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명선 기자의 기사 쉽게 쓰기
<30> 기사 작성 각록- 기획기사 쓰기2
<30> 기사 작성 각록- 기획기사 쓰기2
기획기사가 일반 기사와 차별화되는 점 가운데 하나는 취재 방법이다. 앞서 살펴봤지만, 기획기사는 뚜렷한 기획의도 아래 원인과 실태, 대안까지 두루 다룬다는 점에서 그때그때 발생하는 현상을 주로 다루는 일반 기사와 내용적으로 구분된다. 이와 함께 단순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관련자들의 입장을 담아 쓰는 일반 기사와 달라 기획기사는 취재하는 방식도 다르다.
최근 들어 가장 많이 등장하는 기획기사의 취재 방식은 기자가 직접 현장을 체험해보는 것이다. <한겨레21>의 ‘노동 OTL’ 기사가 대표적인데, 이 기획은 담당 기자 4명이 서로 다른 노동현장에 직접 취업을 한 뒤 실제 본인이 경험한 바를 기사로 썼다. 가구 공장, 식당, 마트 등에서 기자들이 일을 했다. 기자들은 늘 취재원을 통해 기사 내용을 간접 체험할 뿐인데, 이렇게 기자가 직접 뛰어들게 되면 현장이나 실태를 정말 가감 없이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다. 당시 <한겨레21>에 연재된 이 기획기사는 나중에 책으로도 엮여 나올 정도로 사회적인 반향이 컸다. 학생기자들도 기획기사를 준비할 때, 본인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아이템인지 아닌지를 따져보는 것도 좋은 기획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전수조사를 하거나 통계를 내는 것은 가장 일반적인 방식이다. 물론, 이 조사는 기존 연구자나 언론이 하지 않은 방식으로 이뤄져야 하며, 일반화할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경향신문>의 비정규직 기획은 전국에 있는 대학 3곳의 특정 학과 졸업생의 취업형태를 전수조사했다. 전국에 있는 200여개 4년제 대학 가운데 임의로 3곳을 선택한 것은 통계적으로 대표성을 획득하기는 어렵지만, 하나의 사례에 비추어 전체의 경향을 파악할 수는 있다.
<중앙일보>의 등록금 기획은 실제 기자들이 계산기를 두드려 대학 등록금이 얼마나 줄어들 수 있는지를 예측했다. 등록금을 내리자는 주장이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얼마까지 내릴 수 있는지를 실제 계산한 것이다. ‘내리자’는 주장만 접하던 독자들이 구체적인 수치로 등록금 인하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하는 효과를 노린 기사다.
다른 나라 사례를 주로 조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독자들은 외국 사례를 흥미롭게 읽는다. <경향신문>은 2008년 ‘기로에 선 신자유주의’라는 기획을 통해 기자들이 아이슬란드, 미국 뉴욕 등 금융 붕괴의 현장에서 우리나라도 그런 재앙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역설했다. <한겨레>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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