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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쉬운 논술 문제가 쓰기는 더 어렵다

등록 2013-09-17 16:12수정 2013-09-17 16:14

박활민씨의 작품인 잔액부족들을 위한 하우스. S-02. <자본주의 은신처>. 집세·집값에 짓눌려 살지만 정작 집에서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 가꿀 여유가 없는 현대의 일상을 은유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박활민씨의 작품인 잔액부족들을 위한 하우스. S-02. <자본주의 은신처>. 집세·집값에 짓눌려 살지만 정작 집에서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 가꿀 여유가 없는 현대의 일상을 은유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수시논술 숨은 해법
인하대<인문계열(120분, 볼펜, 연필, 수정액 사용가능)>
논술전형을 1,2차 나누어보는 유일한 대학 인하대의 2013학년도 일반우수자전형(논술)의 경쟁률은 최저학력이 적용되지 않는 수시1차 19:1, 최저학력이 적용되는 수시2차 36: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논술전형이 타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률을 나타내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상대적 개념일 뿐이다. 경쟁률이 20:1이라고 하면 백분위로 5%가 되어야 합격권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항상 논술은 어떤 경우든지 경쟁력 있는 글을 필요로 할 뿐이다.

■ 주요사항

■ 구분

■ 전형방법

■ 수시 차 수능최저학력기준


■ 기출문제 경향

인하대 논술문제는 전통적으로 수험생이 공교육 안에서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주제와 주로 교과서 안의 제시문을 사용하고 있다. 주제는 학생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충분히 접할 수 있는 부분을 출제하며, 제시문의 난이도도 그다지 높지는 않다. 따라서 학생들이 인하대 논술을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꼼꼼한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시험은 쉽게 볼 수 있으나 합격은 쉽지 않을 것이다.


■ 인하대 인문계열, 경쟁력 있는 답안의 2가지 비법
인하대 논술은 수시1,2차 구분 없이 세부적으로 3문항이 출제되고 있다. ‘1-가’ 요약하기·‘1-나’일반 서술형 문제·‘2-도표분석’의 3문제인데, ‘1-나’ 일반 서술형 문제는 ‘조건’을 먼저 정확히 살펴보고 그것에 준하여 작성한다면 크게 어려울 부분은 없다. 따라서 인하대 인문계열 논술문제의 경쟁력 있는 답안의 2가지 비법은 ①과학적인 요약하기와 ②치밀한 도표분석에 있다.(문제는 http://www.inha.ac.kr/)

①과학적인 요약하기(2014학년도 모의논술문제에서)

1-가: (가)를 요약하라.(300±50) <설명의 편의를 위하여 단락을 구분하는 기호를 부여함>

(가) ⓐ자본주의 사회의 시장 경제 체제에서 개인은 자유롭게 경쟁한다. 자유로운 경쟁 속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만큼 자신의 몫이 달라지고, 이를 위해 더 효율적으로 결과를 내려고 하기 때문에 창의성과 생산성이 그만큼 증가한다. (중략) 그러나 사회 구성원 간에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는 문제점이 발생하였다. 한편, 개인의 노력이나 책임 이외의 요소로 인하여 소득이 결정됨으로써 불공정의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중략) 이 경우 자유 경쟁에 의한 소득 분배가 공정하다고 할 수만은 없다.

ⓑ이러한 분배의 불평등과 불공정은 빈익빈 부익부를 낳게 되고, 이렇게 벌어진 차이는 개인의 힘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장벽이 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소득이 많아 누리고 싶은 것을 마음껏 누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생활수준을 유지하지 못하는 사람도 생겨나면서, 사회에는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한 분열과 갈등이 생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격심한 경제적 불평등을 교정하여 빈부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분배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한 사회의 분열과 사회 구성원 간의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어느 정도 개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개인은 모두 인간답게 살 권리를 지니며, 현대 국가는 이러한 권리를 보장하고 분배 정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한다. 사회 복지 정책, 국민 연금, 건강 보험 등을 실시하는 것이 그 예이다. 그러나 무엇을 기준으로 분배하는 것이 정의롭고 공정한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다. 분배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기준에는 불편부당성, 업적에 따른 보상, 사회적 약자 보호, 형평성 등이 있다.

