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린 서울시교육감
지난해 감사서 고발처분 등 받은
사학재단 이사장 측근 3명한테
500만원씩 받아 ‘쪼개기 후원’ 의심
학교법인 전 이사장도 500만원 건네
“보험성격으로 준 돈 아니냐” 지적
사학재단 이사장 측근 3명한테
500만원씩 받아 ‘쪼개기 후원’ 의심
학교법인 전 이사장도 500만원 건네
“보험성격으로 준 돈 아니냐” 지적
문용린(사진) 서울시교육감이 지난해 12월 교육감 선거 직전 사교육업체와 사학재단 관계자들에게서 2000만원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이들 업체와 재단의 관리·감독 책임자로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가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받은 ‘문용린 교육감 연간 300만원 초과 후원금 기부자 명단’을 보면, 문 교육감은 선거를 9일 앞둔 지난해 12월10일 사교육업체인 ㄷ학원의 원장이자 ㄱ학교법인의 이사장인 김아무개(61)씨의 측근 3명으로부터 각각 개인 후원 최고 한도액인 500만원을 후원금으로 받았다. 김씨는 초등반부터 재수반까지 둔 대형 학원인 ㄷ학원을 운영하는 부동산개발임대업체 ㅇ사의 대표이사다.
등기부등본과 업체 공시사항 등을 확인한 결과, 후원금을 낸 김아무개(34)씨는 김 이사장이 운영하는 ㅇ사의 사내이사를, 이아무개(64)씨는 김 이사장과 함께 ㄱ학교법인의 이사로 재직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다른 측근 최아무개(57)씨는 ㅇ사 전무이사와 ㄷ학원의 부원장으로 일한 적이 있다.
김 이사장이 운영하는 ㄱ학교법인은 지난해 12월 감사원의 종합감사를 받고 고발과 경징계를 포함해 16건의 처분을 받았다. 김형태 서울시 교육의원이 이날 공개한 감사보고서를 보면, 감사원은 당시 “김 이사장이 2002년 105억원을 출연해 학교법인을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을 교육청에 제출했지만 현재까지 이행하지 않고 있어, 운영 전반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감사에 착수했다. ㄱ학교법인은 법인재산에 대한 압류를 피하려고 약 20억원을 금융기관에 넣지 않고 은행 금고에 보관하는 등 26개 사항에서 지적을 받았다. 김 의원은 “2010년 양천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김 이사장이 직접 후원금을 내면 쉽게 알려지지라 생각해 자신의 측근들을 통해 쪼개기 후원을 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감이 사교육업체와 사학 관계자들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ㄷ학교법인 전 이사장인 이아무개(79)씨도 문 교육감에게 선거 12일 전 500만원의 후원금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 이사장은 학부모들로부터 불법 찬조금 21억원을 걷은 일로 2010년 물러났다.
김 의원은 24일 열린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임시회의에서 문 교육감에게 “비리 사학에서 감사를 대비한 보험 성격으로 교육감에게 후원금을 준 것 아닌가. 부적절한 돈이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돌려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교육감은 “그 문제에 대해서는 더이상 이야기 안 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한겨레>는 문 교육감 및 김 이사장과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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