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 통합논술의 원리

‘사씨남정기’의 소설적 가치는 무엇인가

본 ‘통합논술의 원리와 실제’에서는 앞선 네 차례의 지면(▷ 알아도 표현하지 못하면 논술 시험 통과할 수 없다, ▷ 논술문은 비유나 상징을 피하고 직설적으로 써야, ▷ 200~300자 답안에 서론·본론·결론 다 갖추는 건 무리, ▷ ‘결론’에서는 서론·본론에서 한 말 반복하지 말라)을 통해 논술문 작성 원리를 어휘와 어법, 문장, 단락, 글의 구성 등 표현영역의 요소별로 나누어 게재하였다. 논술시험의 평가가 논제의 요구에 따라 독해력이나 논리적 사고력 및 창의력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지만, 모든 평가는 결국 답안에 표현된 것을 대상으로 한다. 논술 전형을 준비하면서 논술의 기본적 표현법을 익히지 않은 채 서둘러 기출문제의 해제나 예시답안을 외우려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는 어리석은 짓이다. 논술의 표현력이 부족한 경우는 노력에 따라 점차 향상될 수 있지만 기본적 표현 방법을 익히지 않은 경우는 다르다. 따라서 원고지 사용법을 비롯하여 어법, 문장과 단락의 구성 및 개요 작성의 기초는 반드시 익혀 둘 필요가 있다.

[논제] 제시문 (다)와 (라)를 참조하여 (나)의 ㉠, ㉡이 (가)에서 어떻게 형상화되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가)의 소설적 가치를 논술하시오. (750 ± 50자) - 2012 경기대 수시

(가) 교씨가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체하나 속으로 생각하기를 ‘사씨가 정말 잉태하야 아들을 낳고 보면 나는 쓸데없이 될 것이니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이냐.’ 하고 혼자 애를 태우고 있는 동안에 사부인의 태기 확실해지니, 온 집안이 모두 기뻐하되 교씨 홀로 시기하는 마음을 참지 못하야 괴로워하다가 시비(侍婢) 등과 짜고 낙태할 약을 여러 번 사부인 먹는 약에 타서 드렸으나 어쩐 일인지 부인이 그 약만 마시면 구역이 나서 토해 버리니, 이는 천지신명이 도우심이라, 간악한 수단을 쓸 도리 없더라.

부인이 만삭이 되어 아들을 낳으니 골격이 비범하고 신체가 빼어난지라. 한림이 크게 기꺼하야 이름을 인아(麟兒)라 하였다. 인아 차차 자라매 장주와 같이 한 곳에서 놀매, 인아 비록 어리나 씩씩한 기상이 장주의 잔약함과는 현저히 다른지라. 한림이 한 번 밖으로 들어오다가 두 아이의 노는 것을 보고 먼저 인아를 안고 어루만져 가로되,

“이 아이의 이마 흡사히 선인(先人)을 닮았으니, 장래 반드시 우리 가문을 빛나게 하리로다.”

하고 내당으로 들어갔더니, 장주의 유모 들어와서 교씨께 고하여 가로되,

“상공이 인아만 안아주고 장주는 돌아보지도 않더이다.”

하고 인하야 눈물을 흘리니, 교씨 또한 애를 태워 가로되,

“내 용모와 자질이 모두 사씨에게 및지 못하고, 더욱이 적첩(嫡妾)을 나누는 의리가 뚜렷하건만 다만 나는 아들이 있고 저는 아들이 없기 때문에 상공의 은총을 받아왔거니와 지금은 저도 아들을 낳았으니 그 아이 이 집 주인이 될 것인즉, 내 아들은 쓸데없는 군것에 불과한지라. 부인이 비록 좋은 낯으로 나를 대하나 그 심정은 알 수 없으니 만일 부인의 간계로 상공의 마음이 변한즉 나의 앞길은 어떻게 될는지 알 수 없다.”

