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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역사를 바꾼 기사는 어떻게 탄생하나

등록 2013-01-21 16:02

진명선 기자의 기사 쉽게 쓰기
41. 기자론-역사 속의 기자들 4
명백한 사실 증언해주는
제보자 도움 없이 힘들어

미국 대통령을 낙마시킨 워터게이트 사건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의 전횡을 보도한 기사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부정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에 대해 제보한 제보자가 있었다는 점이다. 역사적인 사건에 대한 기자의 보도 뒤에는 정의를 위해 부정과 비리를 고발해야겠다고 결심한 제보자들이 있었다.

1990년 삼성그룹의 부회장이 감사원에 압력을 넣어 감사를 중단시킨 일이 <한겨레>를 통해 드러난 것도 관련 자료를 제공한 제보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사진) 당시 국세청은 재벌의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해 세금을 제대로 걷지 않고 있었는데, 감사원이 감사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밝히고도 삼성그룹의 외압을 받아 감사를 중단해버렸다는 내용이었다. 관련 내용을 제보한 이는 감사원의 이문옥 감사관이었다. 재벌이 국가기관인 감사원까지 장악해 초법적인 부를 축적해왔다는 사실이 이문옥 감사관의 결정으로 만천하에 드러났다. 그러나 이문옥 감사관은 결국 공무상 기밀누설 혐의로 고발당해 재판까지 받았다. 재벌에는 한없이 관대한 법이 양심에 따라 행동한 한 개인에게 죄를 씌운 안타까운 일이었다.

법정에서 “왜 <한겨레>에 제보를 했냐”는 질문을 받은 이문옥 감사관은 “<한겨레>는 가장 큰 압력단체로 군림하는 재벌의 압력이 통하지 않고, 명절 때 장관들이 신문사 간부들에게 보내는 선물도 돌려보내는 곳이다. 그동안 중요한 선택과 결단을 해야 할 때가 있었지만, 그때 <한겨레>를 선택하여 내 의사를 표시했던 것처럼 멋있는 선택이 또 있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군 수사기관인 보안사가 군인이 아닌 시민을 사찰하고 정치공작을 벌이고 있다는 치부도 제보자 윤석양씨에 의해 <한겨레> 김종구 기자의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학생운동 전력이 있던 윤석양씨는 군 입대 직후 보안사에 끌려가 ‘프락치’ 활동을 제의받은 당사자였다. 윤석양씨는 두 달 동안 보안사 일을 거들다가 1990년 9월23일 관련 자료를 들고 탈영해 <한겨레>를 찾았다. 당시 보안사가 은밀하게 사찰했던 민간인은 1303명에 달했으며 여기에는 김대중, 김영삼 등 각계 유력 인사가 망라돼 있었다. 이 일로 보안사는 기무사령부라고 이름까지 바꿨다.

이지문 중위는 군부대에서 진행되는 부재자 투표 부정을 제보했다. 기무사령부는 부재자투표에 개입해 여당 지지표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선거 부정이었다. 당시 이지문 중위는 “이것은 양심선언이 아니라 상식과 양심에 따른 지극히 당연한 사실 보고”라고 말했다.

<한겨레>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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