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몇 년 전부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캠핑, 이제 글램핑의 바람이 불고 있다. 번거로움은 사라지고 낭만은 배가 되는 새로운 형태의 캠핑이니 낮에는 제주의 풍경을 만끽하고 밤에는 캠핑의 즐거움을 제대로 느껴보자.

먼저 낮의 제주를 느끼기에 좋은 곳은 제주의 숲길이다. 제주의 고즈넉한 숲길이라면 사려니 숲길, 비자림 숲길, 곶자왈 숲길 등으로 중산간지역에 분포한다. 이 중 곶자왈은 제주방언으로 ‘곶’은 ‘숲’이고 ‘자왈’은 ‘암석과 덤불이 뒤엉킨 모습’을 말한다. 화산이 불출할 때 점성이 높은 용암이 크고 작은 바위 덩어리로 쪼개져 요철지형이 만들어지면서 형성된 제주도만의 독특한 숲이다.

숲길을 걸으며 자연과 교감하며 편안함을 얻었다면 제주의 바다를 보며 마음속 깊은 곳까지 시원함을 불어 넣어보자. 바다색이 예쁘기로 유명한 월정리 해변이 제격이다. 파란하늘과 뚜렷한 경계를 보이는 에메랄드 빛 바다와 곱디고운 모래는 바다색을 더욱 맑고 투명하게 해준다. 월정리 해변은 올레길 20코스가 지나는 길로 독특하고 예쁜 카페와 게스트 하우스가 많다.

이제 제주의 숲과 바다가 붉은 노을로 물들기 시작하면 글램핑을 시작해보자. 글램핑은 그래머스(glamorous, 화려한)와 캠핑(camping)의 합성어다. 말 그대로 럭셔리한 캠핑을 말한다. 자연 속에 준비된 고급캠핑 존에 럭셔리 텐트를 기본으로 캠핑에 필요한 장비와 도구, 가구는 물론 바비큐 디너까지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으니 몸만 가면 되는 그야말로 최고의 낭만캠핑이다. 북미와 유럽에서 인기가 많은 글램핑은 드넓은 자연 속에서 승마, 사냥, 수영, 트래킹, 보팅 등 다양한 레저 체험이 곁들여진다. 편안하고 아늑하게 준비된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을 글램퍼(Glamper)라고도 한다.

글램핑의 원조는 캐나다 밴쿠버 클레이오쿼트 윌더니스 리조트(Clayoquot Wilderness Resot), 태평양을 가로질러 가다 보면 마치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곳처럼 느껴지는 풍경과 마주한다. 고요하고 웅장한 대자연 속에 펼쳐진 하얀 텐트들은 글램핑 마니아들이 군침을 삼키는 최고의 장소로 빌 게이츠의 주말 별장을 비롯해 미국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찾는 밴쿠버 아일랜드의 토피노에서 보드를 타고 30분, 유네스코 생태보존지구로 지정된 클레이오쿼트 해협의 피오르드에 위치한다. 사파리 스타일의 글램핑 리조트로 캠핑에 불편함 없이 모든 것이 준비된 최상의 캠핑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으니 더 이상의 비교대상이 없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제주 신라호텔과 롯데호텔, 서울 쉐라톤그랜드 호텔, 부산 웨스턴조선호텔 등이 럭셔리 글램핑을 지향한다. 이 중 제주 신라호텔은 국내에서 최초로 글램핑을 도입한 글램핑의 원조격으로 8세트의 글램핑이 설치되어 있으며 승마와 수영, 트래킹코스, 시즌별 체험이 가능하다. 또 롯데호텔제주는 캐러밴을 접목해 글램핑을 시도하고 있으니 이러저러한 준비의 번거로움 없이 그저 즐기기만 하는 낭만적인 야영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줄 것이다.

문의 제주 신라호텔 064-735-5179. www.shilla.net/jeju 롯데호텔제주 064-731-1000 www.lottehoteljeju.com

글ㆍ사진 여행작가 이동미 편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