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한겨레논술능력평가대회
우수답안 강평 - [고2 인문계]
우수답안 강평 - [고2 인문계]
지난 11월18일 제2회 한겨레논술능력평가대회의 고2 대상 문제의 주제는 우리 사회의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문제점이다. 21세기 들어 우리나라에 확산되고 있는 급격한 고령화와 심각한 출산율 저하 현상은 단순히 인구학적 측면에서만 문제되는 것이 아니다. 경제적으로는 줄어든 생산인구가 부담해야 할 비생산인구의 부양 부담이 가중되어 다양한 사회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주제와 관련된 문제는 이미 여러 대학에서 출제된 바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다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시문들은 표면적으로는 별개의 논지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각각의 주장들은 (가)에서 제시하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생산인구감소 문제와 그에 따른 부양부담의 가중’이라는 주제와 직·간접적인 연관성을 맺고 있다. 첫 번째 논제는 학생들이 제시문들의 주장에 전제된 이유나 주장의 결과 등을 추론하여 논리적 연관성을 찾아 서술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논제 2]는 앞에서 추론한 내용을 바탕으로 (가)에서 제기한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라는 문제이다. 즉 (나)~(마)에 대한 비판을 통해 새로운 방안이나 보완책을 찾아 자신의 주장으로 수렴하여, 이를 논리적 구성을 통해 체계적으로 논술하도록 1000자 내외의 분량으로 요구한 것이다. 따라서 [논제 1]과 [논제 2]는 크게 보아 한 문제로 볼 수 있다. 다만 논제의 요구가 너무 많으면 학생들이 혼란스러워 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평가의 용이성과 객관성 및 중점적 평가영역의 차이를 고려하여 두 문제로 나누어 출제한 것이다.
[논제 1]은 주로 독해 능력과 논리(추론) 능력 및 표현 능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하였다. 즉 (가)에서 제기한 문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의 언어로 소화하여 표현했는지 여부와, 제시문들 간의 논리적 연관성을 제대로 추론하여 구체적이면서도 간명하게 서술했는가를 평가하였다. 학생들의 답안을 분석한 결과, 제시문들이 주로 기사문이어서인지 학생들이 표면적인 논지를 파악하기는 어렵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일부 답안을 제외하고는 (가)에서 제기한 문제 상황을 비교적 정확히 파악하였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를 자신의 언어로 재구성하기보다 제시문의 표현을 그대로 인용하여 편집(이른바 짜깁기)한 데 그친 점이 아쉽다. 한편 응시생들은 문제 상황과 다른 제시문과의 연관성 분석을 어려워한 것으로 보인다. 많은 답안이 (나)~(마)를 싸잡아 문제의 원인으로 보았고, 일부는 (다), (라), (마)를 문제의 결과로 분석하기도 했다. 이런 답안에 대해서도 추론 과정이 논리적이고 설명이 적절한 경우는 높은 평가를 부여했다.
[논제 2]는 제시문 (나)~(마)에 대한 심층적 분석과 그에 따른 비판 능력 및 그로부터 새로운 대안을 이끌어내는 응용력과, [논제 1]과 연계하여 종합적으로 분석, 판단하는 통찰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하고자 했다. 수능시험 대비를 중심으로 암기식 학습에 길들여진 학생들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문제이다. 그래서인지 제시문들의 대안을 비판하기보다는 그대로 답습하거나 일부를 선택하여 자신의 견해인 것처럼 서술한 답안이 대부분이었다. 1000자 내외의 논술형 문제가 요구하는 서론·본론·결론의 삼단으로 구성한 답안도 많지 않았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비판 능력이 부족할 뿐 아니라 사고의 전환이나 확장을 꾀하지 못하였고, 사고의 논리적 전개 능력도 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논술 전형에 지원하려는 학생들은 다가오는 겨울방학부터 여유를 가지고 착실히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논술의 기본기를 제대로 익히지 못한 학생들은 서두르지 말고 체계적인 학습 계획을 세워 기초부터 단계적으로 학습하기 권한다.
