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하늘공원의 억새풀밭.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 <40> 서울 난지도 하늘공원
‘난지도’(蘭芝島)라는 섬이 있었다. 고고한 난(蘭)과 영지(靈芝)가 자라며 아름다운 새들이 사랑을 속삭이던 한강변의 작은 섬이었다. 물에 오리가 떠 있는 모습과 비슷해 사람들은 오리섬 또는 압도(鴨島)라 부르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초거대도시 서울시의 오염물을 받아내는 쓰레기 매립장이 되었다. 쓰레기가 모여 산을 이루니 악취가 진동하고 오갈 데 없는 사람들이 모여 판자살이를 하니 참으로 보기가 민망할 정도였다. 급기야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쓰레기들은 다른 곳을 찾아 떠났다. 그리고 사람들의 기억에서도 서서히 잊혀졌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다시 걸음하기 시작했다. 오염된 침출수를 처리하고 지반안정화 작업을 하면서 초지식물과 나무를 심어 생태계를 복원했다. 2002년을 즈음해 생태환경공원으로 변신, 하늘공원·노을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하늘로 끝없이 오르는 것 같은 291개의 지그재그 원목계단을 오르면 하늘공원 억새밭이 펼쳐진다. 바람이 불어 하늘거리는 3만여평의 억새는 하늘로 흐르는 은빛 강물처럼 근사하다. 하늘공원은 정말 하늘과 맞닿아 있다. 하늘 위 공원 같기도 하고 하늘나라 억새밭 같기도 한 그곳에 서서 아이와 함께 한강을 비롯한 서울의 풍경 찾기를 해보자. 북쪽으로 북한산, 동쪽으로 남산과 63빌딩, 남쪽으로 한강, 서쪽으로 행주산성이 보인다. 인간이 만들어놓은 콘크리트 건물을 바라보며 그 인간이 내어놓은 쓰레기에 신음하던 아름다웠던 섬과 다시 자연이 살아난 하늘공원에서 개발과 발전에 관해 생각해보자. 그리고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화학적 연료가 아닌 한강의 강바람을 이용해 힘차게 돌아가는 하늘공원 풍력발전기 날갯짓에 눈길을 주어보자. 한강변으로 떨어지는 일몰이 유난히 붉을 것이다.
글·사진 이동미/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 저자
<한겨레 인기기사>
■ 2002년 방식으로 단일화 설문하면 안 53.2% >문 39.8%
■ 주택채권 소비자는 ‘봉’…증권사 20곳 금리조작
■ 전 공군장성 “다른나라 침략 식민지 만들자”
■ 학교경비, 책임은 교장급인데 월급은 78만원
■ 엄태웅, 깜짝 결혼발표…예비신부는 발레리나
■ ‘뉴 SM5’ 르노삼성 구세주 될까
■ [화보] 내곡동 진실 밝혀질까?
■ 2002년 방식으로 단일화 설문하면 안 53.2% >문 39.8%
■ 주택채권 소비자는 ‘봉’…증권사 20곳 금리조작
■ 전 공군장성 “다른나라 침략 식민지 만들자”
■ 학교경비, 책임은 교장급인데 월급은 78만원
■ 엄태웅, 깜짝 결혼발표…예비신부는 발레리나
■ ‘뉴 SM5’ 르노삼성 구세주 될까
■ [화보] 내곡동 진실 밝혀질까?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