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회박물관에서 민화 그리기 체험을 하는 어린이.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
서울 북촌 한옥마을 가회박물관
서울 북촌 한옥마을 가회박물관
꼬불꼬불 기왓골이 예쁜 서울 가회동으로 봄나들이를 가보자. 순간이동으로 조선시대에 온 듯 돌담과 골목길이 펼쳐지고 그 모퉁이에 가회박물관(www.gahoemuseum.org)이 자리하고 있다. 흔히 박물관 하면 근사한 현대식 건물 속 진공 유리관에 보존된 전시물들을 떠올리겠지만 이곳은 삐거덕거리는 나무 대문을 열고 들어가 전시실인 방에서 대들보며 서까래의 나뭇결과 어우러지는 우리의 전통 문화를 감상하는 한옥 박물관이다.
민속자료를 소장하고 또 전시하는 곳이니 민화를 감상하며 이를 그린 사람들을 이야기해보자. 티브이 프로그램 <1박2일>이나 <런닝맨> 멤버들은 귀신같이 알아도 조선시대 화가는 자신 없을 터, 아이들에게 친근한 김홍도(金弘道, 1745~?)와 신윤복(申潤福, 1758~?)을 곁들여보자. 김홍도는 대장간에서 연장을 만들거나 밭을 갈고 꼴을 베는 사람 등 서민들의 모습을 배경 없이 간단한 선으로 그렸다. 반면 신윤복은 사실적인 배경 묘사와 아름다운 채색을 즐겼는데 그들 그림은 당시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니 미술학도뿐 아니라 민속학자나 역사학자들도 고마워한다. 가회박물관, 그곳은 김홍도와 신윤복이 그림을 그리던 동시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사대부나 도화서 화원이 아닌 서민계층 사이에서 그리던 민화가 가득한데 정식 화원이 아니기에 그림을 그린 사람의 이름을 알지 못할 뿐 그 실력이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신윤복 또한 도화서 화원이 아니었으니 낙관이 없었다면 이곳에 걸린 무명의 민화가 되었을 것이다.
당시 서민들의 생활과 생각을 담은 민화를 아이들과 감상해보는 것은 필요하다. 요즘의 우리 아이들은 붓과 벼루, 먹과 한지를 만나기 전에 크레용과 스케치북을 먼저 접하게 되고 ‘그림’이라 하면 ‘서양화’를 떠올린다. 우리 미술의 우수성이나 의미를 깨닫기도 전에 서양미술에 먼저 눈을 떠가는 현실 또한 안타까운 일이니 민화 체험, 탁본 체험을 하며 피카소와 고흐보다 김홍도와 신윤복이 더욱 가슴에 와 닿도록 해보자.
글·사진 이동미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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