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서강대 오해소지 문제, 고려대는 지난해와 달리 서술형
지난해 단순풀이형 문제가 출제돼 ‘본고사형 논술’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주요 대학들의 수시입학전형의 수리논술 시험이 올해 1학기에서도 여전히 본고사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달 23일 올해 들어 맨 처음 실시된 이화여대의 수시 1학기 수리논술에서는 ‘남산이 보이는 아파트 8층에 사는 영희가 남산 정상에 있는 남산타워의 높이를 계산하는 방법을 설명하라’는 문제가 공통으로 출제됐다. 삼각비의 정의를 이용해 높이를 구하는 문제다.
논술전문학원인 바칼로레아 아카데미는 ‘이화여대 수리논술 분석자료’를 통해 “이미 정확한 답이 있고 그 과정을 유추해내는 문제여서 ‘변칙 풀이형’이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평가했다. 논술전문학원인 ㅊ학원 관계자도 “이대 수리논술 4문제 중 2문제는 서술형으로 위장한 풀이형 문제”라며 “웬만큼 수학을 잘 하는 아이도 두 문제는 손도 못 댔다고 할 정도로 어려웠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시 논술 시험에서 영어 지문을 읽고 밑줄 친 부분을 직역하는 문제와 전체 내용을 요약하는 문제를 내 사실상의 영어 본고사라는 지적을 받았던 서강대는 지난달 30일 비슷한 유형의 영어혼합형 논술 문제를 냈다.
그러나 8일 치른 고려대 수시 1학기 수리논술 시험에 대해서 수험생들은 대체로 “기본 개념을 알고 있으면 풀 수 있는 서술형 문제가 주로 나왔으며 지난해 수리논술 시험보다 쉬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인문계 수리논술에서는 ‘복소수가 왜 필요한가, 실수와의 차이점을 설명하라’는 등 기본 개념을 묻거나 실생활과 관련된 문제들이 주로 나왔다. 전기전자공학부를 지원한 이동준(18)군은 “지난해에는 본고사형의 계산 문제가 나왔는데 올해에는 서술형으로 출제돼 오히려 쉬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 대학들은 본고사 논란을 우려해 문제를 일절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이달 말까지 ‘본고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이종규 기자 이영경 인턴기자 박수진 인턴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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