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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외국 작품 우리말로 옮기는 언어 마술사

등록 2013-05-13 09:49

한 영상번역가가 자막 프로그램을 이용해 번역과 동시에 자막 작업을 하는 모습이다. 
 윤운식 <한겨레21> 기자 yws@hani.co.kr
한 영상번역가가 자막 프로그램을 이용해 번역과 동시에 자막 작업을 하는 모습이다. 윤운식 <한겨레21> 기자 yws@hani.co.kr
이랑의 꿈 찾는 직업이야기 / 번역가

문학·영상·전문번역 등 있어
외국어만큼 우리말 잘 알아야
해외에서 출판된 외국 문학작품을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소개할 때, 이 작품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누굴까? 문학에 대해서야 국문과 교수님이나 관련 분야 학자들이 더 잘 이해하겠지만, 특정 작품에 있어서는 작품을 한 문장 한 문장 섬세하게 번역한 번역가를 따라갈 사람이 없다. 번역가는 번역의 정확함과 유려함을 위해 내용을 꼼꼼하게 수정하고 교정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일부 출판사에서는 독자들과의 만남에 번역가를 초대해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번역의 영역은 문학 번역, 영상 번역, 전문서류 번역 등으로 나뉘는데, 번역가는 자신의 전문화된 영역을 중심으로 번역을 맡는다. 문학 번역은 외국어로 된 소설, 시, 희곡, 수필뿐 아니라 인문사회, 자연과학 분야의 대중적인 작품을 번역하는 것을 말하고, 영상 번역은 영상물을 자막이나 더빙용 원고로 번역하는 것을 말한다. 전문서류 번역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기술 등의 논문, 학술서적, 무역서신, 제품설명서, 계약서, 행정서류 등을 번역하는 것으로 대개 해당 분야에 대한 사전 지식이 요구된다. 번역가 중에는 특별히 외국 드라마나 외국 영화 같은 영상 번역만 하는 번역가도 있고, 수출입 제품의 사용설명서만 전문적으로 번역하는 사람들도 있다.

주로 컴퓨터 관련 사용설명서를 번역한다는 김세영 번역가는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프로그래머로 일한 경력을 살려 컴퓨터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제품설명서와 매뉴얼 등을 번역하고 있다”며 “일반인들에게 어려운 컴퓨터 관련 용어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영역보다 번역하기가 수월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번역가 중에는 다양한 이력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문학작품 번역의 경우 대학에서 외국문학을 전공한 사람이 많고, 해당 국가의 다양한 문화를 알아야 하는 번역가의 특성상 해외에서 오래 생활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번역을 맡기도 한다. 또 정보통신, 경제, 경영 등의 특정 분야를 중심으로 번역할 때는 전문영어의 이해가 필수이므로 관련 학과 전공자들이 유리하다. 다만 갈수록 통역번역전문대학원이나 번역전문 교육기관에서 체계적으로 실무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이랑의 꿈 찾는 직업이야기
이랑의 꿈 찾는 직업이야기
번역가에게는 무엇보다 외국어 실력이 중요하다. 그리고 외국어 실력 못지않게 우리말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전달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또 외국에서 오래 살아서 이중언어 사용을 수월하게 하는 사람(bilinguist)이라도 번역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려면 별도의 실무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김씨는 “외국어 실력이야 외국인들이 훨씬 좋겠지만, 외국어를 한국어로 자연스럽게 번역하려면 한국어가 바탕이 되어야 하고,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어도 번역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보완하려면 별도의 번역 관련 교육과정을 이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랑 <십대를 위한 직업 콘서트> 저자·한국고용정보원 직업연구센터 전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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