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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누구에게 듣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등록 2012-12-03 11:57수정 2012-12-03 13:50

진명선 기자의 기사 쉽게 쓰기
취재를 하다 보면, 똑같은 사실도 누구의 입을 통해 듣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1학년 1반 국어 수업 시간에 ㄱ군과 ㄴ군이 말다툼을 벌인 사실을 보도한다고 하자. 그 사건을 설명하는 취재원으로 3반 학생이 등장해 “1반에서 그날 이런 일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하는 것과, 1반 학생이 “그날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하는 것 가운데 독자들은 무엇을 더 신뢰할까? 이처럼 취재를 할 때는, 진실을 밝히는 데 적합하고 신뢰할 만한 취재원을 찾아서 그로부터 얘기를 듣고, 또 그의 얘기를 기사에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노스페이스 열풍을 분석한 기사 첫머리에 등장하는 백화점 현장에서는 자녀의 요구에 떠밀려 패딩을 사러 나온 부모님을 인터뷰했을 수도 있겠다. 또는 부모님이랑 같이 패딩을 사러 나온 청소년을 인터뷰하는 것도 좋았겠다. 가게 점원한테서는 “하루에 20벌 이상은 팔리는 것 같다”는 구체적인 매출 내역을 듣는 게 ‘열풍’이라는 현상을 좀더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었을 것 같다. 현장 취재를 할 때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한테 중구난방으로 얘기를 듣기가 쉬운데, 현장에 가기 전에 취재에 필요한 내용을 정리하고, 그 내용을 누구한테서 확인하면 좋을지를 미리 판단하는 게 좋다.

사실을 전달할 때는 취재원의 말뿐만 아니라 기자가 직접 본 현장, 전문가의 분석, 유사한 사례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 노스페이스도 시리즈가 다양해서 개성을 드러내고 싶은 청소년들이 입는다고 한 취재원의 말은 현장으로 처리할 수도 있었겠다. 예를 들어, 등교나 하교 시간에 많은 학생들이 우르르 모여 교문을 오가는 풍경을 묘사하는 것이다. 브랜드는 다 똑같은 노스페이스지만, 길이도 다르고 색깔도 다르고 부피도 달라서 멀리서 보면 같은 제조사에서 만든 패딩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는 식으로 말이다.

취재원의 말로 처리를 하더라도 그 말에 현장이 드러나게 할 수 있다. 노스페이스가 ‘잘나가는 학생’의 상징이라고 했는데, 실제 취재원이 속한 학급에서 노스페이스를 입고 있는 아이들의 성적이나 가정환경, 성격 등을 좀더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공부도 잘하고 집도 잘살아서 인기가 있는 친구가 있는데, 걔도 노스페이스를 입는다”는 표현 정도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한겨레>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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