ⓓ첫째, 불편부당성이라는 의미의 분배 정의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이념에 기초하여 모든 사람을 똑같이 대우할 때 실현된다. (중략) 기회와 권리의 불편부당한 분배는 분배 정의 실현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다.

ⓔ둘째, 업적에 따른 보상이라는 기준은 개인의 성취에 비례하는 보상을 명한다. (중략) 만약 그 사람이 더 많은 일을 했는데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몫을 받는다면 생산을 늘리기 위해 열심히 일하지 않을 것이다.

ⓕ셋째,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기준은 불평등이 존재하는 한 차등의 원칙을 적용하라고 명한다. 즉, 업적에 따라 보상을 할 때 불리한 출발점에 있는 사회적 약자를 더 배려함으로써 불평등을 줄이라는 것이다.(중략)

ⓖ마지막으로 형평성의 기준은 사람들의 필요와 상황을 고려하는 기준이다. (중략) 형평성의 기준에 따르면, 여러 날 굶주려 빵 한 조각이 생존에 결부된 사람과 배가 부른데도 군것질을 하려는 사람의 상황 차이를 고려하여 빵을 분배하는 것이 정의로운 것이다.

고등학교 <도덕>에서 발췌, 수정

요약하기의 가장 원시적인 방법, 그리고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각 단락의 주요내용을 찾아 한 문장씩 요약 정리하는 것이다. 과학적 요약하기란 그런 원시적인 방법을 탈피하고 체계적으로 작성하라는 뜻이다. 과학적 요약하기의 과정을 정리하면 ‘1)단락별 소주제 찾기. 2)전체지문의 핵심주제 찾기, 3)핵심주제를 기준으로 단락별 중요도 결정, 4)글쓰기’로 세분화 할 수 있다.

1)단락별 소주제 찾기

학생들은 제시문을 한 번 읽고, 내용을 이해하려 한다. 그러나 적어도 정확히 이해될 때까지 3~5번 정도는 정독을 해야 제시문의 핵심주제를 찾을 수 있다. 정독을 하는 과정에서 단락별 소주제를 메모해가며 읽어간다면 전체의 주제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위의 소주제를 정리하면 ‘ⓐ자유경쟁의 장점과 불공정성, ⓑ분배정의의 필요성, ⓒ분배정의의 기준, ⓓ기회와 권리의 불편부당한 분배, ⓔ개인의 성취에 비례하는 보상, ⓕ차등의 원칙, ⓖ필요와 상황의 고려’이다.

2)전체지문의 핵심주제 찾기

1)의 과정을 정리해 가며 몇 차례 정독을 하면 (가)의 핵심주제는 ‘분배정의의 기준’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3)핵심주제를 기준으로 단락별 중요도 결정

(가)제시문의 핵심 단락은 ⓒ이다. ⓒ를 기준으로 ⓐ,ⓑ는 분배정의가 필요한 이유이며, ⓓ,ⓔ,ⓕ,ⓖ는 분배정의 기준에 대한 구체적 설명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4)글쓰기

3)의 내용을 고려하여 적절한 글자 수 안배를 하면 되지만, 조심해야 할 부분은 ⓒ와 ⓓ,ⓔ,ⓕ,ⓖ의 중복이다. 엄밀히 살펴보면 ⓓ,ⓔ,ⓕ,ⓖ는 ⓒ의 부분집합이다. 따라서 ⓒ의 네 가지 기준을 서술하고 별도로 ⓓ,ⓔ,ⓕ,ⓖ를 요약하는 방법은 좋은 글이 될 수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의 네 가지 기준을 서술할 때, ⓓ,ⓔ,ⓕ,ⓖ의 핵심 내용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분배정의의 첫째 기준은 기회와 권리가 모든 사람에게 불편부당하게 분배되는가이며, 둘째 기준은 개인이 성취한 업적에 따른 적절한 보상여부이다.~>

요약하기를 할 때 이와 같은 방법을 이용한다면 다른 학생들과 구별되는 깔끔한 답안이 가능하다. 반드시 이 방법을 연습해보자.

