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공부상처>
“하루라도 공부 때문에 혼나지 않을 순 없을까?” 많은 아이들이 이런 생각을 한다. 부모들은 “지금의 입시 제도에서 공부를 안 하면 아이가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한다. <공부상처>라는 책을 쓴 김현수 교수(관동대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 교수)는 “입시제도와 학벌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공부를 잘 하게 하는 일이라는 강박적 사고가 아이들을 공부학대, 공부노동으로 내몬다”고 말한다.
이렇게 아파하며 살아야 할까? 김 교수는 공부 때문에 상처받은 학생, 학습부진 학급 지도 때문에 고민하던 교사 등을 보면서 학습부진아들이 다시 배움의 기쁨을 느끼도록 돕는 길을 고민했다. <공부상처>는 이 고민에서 비롯된 책이다. 책은 공부 상처를 받은 아이에게 다가가는 법부터 공부 상처의 유형 살펴보기, 아이의 공부 상처에 맞는 공부 돕기 등으로 이뤄져 있다.
공부 상처가 있는 아이한테 부모와 교사가 먼저 해줘야 할 일은 공부 상처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일이다. 왜 공부가 하기 싫은지를 묻고, 사연을 들어주고,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것이 첫 단추다. 혼내기보다는 함께 책임지는 자세로 말하고, ‘무엇이 어렵니?’라고 개방형 질문을 건네고, ‘왜 안 했니?’ 대신 ‘무슨 일 있었니?’처럼 이유를 묻는 질문을 던져보라는 등 공부 동기를 강화하는 대화법 등도 부모들한테 유용한 정보가 된다. 김 교수는 “아이들이 공부를 포기했다고 말할 때는 학교 공부만이 아니라 배움 자체에 대한 본능을 버리겠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당장의 성적이 문제가 아니다. 학생의 공부 포기가 인생 포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부모와 교사한테는 공부 상처를 들여다볼 책임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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