한탄스럽습니다.

선생님들이 충분한 회의를 거쳐 정한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는 이처럼 많은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저희는 묻고 싶습니다. 과연 ‘역사 왜곡’이라는 문제를 가진 이 교과서를 채택한 타당한 이유가 있으십니까? 앞으로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지고 이끌어 가야 할 학생들이 나라의 역사를 이런 교과서로 배우게 된다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의문스럽습니다.

-동우여자 고등학교 재학생 올림-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조성은 공익신고자 “명태균 게이트, 고발사주가 예고편” 1.

조성은 공익신고자 “명태균 게이트, 고발사주가 예고편”

숙명여대 교수들도 “윤, 특검 수용 안 할 거면 하야하라” 시국선언 [전문] 2.

숙명여대 교수들도 “윤, 특검 수용 안 할 거면 하야하라” 시국선언 [전문]

9살 손잡고 “떨어지면 편입”…대치동 그 학원 1800명 북새통 3.

9살 손잡고 “떨어지면 편입”…대치동 그 학원 1800명 북새통

청년들, 연금개혁 이의 있습니다…“사각지대 획기적 개선해야” 4.

청년들, 연금개혁 이의 있습니다…“사각지대 획기적 개선해야”

러닝화 20만원 훌쩍, 참가비 껑충…더는 가성비 운동 아닌 달리기 5.

러닝화 20만원 훌쩍, 참가비 껑충…더는 가성비 운동 아닌 달리기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