하고 다시 십랑을 청하야 의논하니, 십랑은 교씨의 금은주옥을 많이 받았으므로 드디어 그 심복이 되어서 가만히 교씨의 못된 꾀를 돕고 있더라. - 김만중, <사씨남정기>, 『고등학교 문학』

(나) 일반적으로 부모들은 ㉠ 세상의 많은 악의 근원이 바로 우리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어린이에게 알리는 데에 거부감을 느낀다. 모든 인간에게는 공격적이고 배타적이고 이기적이며 화를 잘 내는 성향이 있다는 사실을 어린이들에게 밝히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 대신 모든 인간이 본질적으로 착하다고만 가르치려고 한다. 그러나 어린이들은 자신이 항상 착하지는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또 비록 착한 행동을 하더라도 마음속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는 것까지 알고 있다. 이런 점은 부모가 가르쳐 준 것과는 모순이 되며, 따라서 어린이는 자신을 괴물처럼 느낄 수도 있다.

(중략)

모든 악에는 매력적인 요소가 있다. 옛이야기에서 악은 힘센 거인이나 용, 마녀의 힘, <백설공주>에 등장하는 사악한 여왕 등으로 상징되고 있으며, 일시적이나마 우월한 위치에 서는 경우가 많다. 악한이 벌을 받는 결말 부분에서 어린이가 도덕적 교훈을 얻는 것은 아니다. 현실에서나 옛이야기에서나 처벌에 대한 두려움은 악행을 제한적으로 억제할 뿐이다. ㉡ 악행으로는 결코 승리할 수 없다는 확신이야말로 훨씬 더 효과적인 악행 억제 수단이다. -『옛이야기의 매력 1』

(다) 독자는 소설의 인물을 통하여 실제의 삶을 살아가는 자기 자신, 혹은 다른 사람의 모습을 보게 된다. 소설에서 인물을 제시하는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대화나 묘사 등을 통하여 인물의 성격을 ‘보여주기’만 하고, 독자가 상상력을 동원하여 그 성격을 짐작하도록 하는 인물 제시 방식을 간접 제시 방법이라 한다. 반대로 서술자가 직접 나서서 인물의 성격을 요약 설명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는 ‘말하기’ 방식을 직접 제시 방법이라 한다. 우리 고전소설에서는 권위 있는 서술자가 인물이나 사건을 직접 논평하는 말하기 방식이 흔히 발견된다. -『고등학교 문학』

(라) 사람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먼저 결정하고, 그 후 그 일에 대한 이유를 그럴듯하게 꾸며 대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을 소위 ‘합리화’ 또는 ‘정당화’라고 한다. 예컨대, 어떤 종업원이 공장의 공구나 자재를 훔치고 나서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경우도 있다. 가령, ‘사장은 돈이 아주 많은 사람이므로 몇 푼 안 되는 사소한 물건을 내가 집으로 가져가는 것에 대해서 별로 신경 쓰지 않을 거야. 더군다나 나는 일한 만큼 충분한 보수도 받지 못하고 있으며, 그렇게 많은 물건 중에서 눈에 띄지도 않는 사소한 물건을 가져가는 것은 부족한 월급을 대신하는 것이니 괜찮을 것이야.’라고 둘러댈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양심상 편하고 싶거나 타인에게 체면을 내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여겨지면,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려고 하는 것이다.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 시비(侍婢) : 여자 종이나 노비 / 및지=미치지 / 적첩(嫡妾)=처첩(妻妾) : 본처와 첩

[풀이]

논제의 주된 요구는 (가)의 소설적 가치를 논술하는 것이다. 조건은 첫째 (다)와 (라)를 참조하라는 것이고, 둘째 (나)의 ㉠, ㉡이 (가)에서 어떻게 형상화되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서술하라는 것이다. 논제는 이 두 가지를 통합하여 (가)의 문학적 가치를 논하라는 것이다. 여기서 제시문 (다)는 소설에서 인물을 표현하는 두 가지 방식을 설명하는 글이고, (라)는 인간에게는 자기 행위를 합리화하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하는 글이다.

