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사이버대학교는 한양대학교 재단인 한양학원이 설립한 대학이다. 개교 10년 만인 2012년 16개 학과 14개 전공, 1만5000여명이 재학하고 있는 국내 최고 규모의 사이버대학교가 됐다. 2013년 5월 현재 학부과정 총 18개 학부(과)에 재학생 1만5496명으로 사이버대학 중 학생 수가 최대다. 사이버대학원 석사과정은 국내 최초, 최대 규모로, 5개 대학원 10개 전공에 830명이 재학중이다. 사진은 유병태 한양사이버대학교 부총장.
[함께하는 교육] 대학 길라잡이
유병태 한양사이버대 부총장 인터뷰
유병태 한양사이버대 부총장 인터뷰
유아무개씨는 전자업체 단말기 연구소에서 일한다. 직장생활 6년차. 일을 하면서 스스로 문제해결능력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인터넷이나 책을 뒤적였지만 항상 2%가 부족했다. 학교에 가서 공부를 다시 시작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오프라인 대학을 갈까 망설이다가 시간 여유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 한양사이버대학교 정보통신공학과에 입학했다. 유씨는 “전에는 사이버대학에 대한 불신도 있었지만 지금은 ‘내가 원하던 학교’라고 말한다”고 학교 누리집에 자신의 사연을 소개했다.
이 학교에 지원하는 학생들한테 지원 동기를 물어보면 60% 이상이 “다른 재학생의 추천으로 왔다”고 말한다. 유씨처럼 재학생들은 학교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실무형 수업의 질이 높고, 학습관리도 철저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학교는 개교 11년째를 맞는 올해를 기점으로 준비하는 일이 많다. 지난 4월23일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공동주최하는 2013년도 ‘사이버대학 특성화 사업’에 선정돼 2014년에 자동차아이티(IT)융합공학과를 신설한다. ‘해킹보안학과’도 신설할 예정이다. 지난 5월8일 한양사이버대 부총장실에서 만난 유병태 부총장은 이런 단기 계획을 비롯해 “2020년까지 5개 단과대학을 둔 종합대학으로 사이버대학은 물론 일반 오프라인 대학을 넘어서는 명문대학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장기적인 포부를 밝혔다.
올해로 개교 11년째다. 2013년 들어 학교에 좋은 소식들이 있다. 5월 기준, 총 8회에 걸쳐 각종 기관에서 선정, 수상하는 브랜드대상을 받았다.
“단순히 인지도가 있어서 받은 상들은 아니다.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부분에서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무엇보다 교육에 충실하려고 애쓴다. 사이버대학의 어려움 가운데 하나가 ‘학습지도’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콘텐츠를 만들어놓은 뒤 ‘팔로업’(사후지도)을 어떻게 하느냐가 고민이다. 그런 점에서 학생들이 만족할 만한 지도를 충분히 했는지 꼼꼼히 신경 쓴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의 지도를 하나?
“예를 들어 교수들은 학생들이 각 과목에 몇 회씩, 몇 분씩 접속하고 머물렀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접속 시간 등이 짧으면 문자를 보내 관리를 한다. 쉽게 생각하고 왔는데 와서 ‘쉬운 게 아니네’ 소리를 하며 졸업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졸업생들의 자부심이 크다.”
온라인 교육의 한계가 있다. 영상만 켜놓고 제대로 안 듣기 쉽다. 한계는 어떻게 극복하나?
“소통할 기회를 많이 만든다. 예를 들어 적당한 시점에서 교수들이 대화방, 토론방 등을 자주 연다. 학생들이 게시판에 올린 질문에 대해서도 가능한 한 빠른 시간 안에 답한다. 연말에는 교수당 평균 질의응답 시간, 학생 접속자 수 등을 바탕으로 ‘베스트 티처상’을 뽑는다. 재학생 가운데 직장인이 약 70%다. 바쁜 시간을 쪼개서 강의를 듣고 질문하는 건데 느긋하게 응대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을 직접 만날 기회도 열어둔다. 개강·종강파티, 동아리 활동, 체육대회, 축제 등 기본적인 행사와 더불어 오프라인 특강도 자주 연다.”
흔히 사이버대학과 일반 대학이 학위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들도 있다.