이번 대회의 평가에서는 응시생들이 고2 학생들이고, 아직 논술 학습에 집중하지 않은 시기라는 점을 고려하여 답안의 완성도보다는 학생의 발전 가능성을 중시하였다. 그런 면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두 답안을 소개하고 이에 대한 간단한 강평을 게재한다. 문제와 예시답안은 12월 3일자 <함께하는 교육> 4면에 게재되어 있으니 참고하기 바라며, 향후 논술 학습에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답안 A>는 동원고등학교 2학년 유하빈 학생의 답안이고, <답안 B>는 권혜정 학생의 답안이다.
- 평가위원장 한겨레통합교육원 책임교수 이재만
참고로 응시한 학생들의 평가 결과는 다음과 같다. 전체적으로 [논제 1]보다 [논제 2]의 평균 점수가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논제의 요구사항과 중점 평가영역 및 기준의 차이에 따른 것이다.
우수답안 A| 동원고등학교 2학년 유하빈 여성 고용안정성 높이는 정책 동반돼야 [논제 1] 제시문 (가)에 나타난 문제 상황을 제시하고, 다른 제시문들이 이러한 문제 상황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분석하시오. (500±50자)[40점] 제시문 (가)는 대한민국의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부양 부담 가중 문제를 제시하고 있다. (가)에 따르면 2020년 부터 모든 시도의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여 2040년 대한민국 노령화 지수는 2010년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하게 된다. 게시문 (나)가 보여주는 우리나라의 딩크족 증가세는 생산인구감소의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가족계획보다 경제적 안정을 우선시 하는 한국의 현실이 출산율의 감소를 부른 것이다. 이는 유소년 인구 비율을 감소시키고,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원인이 된다. 제시문 (다), (라), (마)는 (가)의 문제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다)는 탄력적이고 유연한 정년 연장을 통해 생산가능인구 활용의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라)는 국내 체류 외국인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주며 다문화 정책을 생산가능인구수를 늘리는 방안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마)는 여성일자리 창출을 통해 실제 생산인구수를 늘리고, 나아가 출산율을 높이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논제 2] 제시문 [나], [다], [라], [마]를 비판적으로 활용하여, 제시문 [가]의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하여 논술하시오. (1,000±100자)[60점]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저성장, 경기침체와 같은 문제를 야기한다. 하지만 생산가능인구 감소의 가장 큰 문제는 부양 부담의 가중이다. 부양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정년을 연장하여 중장년 생산인구를 활용하는 일이다. 이는 중장년층에게 경제적 자립이 가능하게 한다. 또한 충분히 일할 수 있는 숙련된 경력자를 활용하지 않는 것은 경제적 손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제시문 (다)가 경고했듯, 정년 연장이 청년의 일자리를 빼앗는 형식이 되어서는 안된다. 효과적인 정년 연장 제도의 도입을 위해서는 기득권 해체를 넘어, 중장년 생산인구의 혁신적 재활용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임금피크제와 파트타임 근무제를 동시 도입하여 중장년층이 일자리를 나누어 가지는 방법이 있다. 기술직, 전문직 종사자를 기술전수 담당자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 하다. 중장년층 생산인구 활용과 더불어서, 여성인력의 활용을 통해 생산가능인구의 효율적 활용을 도모해야 한다. 제시문 (마)에 의하면, 서비스업의 성장이 여성 고용을 많이 만들어낸다. 따라서 제조업 수출 위주 경제 정책을 서비스업 활성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여성 인력 대부분은 비정규직이다. 이 상황에서 경제적 이유로 딩크족이 될 수 밖에 없는 여성들이 출산 여부 결정을 바꾸기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여성 일자리 창출이 출산율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여성들의 고용 안정성을 높이는 정책이 동반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시대의 흐름인 다문화를 생산인구확대에 활용해야 한다. 