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채택 거부 운동’ 선언
역사왜곡 논란을 빚고 있는 뉴라이트 성향의 한국사 교과서(교학사)를 두고 야당 국회의원들이 검정 합격 취소를 요구하고 대국민 채택 거부 운동을 선언했다. 우편향 교과서 문제가 정기국회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유기홍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 14명과 정진후 정의당 의원 등 야당 의원 15명은 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릇된 역사인식에 기초해 심각한 역사왜곡을 한 반민주·반민족 뉴라이트 교과서의 검정 합격을 즉각 취소하라”고 교육부 장관에게 요구했다. 이들은 9월에 열릴 교문위 상임위원회와 국정감사에서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한 과정을 철저히 검증하는 한편, 역사학계·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대국민 채택 거부 운동을 벌여나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지난달 30일 최종 검정에 합격한 문제의 한국사 교과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국민적 영웅”이라고 칭송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10월유신은 남북한의 대치 국면에서 불가피했던 것처럼 서술하는 등 역대 독재정부를 미화하는 한편,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축소해 서술하고 친일 인사를 옹호하는 등 왜곡된 사실관계 제시로 비판을 받고 있다.(<한겨레> 8월31일치·9월2일치 1면)
야당 의원들은 이 교과서가 학생들에게 편향적인 역사관을 주입시킬 게 뻔하다고 우려했다. 다른 한국사 교과서 내용과 차이가 커, 교과서가 공통적으로 다룬 내용을 출제하는 경향이 있는 수능에서 교학사 교과서로 공부한 학생은 정답을 못 맞힐 가능성도 우려했다. 이들은 이 교과서가 평화, 인권, 민주주의, 다문화 등 미래지향적 가치를 제대로 담고 있지 못한 점도 검정 합격 취소를 해야 할 사유로 들었다.
의원들은 국사편찬위원회에 채점표와 회의록 일체를 공개할 것도 요구했다. 교학사 교과서와 함께 검정을 통과한 한국사 교과서 8종은 9~10월 중 학교별로 채택된 뒤 내년 1학기부터 학생들이 배우게 된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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