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사관을 반영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교학사 교과서와 관련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검정합격 취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근현대사 단원 235개중 172개
친일·독재 미화 논란을 빚고 있는 뉴라이트 성향의 한국사 교과서(교학사)가 포털사이트에서 자료사진을 대거 인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태년 민주당 의원이 6일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이 교과서에 등장하는 외부 인용 사진 561개 가운데 58.3%(327개)는 네이버·다음·구글 등 포털사이트에서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왜곡·편향 논란이 이는 근현대사 부분(5·6단원)에서는 각각 인용자료 148개 가운데 100개(67.5%), 87개 가운데 72개(82.7%)를 포털사이트에서 인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학사 교과서와 함께 지난달 30일 검정을 통과한 다른 교과서 가운데 포털사이트에서 자료를 인용한 경우는 비상교육과 지학사뿐이었고, 인용률도 각각 4.8%, 0.3%에 불과했다.
게다가 교학사 교과서는 인용 출처도 그저 ‘네이버’ ‘다음’ 등으로만 밝혀, 어떤 블로그나 카페에서 인용한 것인지 알 수 없고 이 사진이 원자료인지, 재인용을 한 것인지도 파악할 수 없게 돼 있다. 이는 검정기관인 국사편찬위원회의 ‘교과용 도서 편찬상의 유의점 및 검정기준’에 어긋난다. 유의점을 보면 “사료·지도·연표·도표·사진·통계 등의 자료는…객관적이고 신뢰할 만한 것을 선별하며 출처를 정확히 제시한다”고 나와 있다. 검정기준에도 “각종 자료는 공신력 있는 최근의 것으로서 출처를 분명히 제시하라”고 규정돼 있다.
김 의원은 “인터넷 검색을 통한 인용이 이렇게 많다 보니 교과서 자체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두산동아 한국사 교과서를 대표집필한 왕현종 연세대 교수(역사문화학과)는 “책 논조에 적합한 자료만 있으면 바로 인용하는 식으로 책을 편의적으로 만들다가 나타난 문제가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저자인 이명희 공주대 역사교육학과 교수는 “교과서 집필에 대해 정확히 모르고 한 지적인 것 같다. 피곤하다”며 더 이상 해명하지 않았다.
음성원 김지훈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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