이 논제의 주된 평가영역은 독해 및 분석 능력과 추리력, 표현력이다. 논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과 ㉡이 (가)의 어느 부분에서, 어떤 인물 제시 방식을 통해 서술되는지 분석과 추론을 통해 밝혀야 한다. 먼저 ㉠을 (가)의 교씨의 언행(간접 대화 부분)에서 찾을 수 있으며, 이는 (다)의 간접 제시(보여주기) 방식이다. 이때 악행의 근원이 교씨의 내면에 있음을 (라)의 ‘합리화 과정’을 활용하여 입증해야 한다. 다음 ㉡이 (가)의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서술된 부분(첫 단락)에 드러나며, (다)의 직접 제시(말하기) 방식으로 표현되었음을 밝힌다. 이때 작가의 주관적 판단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구절을 찾아 그것이 소설적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논해야 한다. 여기서 소설적 가치란 (나)에서 말하는 악행 억제 수단으로써의 효과나 권선징악(勸善懲惡)적 교훈일 것이다. 한편 답안은 한 편의 글로 완결되도록 서론·본론·결론의 형식을 갖추어야 한다.

출제 대학에서는 ‘답안 작성과 수정은 반드시 흑색 필기구만 사용하고, 어문규정과 원고지 사용규정에 의거하여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고 유의사항에 명시하였다. 특히 흑색이 아닌 필기구나 연필로 작성한 답안은 ‘0’점 처리한다고 하므로 지우개를 쓸 수 없고, 수정액이나 수정 테이프 사용도 금하고 있다. 따라서 개요를 구체적인 문장 형식으로 작성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원고지 사용법 및 교정 원칙을 제대로 익혀서 바르고 빠르게 답안을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개요를 문장으로 자세히 작성한 후, 어법과 원고지사용법에 맞게 볼펜으로 답안을 작성해 보자.

1. 서론 또는 첫 문장 - 논의의 대상(제재)과 답안의 서술 방향 제시 → 고전소설(사씨남정기)의 문학적 가치를 서술 시점이나 표현 방식 측면에서 논함 - (나) 참고

2. 본론 - ㉠, ㉡이 (가)에서 어떻게 형상화되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 및 추론(2~3단락)

1) ㉠의 형상화 과정 분석 및 소설적 가치 논의
2) ㉡의 형상화 과정 분석 및 소설적 가치 논의
※ 소설적 가치는 악행 억제 수단으로써 갖는 효과 측면에서 논함

3. 결론 - 권선징악(勸善懲惡)이란 교훈을 강조하기 위해 (가)에서 동원한 수단들의 시대적, 인문학적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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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논술의 실제

인터넷 음란물 규제, 자율과 타율의 대립

[문제] 제시문 (아)의 내용을 토대로 제시문 (자)와 (차)의 대응 방안을 비교하여 분석하시오. (700±100자) - 2012 홍익대 수시

(아) 인터넷 프로토콜 그 자체만 가지고서는 당신에 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 웹 서버는 단지 당신이 인터넷상의 어떤 IP 주소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과 어떤 프로토콜로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뿐이다. 컴퓨터 시스템은 자기와 상호 작용하는 어떤 실체가 그곳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 실체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 현실 공간에서 당신은 당신의 성별, 나이, 겉모습, 사용하는 언어, 시청각 능력, 지능 정도 등을 드러낸다. 사이버공간에서는 단지 주소 하나만 드러낼 뿐이고, 그것마저도 당신과 아무런 필연적 관련성을 갖고 있지 않다.

