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장관 수정권한 대폭 강화
입법예고…4~5월께 국회 상정
역사학계 “입법안 철회를” 반발
입법예고…4~5월께 국회 상정
역사학계 “입법안 철회를” 반발
교육과학기술부가 교과부 장관의 교과서 수정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입법예고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명예회복을 꾀하는 박근혜 대통령 정부에서 교과서를 개정하는 길을 튼 것이라는 역사학계의 반발이 일고 있다.
교과부가 21일 입법예고한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보면, 검인정 도서에 “학계에서의 객관적인 학설 상황이나 교육 상황에 비추어 학문적인 정확성이나 교육적인 타당성을 결여한 경우” 등 5가지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이 들어 있을 때 교과부 장관이 출판사 쪽에 수정을 요청할 수 있게 했다. 지난해 8월 교과서 개정 관련 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수정 요청 기준을 “필요한 경우”로 포괄적으로 뒀다가 반대에 부닥쳐 무산되자, 이를 다듬어 다시 낸 것이다. 교과부는 “장관의 수정 요청에 출판사가 응하지 않는 경우 검인정 합격을 취소하거나 1년간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다”는 처벌 조항을 함께 개정안에 넣어 출판사에 대한 강제력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주진오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한 교과부 장관이 뉴라이트 등 극우 역사학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식으로 역사교과서에서 ‘5·16 군사정변’을 ‘혁명’으로 바꾸는 일도 가능하게 한 개악”이라고 비판했다.
개정안에는 검인정을 마친 교과서뿐만 아니라 편찬·검인정중인 교과서를 감수할 권한도 교과부 장관에게 주는 조항이 새롭게 들어갔다. 필요한 경우, 장관이 감수기관을 지정할 수 있으며 대통령령으로 감수 대상과 절차를 정하도록 했다. ‘친일·독재 미화와 교과서 개악을 저지하는 역사정의실천연대’는 논평을 내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검인정 절차를 밟는 도중 교과부 장관이 임의로 감수기관을 지정해 교과서 내용을 고치도록 압박할 것”이라며 입법안 철회를 요구했다.
교과부는 3월까지 의견수렴 기간을 거친 뒤 4~5월께 이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그동안 교과부 장관의 교과서 수정 권한은 대통령령으로 규정돼 있었다. 교과부 관계자는 “권한 규정을 대통령령이 아닌 법률로 상향한 것은 국무총리실의 권고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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