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중 2015년부터 추첨제로 뽑기로
폐지 여론 무마하려는 ‘꼼수’ 지적도
폐지 여론 무마하려는 ‘꼼수’ 지적도
영훈국제중 사회적 배려 대상자(사배자) 전형에서 입시성적 조작 의혹이 제기된 일부 학생 쪽이 이 학교에 1000만원 이상의 기부금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정진후 진보정의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영훈중 학교발전기금 내역과 점수집계표를 분석한 결과, 2012학년도와 2013학년도에 비경제적 사배자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 4명의 아버지나 친인척이 학교에 1000만~3000만원의 학교발전기금을 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4명은 교과성적이 매우 낮았지만, 주관적 평가가 가능한 자기개발계획서와 추천서에서 만점 또는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아 총점 순위가 크게 올랐다. 특히 2013학년도에 입학한 ㄱ군은 교과성적 순위가 비경제적 사배자 중에서 76위로 다른 합격생과 비교할 때 합격하기 어려운 점수였지만, 자기개발계획서와 추천서에서 만점을 받아 합격했다. ㄱ군의 아버지는 지난해 8월 1000만원의 학교발전기금을 냈다.
4명의 학생 중 ㄱ군 등 2명은 이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나머지 2명은 입학한 뒤에 기부를 했다.
이러한 성적 조작 의혹으로 국제중 폐지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은 2015학년도부터 국제중 신입생을 모두 추첨으로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의 검토안이 확정되면 추천서나 자기개발계획서, 학교생활기록부 등의 서류전형이 모두 사라지게 된다. 사회통합전형(기존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의 경우 1단계에서 기초생활수급권자와 차상위계층 자녀들로 정원의 70%를 뽑고, 2·3단계에서 다문화가정·다자녀가구 자녀들을 대상으로 나머지 30%를 채우기로 했다.
완전 추첨제로 넘어가는 과도기인 내년도 신입생 선발 때는 서류전형으로 정원의 3배수(일반전형) 또는 2배수(사회통합전형)를 뽑은 뒤 추첨을 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정진후 의원은 “국제중을 지정 취소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을 무마하기 위한 꼼수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지훈 음성원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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