“고등학교 졸업자 또는 동등한 학력을 인정받는 사람이 대학별로 소정의 입학 절차를 밟고 사이버대학생이 된 뒤, 4년 동안 학위 과정을 이수하면 일반 대학과 같은 학사학위 대졸 학력을 인정받는다. 그 점을 알아두면 좋겠다. 또한 한양사이버대의 경우, 학교와 협약을 맺은 기업 가운데에는 학사학위를 취득하는 근로자에게 대졸사원과 같은 대우와 승진 기회를 주는 곳도 많다.
요즘 ‘교육 기회의 균등’에 대해 사회적으로 관심이 많다. 사이버대학은 여기에 아주 적합하다. 우리 학교는 학점당 수강료가 8만원이다. 저렴한 편이다. 장학금도 30여 종류가 있다. 돈이 없어도, 멀리 떨어져 있어도, 직장에 다니더라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곳이 사이버대학이다.”
재학생의 80% 이상이 취업경험이 있다. 실무형 강의 콘텐츠에 목마른 사람들이 많이 올 텐데 강의 콘텐츠의 차별점은 뭔가?
“교육과정별 과목 특성을 고려해서 7단계에 걸친 체계적이고 엄격한 개발관리 프로세스로 콘텐츠를 제작한다. ‘학습내용-학습자’, ‘교수-학습자’, ‘학습자-학습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높이기 위해 콘텐츠나 강의실에 필요한 여러 장치를 개발하고 활용하려고 한다. 매년 학생들의 요구를 반영해 새로운 내용을 포함하려고 하고, 크게는 4년을 주기로 내용을 바꾼다. 교수들이 무척 바쁘게 연구한다.”
전국에 21개 사이버대학이 있다. 한양사이버대만의 특장점은 뭔가?
“온라인 대학에서 느낄 수 없는 캠퍼스 생활까지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한양대의 오프라인 강의를 함께 수강할 수 있고 도서관, 병원, 체육관, 운동장 등 각종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올해 4월23일, ‘2013년도 사이버대학 특성화 사업’에서 ‘자동차아이티융합공학과’로 특성화 사업 지원 대학에 선정됐던데.
“이 사업을 통해 자동차아이티융합공학과를 신설하게 됐다. 세계 아이티융합시장에서 아이티산업과 자동차·에너지·조선 등 이종산업 사이의 융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사이버대학의 관련 전공은 전혀 없는 실정이다. 자동차와 아이티를 융합한 자동차아이티융합공학과를 신설해 융합형 전문가를 양성할 계획이다. 수학 및 기초과학과 자동차아이티 융합공학 분야의 핵심 이론을 다루는 전문 교과과정을 개발할 예정이다.”
‘해킹보안학과’ 신설을 준비중이다. 신설 배경과 앞으로의 운영 방안은 뭔가?
“최근 전세계적으로 사이버전쟁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전문 인력 양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존 컴퓨터공학과, 정보통신공학과가 있고 여기에 자동차아이티융합공학과, 해킹보안학과까지 개설되면 학교가 ‘첨단 공학의 메카’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국외 대학과 교류도 활발하다고 알고 있다.
“우리 사이버교육의 세계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중이다. 예를 들어 미국 코넬대학교와 협약해 본교의 재학생이 코넬대의 이코넬(eCornell) 과정을 수강하고 여기에 대한 학점을 인정해 주고 있다. 미국 애너하임대학교와도 양해각서(MOU)를 맺어 온라인 테솔(Online TESOL) 과정을 수강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도 미국, 영국, 홍콩, 타이, 핀란드, 중국 등 국외 20여개 대학 및 기관과 협약을 맺어 총 55건에 달하는 교류활동을 하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 뒤 곧바로 진학하는 학생들의 비율은 얼마나 늘고 있나?
“‘선 취업 후 진학’ 정책에 딱 들어맞는 최적의 조건이 사이버대학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의 진학 비율도 점차 늘어난다. 실제로 우리 대학 신입생 중 19살 이하 비율이 2007년 0.3%에서 2012년에는 4.3%로 늘었다.”
앞으로 이뤄야 할 과제는 뭔가?
“학벌 위주의 사회 풍조가 사라지지 않는 한 사이버대학의 존립은 큰 의미가 없다. 사이버대학이 사회에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실력으로 극복해야 한다. 따라서 콘텐츠의 질적 향상은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다. 이를 위해 기존 국내외 오프라인 대학과의 다각적인 교류도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다. 사이버대학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 대학 스스로 전문성을 갖춘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려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글·사진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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