점점 증가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부양 부담 완화에 실질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그 숫자를 늘리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사회보험을 필수 적용하고, 불법체류자 추방 정책 대신, 정식 근로자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 또, 이들이 한국에서 가정을 꾸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여 장기 체류자를 늘려야 부양 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다. ※ 띄어쓰기나 문장의 구조가 맞지 않은 것을 고치지 않고 학생의 글을 그대로 인용하였음 [강평] [논제 1]의 답안은 전체적으로 논제의 요구에 충실히 응한 답안이다. 첫 단락에서 (가)의 주제문을 서두에 두어 문제상황을 간결하게 명시한 후, 그 근거를 서술하였다. 이어서 그 원인을 밝힘으로써 단락의 소주제를 벗어나지 않도록 구성한 점이 돋보였다. 그리고 다음 단락에서 제시문 (다), (라), (마)와의 연관성을 단락의 중심문장으로 명시하였고, 그 근거를 뒷받침 문장에서 간략하면서도 구체적으로 밝힌 점이 높은 평가를 이끌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논술문은 두괄식으로 구성하는 것이 논리 전개나 설득에 유리한 것으로 본다. 그런 점에서 유하빈 학생은 논술의 기본기를 잘 익힌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장의 연결과 띄어쓰기 등 어법에서 부족한 부분이 발견되므로, 보완이 필요하겠다. 그러나 출제의도와 평가목표 측면에서 볼 때 소정의 평가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답안으로 평가되어 전체에서 가장 우수한 답안으로 채택하였다. [논제 2]의 답안도 논제의 요구에 잘 부응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특히 두 논제를 통합적으로 인식하여 답안을 연결하면 마치 한 편의 글로 읽힐 수 있을 정도로 답안 간의 긴밀한 연결성이 드러나게 구성한 점이 돋보였다. 이런 점은 학생의 사고력과 통찰력의 수준이 높다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서론에서 해결할 문제를 명확하게 제시하였고, 그 중 핵심적으로 다룰 부분이 부양 부담 측면임을 밝혀서 이어지는 논의의 초점을 간명하게 나타내 주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본론에서 글 전체의 서술 방향이 문제의 해결방안에 있음을 알 수 있도록 하였다. 논제의 또 하나의 요구인 (나)~(마)에 대한 비판은 각 단락의 해결방안의 추출 과정에 자연스럽게 포함되도록 서술함으로써 단락의 완성도를 높였다. 제한 분량 내에서 최대한 비판과 응용이 자연스레 어울리도록 서술하기는 고등학교 2학년 수준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는 다른 답안과 비교해 보았을 때 확연히 드러나는 점으로써 상대적으로 매우 우수한 답안으로 평가될 만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문장의 구성과 연결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다소 발견되었고, 띄어쓰기를 포함한 어법이 맞지 않는 부분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표현력은 비교적 관대하게 평가하였다. 이는 어법보다는 사고 과정의 평가에 중점을 두는 논술 평가의 원리에 최대한 부응하기 위한 것이다. 평가 팀에서는 이 답안에서 지적되는 어법의 문제점을 향후 약간의 노력과 조심성만으로도 충분히 극복 가능한 정도로 보았다. 따라서 특별히 문맥에 맞지 않거나 의미 전달에 어려움을 초래하지 않는 한 첨삭에서 지적하여 수정의 기회를 주는 식으로 평가했음을 밝힌다. 유하빈 학생은 회송한 첨삭 답안과 평가서를 참고하여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다면 가일층 실력의 향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우수답안 B|권혜정
서비스업 중심으로 일자리 창출해야
[논제 1]
제시문 [가]에서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를 문제로 제시하고 있다.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한 것은 예상보다 빠른 지난 2010년부터이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인구이동에 의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며, 이에 따라 부양부담의 가중이라는 또 다른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사회문제가 될 것임을 알 수 있다.
