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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위안부는 일본군 따라다녔다”…교학사 교과서 최종본도 ‘황당’

등록 2013-12-11 20:56수정 2013-12-12 10:29

“현지 위안부와 달리 한국인 위안부는 전선의 변경으로 일본군 부대가 이동할 때마다 따라다니는 경우가 많았다.” 라고 기술된 교학사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
“현지 위안부와 달리 한국인 위안부는 전선의 변경으로 일본군 부대가 이동할 때마다 따라다니는 경우가 많았다.” 라고 기술된 교학사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
교육부 수정 명령 거쳤는데도
강제로 끌려다닌 사실 반영 안해
학교 배포본 곳곳서 역사 왜곡
수탈 따른 일본 이주도 한국 탓 묘사

“한국인 위안부는 (중략) 일본군 부대가 이동할 때마다 따라다니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8월30일 검정 통과된 교학사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는 이런 식의 친일·독재 미화 서술 등으로 큰 논란을 일으켰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조차 지난 10월4일 국회에서 “일본군 위안부는 1930년대부터 강제 동원된 것으로 정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부의 수정심의와 출판사의 자체 수정 등을 거쳐 지난 10일 최종 승인을 받은 교학사 교과서는 위 표현(249쪽)이 그대로 담긴 채 학교 현장에 배포되게 됐다. 교육부가 이 표현에 대해 수정권고조차 하지 않았고, 교학사 저자들이 자체 수정하지도 않은 상태로 최종 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교학사 교과서는 “조선인 위안부”를 “한국인 위안부”로 고치기만 했다.

최종 승인본을 검토한 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11일 “위안부가 강제로 끌려다녔다는 점을 국회에서도 지적했는데, 황당한 수정안이 나왔다. 엉뚱한 곳을 고친 교학사도 문제지만, 이를 용인해준 교육부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이날 국회에서 연 ‘교학사 교과서 최종본 분석 긴급토론회’에서도 교학사 교과서가 수정명령 과정을 거친 뒤에도 여전히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도종환 민주당 의원이 분석해 발표한 결과를 보면, 교학사 교과서는 검정 통과 뒤 1923년 일본 관동대지진 당시 일본 관헌과 민간인들이 한국인과 일본인 사회주의자를 학살한 ‘관동대학살’에 대한 서술이 없다는 지적을 시민사회로부터 받았으나 최종본에서 전혀 보완이 이뤄지지 않았다. “1923년 관동대지진 때는 많은 사람들이 학살되는 참사를 당하였다”(274쪽)고만 서술하고 있을 뿐 누가, 왜, 어떻게 학살됐는지는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않았다.

도 의원은 일본의 극우세력이 집필한 후소사 교과서도 관동대학살에 대해 ‘이런 혼란 중에 조선인 및 사회주의자들 사이에 불온한 책동이 있다는 소문이 퍼져 주민 자경단 등이 사회주의자 및 조선인, 중국인을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고 서술한 점을 들며 “교학사 교과서가 후소사 것보다 못하다”고 말했다.

또 최종 승인된 교학사 교과서는 280쪽에서 1930년대 이후 농업이민과 일본으로의 노동이민이 급격히 증가한 이유를 “한국 농촌사회의 인구과잉과 열악해지는 농촌경제” 때문이라며 농민들의 이민을 한국 사회의 자체적인 문제 때문에 벌어진 일로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국사편찬위원회가 발행한 <한국사>는 이를 “일제의 권력과 지주에 의한 토지 수탈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외에도 교학사 교과서는 일제의 자본 침탈을 ‘자본 진출’로 표현한 부분에 대해 문제가 제기되자 이를 245쪽에서는 ‘침투’로 바꿨지만 278쪽에서는 여전히 ‘투자’라고 적고 있다. 또 일제의 쌀 수탈을 ‘수출’로 표현한 게 문제됐으나, 여전히 244쪽에서는 ‘반출’, 279쪽에서는 ‘쌀 수출’이란 표현을 썼다. 친일 시각에서 썼다고 지적받은 ‘의병 토벌’(240쪽)이란 단어도 여전히 남아 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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