현실 공간에서 음란물 규제를 가능하게 하는 결정적인 특징은 당신이 누구인지를 위장하기 힘들다는 사실이다. 사이버공간에서는 위장해야 할 당신의 신분에 관한 어떠한 사실도 존재하지 않는다. 당신은 아무런 신분증 없이도 들어갈 수 있고, 당신이 밝히기 원하는 것만 밝히면 된다. 따라서 사이버공간에서 아동은 자기가 미성년자임을 굳이 밝힐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현실 공간에서 아동들에게 적용되던 차별을 감수할 필요가 전혀 없다. 법, 사회규범, 시장의 규제를 적용하는 데 필수적인 선행조건을 알리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사이버공간에서는 아동들에게 음란물을 배포하는 데 거의 아무런 제약이 없다. 인터넷이 대중적인 관심을 끌 바로 그 무렵, 인터넷의 부정적인 부분이 제일 먼저 눈에 띄게 되었다. 그것은 인터넷상에서 입수할 수 있는 음란물의 비정상적인 성장세였고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자아냈다.

(자) 유사 이래 우리 사회는 구성원들이 그들의 평판을 가십과 루머로부터 보호하는 방법을 고안해 왔다. 프라이버시에 새로운 위협이 되는 신기술에 대응해 법학자 사무엘 워렌과 루이스 브랜다이스는 법이 보호 장치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제안을 했다. 프라이버시를 침해한 상대방을 고소하는 그들의 방책은 중간자적 입장을 취한 해결책이었고 오늘날의 우리도 계속 사용해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믿는다. 자유주의적 접근법은 법을 배제하지만 그러한 접근은 문제 해결에 아무 역할도 하지 못한다. 개인 정보가 온라인으로 널리 퍼지는 형태의 프라이버시 위협은 너무 중대해서 무시하기 어렵다. 인터넷 표현에 대한 직접적인 제한을 고려하는 권위주의적 접근법은 너무 억압적이고 표현의 자유를 억제한다. 소송은 중간자적 해결책이며 완전무결하지는 않지만 불완전한 선택 중에서는 가장 훌륭하다.

소송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 승소의 가능성이 높다면 사람들은 계속해 소송을 제기할 것이고, 반면 소송 당하는 게 무서우면 솔직한 발언을 삼가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소송의 남용으로 인한 영향은 표현의 자유를 심하게 제한한다는 점에서 권위주의적 해결책의 영향과 닮았다. 그러나 소송의 위협이 없다면 어떨까? 아마도 인터넷상의 유포자는 게재된 정보를 삭제하거나 논쟁을 해결하려는 동기를 가지지 않게 될 것이다. 정당한 명예의 유지를 위해 표현의 자유에 일정한 제한을 두어야 하기 때문에 법이 관여하는 것이 맞다.

법은 한 걸음 물러나 경고의 의미로 존재하면서 문제를 비공식적으로 해결하도록 할 때가 가장 유용하다. 소송의 위협은 사람들을 두 번 생각하게 만든다. 소송의 위협이 없다면 타인을 비방하거나 타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사람은 어떤 항의를 받든 무시할 것이다. 소송의 제기를 너무 어렵게 만들면 법은 효과적인 위협으로 기능하지 못할 것이고, 너무 쉽게 만들면 소송이 급증할 것이다. 효과적인 위협이면서도 소송의 남용을 견제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만약 인터넷상에 정보를 게시해서 피해를 준 가해자가 웹 사이트에서 유해 정보를 삭제하겠다고 동의하여 공격성 발언을 삭제했는데도, 완전히 피해가 복구가 되지 못한 것을 피해자 스스로 입증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소송은 그만두는 게 낫다.

(차) 사업자 행동강령은 인터넷 콘텐츠와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가 사회적 책임의 원칙에 따라 행동해야 함을 보장하여야 한다. 이 강령은 사회적 우려를 해결하고 높은 수준의 신뢰와 품질을 보장하는 책임 있는 시스템으로서 작동해야 한다. 행동강령에는 인터넷 콘텐츠 제공자가 불법적인 콘텐츠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통지 받았을 때 해당 콘텐츠를 삭제할 의무를 포함하여야 한다. 인터넷 콘텐츠 제공자는 콘텐츠를 모니터할 의무는 없고 이용자 차원에서 필터링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아동에게 유해하다고 여겨지더라도 합법적 콘텐츠를 삭제하거나 차단하지 않아도 된다. 통지나 삭제 절차는 행동강령에 명기해야 할 것이고 적절한 통지에 필요한 요구사항도 명시해야 한다. 서비스 제공자는 자신들이 이런 의무로부터 보호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용자와 콘텐츠 제공자가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하는 조건을 약관과 지침 등에 포함할 수 있다. 불법적 콘텐츠에 대하여 이 같은 책임을 지는 것은 소비자의 신뢰가 강화되고 궁극적으로 사업상으로도 이익이 되기 때문에 업계의 중요한 관심사이다.