제시문 [나]는 ‘딩크족’의 증가를 [가]에서 제시된 생산인구감소에 대한 하나의 원인으로 보고있다. 제시문 [다]는 중년층의 정년연장을 부족한 생산인구를 채울 수 있는 하나의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제시문 [라]에서도 역시 외국인 근로자가 부족한 생산인구를 대체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제시문 [마]에서는 여성의 고용률이 높아짐에 따라 여성들이 경제적으로 보다 안정될 수 있고, 이에 따른 출산율 증가가 생산인구감소에 대한 또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논제 2]
제시문 [나]에서는 한국의 딩크족이 경제적 어려움에 의해 출산 및 육아를 미루거나 포기한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이러한 딩크족의 증가는 자연스럽게 출산율의 감소로 이어지고 이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에 따른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경제난을 극복함으로 해결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제시문 [나]에서는 한국의 딩크족 출현의 주요원인을 ‘경제난’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본래 딩크족의 의미를 살펴보면, ‘돈과 출세를 목표로 삼는 현세대의 표상적 인간 군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세계화에 따른 문화와 문물의 유입은 한국사회와 젊은이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따라서 우리사회의 딩크족이 단순히 경제난과 같은 외부적인 요인만으로 출산을 포기했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가치관 자체가 개인의 출세와 돈에 맞추어진 미국의 딩크족과 같다면 이는 경제난 해소와는 다른 대안을 요한다. 따라서 경제난의 극복과 더불어 개인주의적 가치관을 변화시킬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출산의 필요성을 일깨우는 일 또한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제시문 [가]에서의 생산인구의 감소를 가장 손쉽게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바로 [다]에 제시되어 있다. 그것은 기존의 생산을 담당하던 50대 중년층의 정년을 연장하는 것이다. 의료기술의 발전이 고령화문제를 낳았고 이는 생산인구의 감소와 더불어 부양부담을 크게 가중시켰다. 그러나 의료기술의 발전은 또한 이에 대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 수명의 연장과 더불어 국민건강이 증진되었고 이는 과거의 퇴직자였던 중년층이 지금은 생산성을 갖춘 ‘생산가능인구’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다시말해 중년층을 부족한 생산인구를 대체할 수 있는 인력으로 활용하자는 이야기이다. 다만 이는 기득권에 대한 무분별한 보호가 되어서는 안되며, 청년들과 조화를 이루어 생산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제시문 [라]는 국내의 외국인 근로자 비율이 증가함을 보여주는데, 외국인에 대한 인식 및 근로여건의 개선으로 그들을 국내생산에 동참하게 하는 것 또한 부족한 생산인구에 대한 하나의 방안임을 보여주고 있다.
제시문 [마]에서 여성의 고용률 증가가 여성들에게 경제적 안정성을 보장하고 역시 출산율 증가에 기여함을 말하고 있다. 서비스업의 경우 취업유발계수가 높을 뿐 아니라 남녀간 취업수차이가 적기 때문에, 서비스업 중심의 일자리 창출에 힘쓰는 것이 곧 출산율 증가와 이에따른 생산가능인구 증가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띄어쓰기나 문장의 구조가 맞지 않은 것을 고치지 않고 학생의 글을 그대로 인용하였음
[강평]
[논제 1] 의 답안은 주어진 분량 안에서 최대한 간결하면서도 논제의 요구를 충족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특히 첫 단락에서 문제 상황을 명확히 밝히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소화하여 (가)의 요점이 잘 드러나도록 서술한 점을 높이 평가하였다. 이어지는 둘째 단락에서는 (나)~(마)의 논지와 앞 단락에서 제시한 문제 상황과의 연관성을 차례로 밝힘으로써 논제의 요구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이 되도록 하였다. 특히 문제 상황과 각 제시문과의 관계를 ‘원인’이나 해결 ‘방안’임을 명시적으로 서술한 점도 다른 답안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더불어 어법이나 문장의 구조 및 연결 등 표현력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논제 2]의 답안은 [논제 1]의 답안에 비해 낮게 평가되었다. 전체적으로 논제의 요구에 부응하였고 제시문들에 대한 비판이 날카로울 뿐 아니라, 그로부터 대안을 이끌어내는 사고의 확장 능력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한 분량에 맞게 구성하지 못하여 마지막 두 단락의 내용이 부실한 점이 가장 큰 오점으로 지적되었다. 첫 단락에서는 (나)를 비판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문제의 원인이 경제적 부담만이 아니라는 것을 밝힘으로써 가치관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대안을 이끌어냈다. 그런데 둘째 단락까지는 이와 같은 단락의 구조를 이끌고 갔으나, 뒤에는 분량의 제한에 막혀 그처럼 깊이 있는 논의를 전개하지 못한 듯하다. 이는 바꾸어 말하면 첫 단락이 외형상으로만 긴 것이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불필요한 서술이 포함되었다는 것이다. 서론·본론·결론의 삼단 구성도 제대로 구분되지 않았으며 시간에 쫓긴 듯 [논제 1]의 답안에는 적었던 어법의 오류도 많이 발견되었다.
