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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영훈국제중, 부유층 학생 입학시키려 867명 성적 조작

등록 2013-07-16 20:29수정 2013-07-17 08:41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이 영훈국제중 입시비리 수사결과를 발표한 16일 오전 서울 강북구 영훈국제중학교에서 관계자가 교문을 닫고 있다. 뉴스1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이 영훈국제중 입시비리 수사결과를 발표한 16일 오전 서울 강북구 영훈국제중학교에서 관계자가 교문을 닫고 있다. 뉴스1
검찰 수사결과 발표
가난한 아이들 고의 탈락시키려
이사장 지시한 학생들 점수 높여
조작 개입한 교직원·학부모 기소
이사장 법인 돈 수억 횡령 드러나

2012~2013년 서울의 어느 아동보호시설이 운영하는 ㅇ초등학교 졸업생 5명이 영훈국제중에 지원했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사배자) 전형을 통해서였다. 이 학생들은 교과 성적으론 모두 합격권이었다. 영훈중 교감이 주도하는 입학관리위원회는 이들을 불합격시키기 위해 주관적 채점 영역 점수를 일부러 낮췄다. 시설에서 운영하는 학교 학생들이 들어오면 학교 전체 분위기를 해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대신 이사장이 합격시키라고 지목한 ‘학교에 도움을 줄 것 같은 특정 학부모의 자녀’를 비롯해 같은 재단인 영훈초등학교 출신의 사배자 전형 지원자 학생 등 7명의 점수를 실제보다 높여 합격시켰다. 2009년 국제중으로 전환한 초기에 영훈초 출신 합격자가 적자 이사장이 담당자를 질책하며 “영훈초 출신을 우대하라”고 지시한 뒤 정해진 방침이었다. 어른들은 이렇게 가난한 학생을 떨어뜨려 잘사는 학생을 합격시켰다.

학교의 추악한 민낯이 검찰 수사 결과로 드러났다.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부장 신성식)는 16일 학부모로부터 입학을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등으로 김하주(80) 학교법인 영훈학원 이사장과 임아무개(53) 영훈중 행정실장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성적 조작에 참여한 혐의(업무방해)를 받는 영훈중 교무부장 등 7명은 불구속 기소, 학교에 돈을 준 혐의(배임증재)를 받는 학부모와 무등록 건설업자 등 9명은 약식기소했다.

검찰 수사 결과를 보면, 영훈중은 모든 전형에서 조직적으로 867명의 성적을 조작하는 입학 비리를 저질러왔다. 일반전형에선 2012~2013년 교과성적이 낮아 합격 가능성이 적다는 이유로 초등 졸업생 832명을 제대로 심사하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사위원도 아닌 일반 교사가 이 학생들에게 일부러 낮은 점수를 줬다. 이때 영훈초 출신 지원자 5명을 합격시키려고 이들의 성적을 실제보다 올려줬고, 이 중 2명이 추첨을 거쳐 최종 합격했다.

김하주 이사장이 합격을 대가로 학부모에게서 1억원가량의 뒷돈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법인 돈 수십억원을 횡령한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김 이사장은 2009~2010년엔 결원으로 인한 추가입학자를 선발할 때 교감과 행정실장을 통해 학부모 5명으로부터 모두 1억원을 받고 자녀들을 합격시켜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법인이 받은 토지보상금 5억1000만원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고, 교비 12억6000만원을 불법적으로 법인 운영비로 사용했다.

검찰 관계자는 “국제중에서 신입생 선발 시 모든 전형에 걸쳐 광범위한 성적 조작이 있었음을 최초로 밝혀냈고,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법인 이사장에 의해 구조적인 사학 비리가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광범위한 비리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교육청은 영훈중의 국제중 지정을 취소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시교육청의 이재하 교육행정국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영훈학원 이사 8명 모두 임원 승인을 취소하고, 교육부 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서 임시이사를 파견받도록 해 경영권을 빼앗겠다. 국제중 승인 취소는 법적으로 5년마다 평가를 하고 나서야 할 수 있기 때문에 2015년 6월이 돼야 결정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부정입학한 9명에 대해선 입학을 취소하고 전학시키기로 했다.

전교조는 “특권귀족학교 국제중은 더 이상 학생들을 정상적으로 교육할 수 없는 상황임이 확인됐다. 문용린 교육감은 ‘국제중 구하기’를 끝내고 학교가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일반중으로 전환시키라”고 촉구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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