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오류도 그대로
교육부의 수정심의에도 불구하고 교학사 교과서의 오류는 여전했다.
우선 대표적인 민족주의자를 사회주의자로 둔갑시켰다. 교학사 교과서는 “여운형을 비롯한 일부의 사회주의자들이 회동하여 비밀리에 건국을 준비하는 모임을 결성하였다. 여운형, 조동호, 안재홍, 이만규 등은 일본의 패망을 예측하고 조선 건국 동맹을 조직하였다(1944)”고 서술했다. 하지만 안재홍과 이만규는 사회주의자가 아니었다. 특히 안재홍은 민족주의자의 대표적인 인물로 미군정이 민정장관으로 기용하기까지 한 인물이다. 이만규도 민족주의 성향이 더 강했다. 여운형 역시 한때는 사회주의자였지만 당시엔 좌익운동을 포기한 상태였다.
교학사 교과서는 또 “(동학농민군의 지도자인) 김개남은 (중략) 반대하는 자들에 대해서는 살육과 약탈을 허용하였다. 이는 결과적으로 전세를 불리하게 만들었다”(184쪽)고 서술했다. 이는 동학농민군에 대한 왜곡된 서술이라는 게 민족문제연구소의 지적이다. 전세가 불리해진 것은 김개남 때문이 아니라 일본군의 개입이 결정적이었다.
황당한 오류도 많다. 교학사 교과서는 “1888년 당시 러시아는 상선을 보유하지 않고 있었기에 해상 무역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그래서 러시아는 조선과 조·러 육로 통상장정을 맺었다”(178쪽)고 서술했으나, 당시 러시아는 상선을 갖고 있었고 통상장정은 1884년에 이뤄졌다. 교학사 교과서는 210쪽에서는 ‘조선 총독부’를 ‘일본 총독부’라고 잘못 쓰기도 했다.
표절 시비도 끊이지 않았다. 교학사 교과서가 ‘동학농민운동 관련 자료전’(186~187쪽)에서 서술한 내용과 구성은 전국역사교사모임이 2003년 ‘우리역사넷’이란 누리집에 올린 강의참고자료와 거의 똑같다. 심지어 출전으로 적힌 ‘갑오관보’는 학계에서도 확인하지 못한 문건인데도 오류까지 똑같이 표기하고 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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