사업자 행동강령이 효과적으로 운영되려면 자율규제 기구들에 의하여 만들어지고 시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기구들은 고객 콘텐츠가 적절한지에 대한 판단과 불만처리에 상응하는 절차를 보장함으로써 개별 사업자의 부담을 덜어준다. 자율규제 기구들은 광범위한 대표성을 가져야 하고 전체 관련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가 동의하는 절차라면 이 기구들은 기능 강화를 위하여 특정한 법적 특권을 가지게 될 것이다. 효과적인 자율규제를 위해서는 소비자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이용자가 참여하지 않으면, 자율규제체계는 이용자의 요구를 정확하게 반영할 수 없을 것이고, 이용자에게 규제기준을 장려하여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없으며 신뢰를 얻지도 못할 것이다.

*가십(gossip) - 신문, 잡지 등에서 개인의 사생활에 대해 소문이나 험담 따위를 흥미 본위로 다룬 기사. ‘촌평’으로 순화.

[풀이]

논제는 조건부 비교·분석 유형이다. 논제를 바탕으로 제시문을 독해하면 (아)는 문제 상황을, (자)와 (차)는 그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에서 제기하고 있는 문제는 사이버공간에서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음란물’을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이다. 그리고 이것이 문제가 되는 배경은 ‘사생활 보호(익명성)’와 ‘표현의 자유’라는 가치(기본적 인권)의 대립이다. 이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자)에서는 법적 규제를, (차)에서는 자율적 규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 두 방안을 문제를 인식하는 관점과 해결을 위한 접근 방식, 실효성 등의 다양한 차원에서 비교해 보아야 한다. 그런데 논제가 제시한 글자 수와 제시문의 내용으로 보아, 이 논제는 표면적인 공통점·차이점뿐 아니라 각 방안의 장·단점에 대한 분석과 판단까지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문제지의 유의사항에 모든 답안은 하나의 완결된 글의 형식으로 쓰라고 명시되어 있으므로 답안 전체의 구성에도 신경 써야 한다. 답안은 처음·중간·끝의 세 부분으로 구성하고 주된 논의를 두세 단락에 나누어 담되, 간결한 문장에 주요 평가요소들을 압축할 수 있는 표현능력이 필요하다.

다음 예시한 대로 개요를 작성한 후, 개요만 보고 답안을 작성해 보자.

1. 답안을 3~4단락으로 구성

2. 처음 - (아)를 중심으로 문제 상황과 해결 방향 제시

예) 가상공간의 비윤리적 정보(음란물) 확산 문제 / 인터넷 환경의 특성(원인) / 해결의 두 관점 제시

3. 중간 - (자), (차)의 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 방식의 장·단점 비교

1) (자)의 법적 해결방안의 특징 및 장·단점
→ 소송은 사후(事後) 처벌보다는 사전(事前) 위협 효과가 더 중요

2) (차)의 사업자 자율 규제 방안의 특징 및 장·단점
→ 자율규제 기구들이 특정한 법적 특권 부여돼야 유효성 증대

3) 공통점 - 두 방안 모두 자율과 타율의 조화(보완)를 전제로 한 방안이다.(끝 부분으로 구성 가능)

4. 끝 - 비교 결과 알게 된 사실이나 그 결과가 시사하는 바 서술(별개 단락 또는 중간 부분의 끝 문장으로 구성)

예) 인터넷 공간의 특성상 사용자의 적극적 참여가 전제돼야 유효함 / 두 가지의 민주적 가치가 대립하므로 시민들의 공론화가 필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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