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훈중 이어 ‘비경제적 배려’ 악용
의사·교수·법조인 부모 둔 학생 48%
의사·교수·법조인 부모 둔 학생 48%
서울 영훈국제중에 이어 서울 대원국제중과 경기도 가평 청심국제중에서도 부유층이 사회적 배려대상자(사배자) 전형으로 대거 입학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정진후 진보정의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대원국제중의 ‘전형별 학부모 직업’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사배자 전형 비경제적 배려대상자로 입학한 학생 가운데 부모 직업이 의사·교수·법조인·사업가인 학생이 47.9%에 달했다. 이는 일반전형 입학생 부모 가운데 같은 직업군 비율(36.2%)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3학년 비경제적 배려대상자 입학생의 경우 의사 등 고소득층 직업군 비율이 56.2%나 됐다.
이들이 사배자 전형으로 입학할 수 있었던 것은 경제적 수준과 관계없이 한부모 가정이나 다자녀(3명 이상) 가정 자녀도 뽑았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대원국제중의 비경제적 배려대상자 입학생 58명 가운데 한부모 가정 자녀는 8명, 다자녀 가정 자녀는 28명으로 62.0%를 차지했다. 반면 다문화 가정은 3명, 장애인은 5명, 경찰관은 3명에 불과했고, 아동복지시설 출신이나 소년소녀가장 등은 한 명도 없었다.
청심국제중은 기초생활수급자 등 경제적 배려대상자를 3명(2011년), 1명(2012년)으로 점점 줄이더니 2013학년도엔 한 명도 뽑지 않았다. 비경제적 배려대상자 입학생 9명 중에도 다자녀 가정 입학생이 5명이었고, 이들의 부모 직업은 의사가 2명, 사업가가 3명이었다.
국제중의 입학경쟁률은 대원국제중의 경우 일반전형은 13.3대 1(2012학년도 기준)인 반면, 사배자 전형은 7.6대 1로 낮은 편이었다. 일반전형은 추첨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지만, 사배자 전형은 추첨을 거치지 않는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도 지난해 12월 한부모 자녀 자격으로 영훈국제중 사배자 전형에 합격해 논란이 됐었다.
정 의원은 “사배자 전형은 가정형편 때문에 교육에서 소외되는 학생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 본래 취지인 만큼 부유층의 입학통로로 악용되는 비경제적 배려대상자 전형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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