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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장순흥 교육과학분과 인수위원
진화론 부정 ‘창조과학회’ 활동

등록 2013-01-06 20:09수정 2013-01-06 21:43

장순흥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교수
장순흥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교수
“난 어렸을 때부터 기독교인
하나님이 세상 창조…
교과서 개정은 내 일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교육과학분과 위원으로 임명된 장순흥(사진)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교수가 근본주의 기독교 성향의 연구모임인 창조과학회에서 활동해온 것으로 드러나, 과학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창조과학회는 진화론을 부정하고, 개신교의 신이 초자연적인 방법으로 우주와 인류를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단체다.

6일 한국창조과학회 대전지부 누리집을 보면, 이 학회가 외부 단체 등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강연의 강사진에 장 위원의 이름과 사진이 올려져 있다. 장 위원은 창조과학회가 2002년 주최한 초·중·고생 대상의 창조과학 캠프와 2005년 교사 대상 창조과학 연수에 강사로 나섰다. 창조과학회 대전지부가 회원들에게 보낸 한 메일에는 “창조과학전시관이 2002년 5월24일 카이스트 교회 예배당에 꾸며진 것은 기적 중의 하나라고 장순흥(카이스트 기획처장) 저희 회원께서 소감으로 늘 말씀하십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장 위원은 창조과학 캠프 기간에 초·중·고 학생들에게 카이스트 안에 있는 창조과학전시관을 견학시켜주는 일을 맡기도 했다.

장 위원은 6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나는 어렸을 때부터 기독교인으로서 하나님이 세상을 설계하시고 창조하셨다는 것을 믿어왔다. 강연회에서도 ‘하나님이 세상을 오묘하게 창조하셨다’고 가르쳤다”고 말했다.

다만 장 위원은 초·중·고교 교과서에서 진화론을 삭제하거나 창조론을 포함시키는 등의 교과서 개정은 검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교과서에서 진화론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창조론 등 다양한 입장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완전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나는 인수위에서 교육보다는 과학을 담당하기 때문에 교과서 개정은 내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창조과학회의 교과서분과위원회가 여러 단체와 함께 꾸린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회’는 2011년부터 세차례 교육과학기술부에 ‘교과서에서 시조새·말의 진화를 근거로 진화론을 설명한 부분을 삭제하라’는 등의 청원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창조과학은 과학에 발을 들일 수 없는 종교적 신념일 뿐이다. 창조과학회에서 활동해왔던 분이 인수위에서 한국 과학계를 이끌어갈 새로운 부처를 만들 때 과연 올바른 판단을 할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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