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자유학기제 이렇게 하자
④ 선진국에서 배우자
④ 선진국에서 배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약속한 ‘자유학기제’는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중·고등학교에서 오래 전부터 이뤄져온 직업체험 교육에서 착안한 것이다. 현재 정부도 스웨덴이나 아일랜드 등 유럽 국가의 사례를 연구하며 ‘자유학기제’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서울의 한 고교 3학년인 안소영(19)양은 2007~2008년 부모와 함께 스웨덴 웁살라에 사는 동안 1년에 2주씩 직장에서 일하는 직업체험 활동을 했다. 8학년(한국의 중2) 때는 2주 동안 학교에 나오지 않고 어린이집에 가서 아이들을 돌봤고, 9학년 때는 비정부기구인 ‘북아프리카 연구협회’에서 협회를 알리는 일을 했다.
스웨덴에서 고교 입학 직전인 8~9학년에 진로체험을 하는 이유는 고교 과정으로 진학하면 사회과학, 경영, 공업 등 17개로 교육과정이 세분화돼 진로와 밀접히 연계된 교육을 받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공업, 건설, 호텔 등 13개 과정은 필수적으로 15주 동안 학교 밖 직업 현장에서 현장 훈련을 이수해야 한다. 현재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는 안양은 14일 “스웨덴에서 직업체험을 하면서 사회인이 된다는 것이 어떤 책임감을 필요로 하는 것인지 느낄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직장체험을 할 기회가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자유학기제’의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Transition Year)는 3년간의 ‘주니어 과정’(한국 중학교 과정)을 마치고 2년간의 ‘시니어 과정’(고교)으로 올라가기 전에, 원하는 학생에 한해 1년간 시험에서 해방돼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1974년 도입된 뒤 10년간은 참여가 거의 없었지만, 1994년부터 정부의 본격적인 재정 지원이 시작되면서 참가율이 급증해, 현재는 70~80%가량의 학생들이 참여한다. 이 기간에 학생들은 교과서 없이 프로젝트 형식으로 진행되는 수업을 듣거나, 직장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여행을 여행을 가기도 한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직능원)은 지난해 12월, 아일랜드 현지 조사 등을 토대로 ‘아일랜드 전환학년제 적용 방안 연구 보고서’를 펴냈다. 보고서에는 아일랜드 더블린에 사는 제시카 피스트(27)씨의 사례가 소개돼 있다. 그는 학창 시절 전환학년 기간에 대학교에 가서 미학 수업을 듣거나 동물병원에서 일을 돕기도 했다. 대학교에 처음으로 가보고 고교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 반해 대학교에 진학하기로 진로를 정했다. 전환학년 기간에 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때는 내성적인 성격을 극복해보고자 학생끼리 모임을 만들어 과제를 수행하는 수업을 선택했다. 그는 직능원 김나라 연구원과의 인터뷰에서 “전환학년을 거치면서 어떤 방향으로 공부할지 마음을 굳힌 덕에 이후에 공부에 매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직능원은 이 보고서에서, 중학교 2학년이나 고등학교 1학년 중 6개월~1년을 ‘진로탐색학년’으로 정해 시험을 없애고 활동 보고서로 평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직업체험은 여름방학에 2~3주간 하고, 모든 교과에서 진로와 교과를 통합해 가르치도록 했다. 연구 책임자인 이지연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제안한 진로체험학년제는 매우 혁신적인 정책이기 때문에 바로 적용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시범운영을 해본 뒤 학교에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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