권혜정 학생에게 가장 시급한 점은 개요 구성의 습관화와 논술문 구성의 체계화 등 기본기를 완성하는 일이다. 심층적 분석 능력이나 확장된 사고력을 가졌더라도 이를 논리적으로 전개하지 못하면 논술시험에서의 득점은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향후 체계적이고 올바른 논술 학습을 꾸준히 이어가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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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답안 A| 동원고등학교 2학년 유하빈 여성 고용안정성 높이는 정책 동반돼야 [논제 1] 제시문 (가)에 나타난 문제 상황을 제시하고, 다른 제시문들이 이러한 문제 상황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분석하시오. (500±50자)[40점] 제시문 (가)는 대한민국의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부양 부담 가중 문제를 제시하고 있다. (가)에 따르면 2020년 부터 모든 시도의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여 2040년 대한민국 노령화 지수는 2010년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하게 된다. 게시문 (나)가 보여주는 우리나라의 딩크족 증가세는 생산인구감소의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가족계획보다 경제적 안정을 우선시 하는 한국의 현실이 출산율의 감소를 부른 것이다. 이는 유소년 인구 비율을 감소시키고,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원인이 된다. 제시문 (다), (라), (마)는 (가)의 문제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다)는 탄력적이고 유연한 정년 연장을 통해 생산가능인구 활용의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라)는 국내 체류 외국인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주며 다문화 정책을 생산가능인구수를 늘리는 방안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마)는 여성일자리 창출을 통해 실제 생산인구수를 늘리고, 나아가 출산율을 높이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논제 2] 제시문 [나], [다], [라], [마]를 비판적으로 활용하여, 제시문 [가]의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하여 논술하시오. (1,000±100자)[60점]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저성장, 경기침체와 같은 문제를 야기한다. 하지만 생산가능인구 감소의 가장 큰 문제는 부양 부담의 가중이다. 부양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정년을 연장하여 중장년 생산인구를 활용하는 일이다. 이는 중장년층에게 경제적 자립이 가능하게 한다. 또한 충분히 일할 수 있는 숙련된 경력자를 활용하지 않는 것은 경제적 손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제시문 (다)가 경고했듯, 정년 연장이 청년의 일자리를 빼앗는 형식이 되어서는 안된다. 효과적인 정년 연장 제도의 도입을 위해서는 기득권 해체를 넘어, 중장년 생산인구의 혁신적 재활용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임금피크제와 파트타임 근무제를 동시 도입하여 중장년층이 일자리를 나누어 가지는 방법이 있다. 기술직, 전문직 종사자를 기술전수 담당자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 하다. 중장년층 생산인구 활용과 더불어서, 여성인력의 활용을 통해 생산가능인구의 효율적 활용을 도모해야 한다. 제시문 (마)에 의하면, 서비스업의 성장이 여성 고용을 많이 만들어낸다. 따라서 제조업 수출 위주 경제 정책을 서비스업 활성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여성 인력 대부분은 비정규직이다. 