②치밀한 도표분석(2014학년도 모의논술문제에서) 

[논제] <다음>에 제시된 갑, 을, 병, 정의 주장은 모두 옳다. <표 1> ~ <표 4>를 활용하여 각 주장을 뒷받침하시오. (600±100자)

갑: 출생아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나, 그 증가율은 둔화되고 있다.

을: 2008년과 2011년을 비교할 때, 남아의 출생 비율은 출산순위가 뒤로 갈수록 더 크게 하락하였다.

병: 출생아 수의 변화 요인 가운데 출생아 수를 증가시킨 것은 가임 여성 1인당 출산율의 증가이다.

정: 출생과 사망만을 고려할 때, 2011년에는 여성 인구가 남성 인구보다 더 많이 늘어났다.

인하대는 전통적으로 도표문제를 즐겨 사용하고 있으며, 특별한 변화를 예고하지 않는다면 바로 전년도의 문제유형을 그대로 유지한다. 학생들의 논술준비의 편의를 도모하는 것으로 해석이 되는데 문제는 ‘도표문제’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리고 도표문제는 정답이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실패하면 이제까지의 모든 수고가 헛고생이 될 수밖에 없다. 인하대 2번 도표 문제는 논제에서 ‘갑을병정의 주장은 모두 옳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주장의 근거’는 반드시 주어진 자료에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도표를 꼼꼼하게 살펴보는 능력과 기출문제를 통한 연습이 필요하다. 그리고 더욱 구체적 근거가 되기 위해서는 계산을 통한 답안도 꼭 필요하다.

갑▶출생아에 관련한 표는 <표1>밖에 없으며 출생아 수의 계를 살펴보면, 432→462→470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증가율은 30/432(6.9%)→ 8/462(1.7%)로 둔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을▶남아의 출생비율을 나타내는 것은 <표2>이며, 2008년과 2011년 자료만 비교하면 된다. 여아 백 명당 남아의 수가 첫째아의 경우 106→106(0), 둘째아의 경우 106→105(-1), 셋째아 이상의 경우 117→110(-7)로 나타나 출산 순위가 뒤로 갈수록 하락폭이 큼을 알 수 있다.

병▶가임 여성에 대한 자료는 <표3>이며 출생아 수에 대한 자료는 <표1>이다. <표3>에 의하면 가임여성인구는 감소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표1>에 의하면 출생아 수는 증가하고 있다. 여성 1인당 출산율은 2005년 432/13700(3.2%), 2008년 462/13500(3.4%), 2011년 470/13200(3.6%) 임을 확인할 수 있다.

정: 출생과 사망만을 고려할 때, 2011년에는 여성 인구가 남성 인구보다 더 많이 늘어났다.

▶ 출생아 숫자는 <표1>, 출생아 성비는 <표2>, 성별 사망자 수는 <표4>를 근거하면 된다. 주의할 것은 2011년의 경우만 묻고 있다. 여성인구를 계산해보면 <표1>의 출생아 수 470에 <표2>의 성비 100/206 를 곱하고 <표4>의 여성 사망자 수 114를 빼면 114.2천명 증가했고, 이와 같은 방식으로 남성인구는 98.8천명 증가했다. 이로써 정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


 

■ 인하대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이 글을 읽으면서 학생들은 혹시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어? 인하대 논술은 쉽다고 하던데?’ 그렇습니다. 인하대 논술은 쉽습니다. 누구나 아무 준비도 없이 끄적끄적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합격을 원하는 학생이라면 인하대 문제를 쉽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쉬운 논술문제가 잘 쓰기는 더 어렵다는 말이 있는데 어쩌면 인하대 문제를 두고 하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위의 내용을 꼭 익혔으면 합니다. 곧 추석연휴입니다. 잔인한 이야기이지만, 인하대뿐만 아니라 논술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이라면 올해 추석은 송편 하나 먹고 논술 준비를 했으면 합니다. 그래야 내년 추석은 한껏 여유가 있을 것입니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 여러분을 기대합니다.

송남권 논술칼럼니스트
최규윤 강남비상에듀학원 인문논술강사
안덕훈 이원장 학습전략학원 논술강사
어수창 청솔교육 연구정보원 인문논술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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