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12일 좋은교사운동에서 주최한 ‘학습부진아 지도, 학교에서의 지도 사례를 통해 문제와 내실화 방안을 모색한다’ 토론자들과 배움찬찬이연구모임 교사들이 토론하는 모습이다. 좋은교사운동 제공
좋은교사운동 배움찬찬이연구모임
특별교사지원제도 만들어 개별지도 해줘야
북유럽처럼 조기에 개입해 아이 고생 막자
특별교사지원제도 만들어 개별지도 해줘야
북유럽처럼 조기에 개입해 아이 고생 막자
학습부진아는 공식적으로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이하 ‘일제고사’)를 통해 걸러졌었다. 60점 이하인 학생이면 학습부진아다. 2012년 이명박 정부 때 발표한 일제고사 결과를 보면 이 정부의 교육정책은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인다. 초·중·고교의 모든 학교급에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감소해 2008년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일제고사 평가 이후에는 성적조작, 시험부정 등의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대안도 문제였다. 방과후 문제풀이 위주로 이뤄지는 보충지도는 다음 시험 점수를 올리기 위한 공부로 부진아들을 더 고통스럽게 했다. 좋은교사운동 김중훈 월간 <좋은교사> 편집장은 “지난 정부는 부진아 지도에 대한 관심은 많았지만 부작용이 컸고, 대안 역시 평가를 위한 대안이었다”고 했다.
지난 2011년, 좋은교사운동에서는 ‘학습부진 학생 지도의 새로운 대안을 제안한다’라는 제목으로 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가 뒤 몇몇 교사들이 찾아왔다. 현장에서 학습부진아를 평가해 거르는 방식과 문제풀이식 보충지도 수업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던 교사들이다. 아이들에게 공부에 대한 동기를 심어주고, 자신감을 키워주는 등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고민해보자는 뜻에서 ‘배움찬찬이연구모임’(이하 ‘모임’)이 꾸려졌다. 교사들은 실제 현장에서 배움이 느린 학생들을 돕고 그들의 변화를 경험하면서 학습부진아를 중심으로 한 정책 등을 검토하고 대안 등을 알리는 중이다.
모임 교사들은 무엇보다 학습부진아를 바라보는 시각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학습부진아가 부정적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패배감만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 편집장은 “어떤 아이는 머리가 일찍 깰 수 있고, 어떤 아이는 늦게 깰 수 있다는 걸 알고 접근했으면 좋겠다. 에디슨처럼 천재성이 있는 경우, 초기 학습에 취약할 수 있는데 지금 우리나라 인식과 구조에서는 영재가 학습부진으로 판명을 받아 묻힐 수도 있다”고 했다.
학습부진아를 낳는 사회적 요인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일단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양이 많고, 어렵다. 학습부진아를 만드는 구조다. 사회적 양극화도 문제다. 농어촌이나 도시 빈민가 아이들의 경우, 부모의 돌봄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김 편집장은 “기본적인 안정욕구나 애정욕구가 채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학습욕구가 채워지긴 어렵다”며 “그래도 과거에는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시대였지만 요즘에는 양극화가 너무 심해지면서 아이들이 느끼는 박탈감, 부모의 돌봄이 없는 상태에서 오는 정서적 배고픔도 너무 크다”고 했다.
모임 교사들은 “학습부진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성공을 거두는 해외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북유럽 사례다. 우리나라의 경우, 초등 6학년이 되어서야 학습부진에 관심을 기울인다. 하지만 북유럽에서는 조기 개입을 통해 아이의 학습부진이 누적되지 않도록 돕는다. 학습부진아를 위한 전문 인력의 투입도 중요한 문제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학습보조 인턴교사를 두고 학습부진아를 지도하게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김 편집장은 “풍부한 전문성과 현장 경험 등을 통해 학생들을 개별지도 할 수 있는 특별지원교사제도(정규교사 자격을 갖고 있으며 대학원에서 전문 코스를 전공하거나 학습장애와 특수교육에 대한 1년간의 특별 연수를 받은 교사들)가 필요하다”며 “이들이 담임교사, 학부모와 충분히 협의하면서 학생 개개인에 맞춤한 개별지도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학습부진아가 문제가 아니라 학습부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이 부진아”라고 했다. 모임은 올 한 해 동안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과 함께 학습부진아에 대한 현장연구를 실시해 다양한 사례를 모아볼 예정이다.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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