이 상황에서 경제적 이유로 딩크족이 될 수 밖에 없는 여성들이 출산 여부 결정을 바꾸기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여성 일자리 창출이 출산율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여성들의 고용 안정성을 높이는 정책이 동반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시대의 흐름인 다문화를 생산인구확대에 활용해야 한다. 점점 증가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부양 부담 완화에 실질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그 숫자를 늘리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사회보험을 필수 적용하고, 불법체류자 추방 정책 대신, 정식 근로자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 또, 이들이 한국에서 가정을 꾸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여 장기 체류자를 늘려야 부양 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다. ※ 띄어쓰기나 문장의 구조가 맞지 않은 것을 고치지 않고 학생의 글을 그대로 인용하였음 [강평] [논제 1]의 답안은 전체적으로 논제의 요구에 충실히 응한 답안이다. 첫 단락에서 (가)의 주제문을 서두에 두어 문제상황을 간결하게 명시한 후, 그 근거를 서술하였다. 이어서 그 원인을 밝힘으로써 단락의 소주제를 벗어나지 않도록 구성한 점이 돋보였다. 그리고 다음 단락에서 제시문 (다), (라), (마)와의 연관성을 단락의 중심문장으로 명시하였고, 그 근거를 뒷받침 문장에서 간략하면서도 구체적으로 밝힌 점이 높은 평가를 이끌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논술문은 두괄식으로 구성하는 것이 논리 전개나 설득에 유리한 것으로 본다. 그런 점에서 유하빈 학생은 논술의 기본기를 잘 익힌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장의 연결과 띄어쓰기 등 어법에서 부족한 부분이 발견되므로, 보완이 필요하겠다. 그러나 출제의도와 평가목표 측면에서 볼 때 소정의 평가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답안으로 평가되어 전체에서 가장 우수한 답안으로 채택하였다. [논제 2]의 답안도 논제의 요구에 잘 부응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특히 두 논제를 통합적으로 인식하여 답안을 연결하면 마치 한 편의 글로 읽힐 수 있을 정도로 답안 간의 긴밀한 연결성이 드러나게 구성한 점이 돋보였다. 이런 점은 학생의 사고력과 통찰력의 수준이 높다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서론에서 해결할 문제를 명확하게 제시하였고, 그 중 핵심적으로 다룰 부분이 부양 부담 측면임을 밝혀서 이어지는 논의의 초점을 간명하게 나타내 주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본론에서 글 전체의 서술 방향이 문제의 해결방안에 있음을 알 수 있도록 하였다. 논제의 또 하나의 요구인 (나)~(마)에 대한 비판은 각 단락의 해결방안의 추출 과정에 자연스럽게 포함되도록 서술함으로써 단락의 완성도를 높였다. 제한 분량 내에서 최대한 비판과 응용이 자연스레 어울리도록 서술하기는 고등학교 2학년 수준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는 다른 답안과 비교해 보았을 때 확연히 드러나는 점으로써 상대적으로 매우 우수한 답안으로 평가될 만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문장의 구성과 연결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다소 발견되었고, 띄어쓰기를 포함한 어법이 맞지 않는 부분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표현력은 비교적 관대하게 평가하였다. 이는 어법보다는 사고 과정의 평가에 중점을 두는 논술 평가의 원리에 최대한 부응하기 위한 것이다. 평가 팀에서는 이 답안에서 지적되는 어법의 문제점을 향후 약간의 노력과 조심성만으로도 충분히 극복 가능한 정도로 보았다. 따라서 특별히 문맥에 맞지 않거나 의미 전달에 어려움을 초래하지 않는 한 첨삭에서 지적하여 수정의 기회를 주는 식으로 평가했음을 밝힌다. 유하빈 학생은 회송한 첨삭 답안과 평가서를 참고하여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다면 가일층 실력의 향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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