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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공부모임에 동영상 강의를 활용하자

등록 2012-12-24 13:03

이한 변호사의 제대로 공부법
전형적인 교실의 모습을 떠올려보자. 책걸상과 칠판이 있는 일정한 공간이 있다. 몇 년이나 반복해서 거의 같은 내용, 예를 들어 수학의 적분을 강의하고 있는 선생이 있다. 그리고 그 강의를 대면해서 듣는 학생이 있다. 이러한 형태는 최선의 방식인가?

적분을 가르치는 그 한 사람에게 시선을 맞춰보자. 이 사람은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내용을 되풀이해서 음성으로 옮기는 일에 대부분의 시간을 써야 할 필요가 없다. 강의 내용은 동영상으로 고정되고 재생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가르치는 내용을 더 공부해서 깊이 있게 이해하고 더 잘 전달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 개선하거나 수정할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에만 집중하여 최선의 개정본을 만들 수 있다.

범위를 넓혀서 같은 내용의 적분을 가르치는 모든 사람들을 살펴보자. 그들은 왜 전국 각지에서 같은 내용을 되풀이하고 있는가? 강의에 가장 뛰어난 사람 몇몇이 강의를 하고 그것을 전국의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낫다. 이렇게 분업하면 강의의 수준을 훨씬 세분화할 수 있다. 학생들은 낮은 수준에서 갑자기 높은 수준의 강의를 이해할 것을 요구받지 않게 된다. 그리고 강의에 시간을 뺏기지 않는 선생은 학생들이 강의를 듣고 모르는 부분을 질문하면 친절하게 답해주고, 반복 훈련이나 진도 스케줄을 짜주고 이끌어줄 수 있다.

학생들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강의를 못하거나 강의 스타일이 맞지 않는 사람이 어떤 과목의 교사로 배정되면 그 과목의 흥미도 같이 잃는다. 아무런 필요도 없이 오직 운에 의해서 말이다. 전국을 단위로 여러 명의 강의 내용이 녹화되고 재생된다면 자신에게 맞는 수준의,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로 강의하는 최고의 강사의 것을 들을 수 있다. 한 번 듣고 이해가 되지 않으면 여러 번 들으면 된다. 강의를 듣는 시간도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시간과 장소를 정해서 들을 수 있다. 일주일 동안 한 분야의 강의를 집중적으로 반복해서 들어 이해도를 훌쩍 올릴 수도 있다. 그리고 같은 내용의 강의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선생이 곁에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상호작용을 하면서 친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책과 동영상, 음성파일이 공유될 수 있는 이 시대에 ‘정형화된 내용’을 직접 대면하는 공간에서 하는 강의로만 전달하는 것은 명백한 문화 지체다. 좋은 강의는 공공재다. 국가는 메타 동영상 사이트-검색을 하면 순위대로 관련 무료 강의들이 뜨는 사이트-를 만들어 다운로드나 조회수에 따라 강사와 제작자에게 보수를 지급하는 형식으로 모든 분야의 강의를 개방해야 한다. 한편 새롭고 정형화되지 않은 내용의 대면 강의는 이런 여건이 갖추어져도 여전히 필요하고 또 인기가 좋을 것이다.

한편 이런 메타 동영상 사이트가 갖추어지지 않은 지금도, 공부하는 사람은 대면 강의에 배움의 스케줄을 꼭 한정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동영상이나 음성 강의를 활용해서 공부하다 보면 실제로는 쉽지 않다. 강의 스케줄이 아예 관리되지 않아서 늘어지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동영상이나 음성파일 강의를 통해 배우고자 한다면, 동료가 있는 공부 모임을 만드는 것이 좋다. 이 모임에서 할 일은, 강의를 듣는 진도와 반복 스케줄을 세밀하게 짜는 것이다. 모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배우는 내용이나 진도·반복 스케줄이 같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만나 각자 그 스케줄을 지켰는지를 같이 점검한 뒤, 다음 만나는 시기까지의 스케줄을 또 발표한다. 먼저 배워 이끌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더 좋긴 하나 꼭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이것이 공부다> <정의란 무엇인가는 틀렸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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