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발언에 야당 거센 항의
“위원장 자격 없어 퇴진해야”
DJ·노무현 정부 좌파 규정한
2009년 주간지 축사도 논란
“위원장 자격 없어 퇴진해야”
DJ·노무현 정부 좌파 규정한
2009년 주간지 축사도 논란
최근 취임한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이 교육부와 국사편찬위원회(국편) 국정감사에서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친북 정책”이라고 규정하는 발언을 해 야당 의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유영익 위원장은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우원식 민주당 의원이 “(유 위원장이 말한)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친북 정책이 뭐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햇볕정책이 친북 정책 아닙니까?”라고 답했다. 이어 우원식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의 정책에 반미 정책이 뭐가 있냐고 묻자, 유영익 위원장은 “노무현 대통령은 처음에 집권하신 직후에는 미국에 대해서 약간의 말하자면 비판적인 발언을 하신 적이 있는 걸로 기억한다. 당당하게 나가야 한다는 말(이었다)”라고 말했다.
우원식 의원은 유영익 위원장과 이런 문답을 주고받기에 앞서, 보수 성향의 주간지인 <미래한국>이 2009년 ‘우남 이승만 애국상’을 받았을 때, 유영익 위원장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집권기에 정부가 추구한 친북·반미 정책의 부당성을 다른 어느 언론매체보다도 더 과감하고 예리하게 비판함으로써 10년 동안 지속됐던 이른바 좌파 정권을 퇴진시키는 데 발군의 기여를 했다”라고 축사를 한 보도를 제시했다.
야당 의원들은 유영익 위원장의 국감장에서의 이런 발언에 거세게 항의하며 위원장직 퇴진을 요구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저런 망언을 하는 사람을 국편 위원장으로 세워야 하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우원식 의원은 “본인이 숨기고 숨기다가 이제 비로소 이야기했다. 매우 심각하고 엄중한 상황이다. 국가 정통성을 위협하는 문제다”라고 말했다.
서남수 장관은 “유영익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제가 판단할 수 있는 입장에 있지 않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의 추궁이 잇따르자 “(유 위원장의 그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생각은 각자 다를 수 있다”라며 유 위원장의 거취 문제에 대한 답변을 피해갔다.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은 “유영익 위원장이 고령이시고 심야 시간이기 때문에 (그의) 발언에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감쌌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역사교과서를 현재의 검정 체제에서 국정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서남수 장관은 “역사교과서만큼은 검정이 아니라 국정으로 발행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질의에 “국정으로 발행하는 문제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검정이냐 국정이냐는 상당한 공론화 과정을 통해서 할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정세균 민주당 의원은 “국정 교과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집권층 뜻에 따라 교과서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국정 교과서를 생각하는 자체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음성원 김지훈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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