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익(77) 한동대 석좌교수
학계 “역사 거꾸로 돌린다” 반발
대표적인 ‘이승만 미화 역사학자’인 유영익(77) 한동대 석좌교수가 국사편찬위원회(국편) 위원장으로 내정됐다. 학계에선 ‘역사 거꾸로 돌리기’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유영익 한동대 석좌교수를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으로 발탁했다”고 발표했다. 국편 위원장은 차관급 정무직으로, 유 내정자는 오는 27일 취임해 2015년 9월까지 위원장직을 맡게 된다.
유 내정자는 대표적인 이승만 전 대통령 예찬론자다. 그는 1996년 <이승만의 삶과 꿈>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5권이 넘는 이 전 대통령 관련 저서를 냈고, 안병직 뉴라이트재단 이사장 등과 함께 쓴 <대한민국 건국 60년의 재인식>이라는 저서에서 “이승만이 대한민국을 건국한 것은 하느님과 밤새도록 씨름한 끝에 드디어 하느님의 축복을 받아낸 야곱의 이야기를 연상시키는 위업”이라고 찬양하기도 했다.
유 내정자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8·15 광복절’의 이름을 이승만 대통령의 정부 수립에 더 큰 의미를 두는 ‘건국절’로 바꾸자는 움직임에도 앞장섰다. 학계에선 유 내정자가 친일·독재 미화로 논란을 빚고 있는 뉴라이트 성향의 한국사 교과서(교학사)에도 강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저자들이 전·현직 회장으로 있는 한국현대사학회의 상임고문이다.
그는 2002년 국편 편찬위원으로 재직할 당시엔 내부 회의 때 <친일인명사전>(민족문제연구소) 발간을 위해 국고를 지원하는 안건에 반대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지난 6월 유 내정자의 차기 국편위원장 내정설이 돌자, 한국역사연구회·한국사연구회·한국중세사학회·한국여성사학회·대구사학회 등 5개 역사학회는 내정을 반대하는 공동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하일식(연세대 교수) 한국역사연구회 회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오로지 이승만 찬양에만 앞장서온 유 교수를 국편위원장으로 내정한 것은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선언한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김지훈 석진환 안선희 기자 watchdo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