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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학교에 공감교육 도우미가 왔다

등록 2012-10-22 14:44

지난 10월12일 수원 삼일중 도서관에서 포스코(POSCO)와 포스코에이앤씨(POSCO A&C) 직원들, 삼일중 학생들이 학교 공간 바꾸기 프로젝트 활동을 하고 있다.  포스코 사회공헌실 제공
지난 10월12일 수원 삼일중 도서관에서 포스코(POSCO)와 포스코에이앤씨(POSCO A&C) 직원들, 삼일중 학생들이 학교 공간 바꾸기 프로젝트 활동을 하고 있다. 포스코 사회공헌실 제공
중학5곳, 공감배려교육 및 공간 바꾸기 사업 실시
포스코, YWCA 합작 ‘친친와이파이존’ 프로젝트
“지금부터 공간 바꾸기 행사를 시작할 겁니다. 사다리 옮기는 일부터 힘쓰는 일도 있고, 벽에 페인트로 채색작업을 하는 일도 있습니다. 여러분 각자 할 일을 맡아서 움직여 주시고요. 학생 여러분들도 같이 참여해주세요. 모두 도서실이 북카페로 잘 변신할 수 있도록 협조해주세요. 그럼 일 시작하기 전에 파이팅 한번 해볼까요? ‘삼일중 파이팅!’을 같이 외치고 시작해보죠.”

포스코(POSCO) 사회공헌실 양지원씨의 말에 30여명의 사람들이 입을 모아 ‘삼일중 파이팅!’을 외쳤다. 지난 10월12일 오후 2시. 수원 삼일중 기념관 건물 1층 도서관 복도와 도서관 안쪽에 있는 도서실에는 작업복을 입은 사람들과 교복을 입은 학생들로 북적였다. 양씨의 설명에 이어 포스코와 포스코에이앤씨(POSCO A&C) 여직원들, 학교 여학생들은 벽에 스케치한 그림에 페인트칠을 시작했다. 한쪽에선 포스코와 포스코에이앤씨 남직원들, 학교 남학생들이 책장을 나르고 책장에 못질을 하느라 바빴다.

이날 행사는 포스코가 주최하고 한국 와이더블유시에이(YWCA) 연합회가 주관하는 ‘폭력 없는 학교 만들기, 우리 학교는 ‘친친 와이파이존’’ 프로젝트 일환으로 실시됐다. 학교폭력을 예방하자는 뜻에서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포스코 출자사 사업장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5개 시범학교를 선정해 ‘공감 프로그램’, ‘학부모 강연’, ‘학교 공간 바꾸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친친 와이파이존’이란, ‘모든 학생들이 평등하게 소통하는 학교 공간을 만들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프로젝트 이름은 와이더블유시에이에서 활동하는 청소년들인 ‘와이틴’(Y-Teen) 친구들의 아이디어에서 얻었다. 현재 이 프로젝트에는 서울과 수원, 광양, 진주, 포항 등 전국 5개 지역 중학교가 참여하는 중이다.

공감 프로그램은 전문가를 초빙해 학교장과 교사들에게 다양한 연수를 제공하고, 학생들한테도 공감과 배려를 주제로 한 체험 중심의 수업을 실시하는 내용으로 꾸려진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에는 포스코 직원이 강사로 나서기도 했다. 생산성연구센터에 있는 직원이 수수깡과 테이프, 시디(CD), 고무줄 등을 이용해 수레를 함께 만들어보자는 문제를 주고 서로 다른 재능을 지닌 학생들이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의 수업도 진행했다. ‘공감과 소통을 위한 친친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학교 축제도 지원해준다. 지난 19일, 포항에 있는 대동중에서 열린 페스티벌에는 포항 로봇지능연구소의 교육용 로봇이 페스티벌에 함께 참여했다. 축제 기간에는 포스코 대학생 봉사단과 학생들이 학교폭력 근절 캠페인을 벌이고, 포스코 임원들이 멘토 강연도 실시했다. 학교 공간 바꾸기는 학교 내 어둡거나 후미진 장소를 페인트칠해주고, 공간을 재구성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학교 쪽이 혼자 손쓰기 힘든 부분을 지원해주는 것이라 의미가 더 깊다. 공간을 바꿀 때는 포스코 출자사 사업장 직원들이 직접 재능기부 방식으로 참여를 해준다.

포스코 쪽은 “학교폭력이 뜨거운 이슈가 되는 때 이와 관련한 사회공헌 활동을 찾았고, 예방 차원에서 학교 문화를 바꿀 수 있는 게 없을까 고민하다가 나온 아이디어”라며 “단순히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이라는 이분법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모든 아이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두고 와이더블유시에이와 함께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학교 공간 바꾸기 프로그램으로 변신한 삼일중의 도서실은 본래 11평 남짓한 평범한 학습실이었다. 특목고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공부하는 공간이었지만 잘 활용되지 않고 있어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곳으로 바꿨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 공간은 이날 포스코와 포스코에이앤씨 직원들과, 학생들의 힘으로 춥고 어두운 공간에서 따뜻하고 밝은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흙먼지가 날리던 바닥은 새로 닦았다. 벽에도 페인트칠을 새로 했다. 벽에는 학생들이 직접 그린 그림을 걸었다. 한쪽에는 새로운 서가가 들어왔다. 서가에는 직원들이 기증한 책들이 꽂혔다.

도서실 동아리인 책누리단으로 활동하며 공간 바꾸기에 참여한 3학년 정민지양은 도서실 복도 벽에 페인트칠을 하느라 바빴다. 정양은 “요즘 친구들은 자기 이야기를 숨기는 등 비밀이 참 많은데 이 공간에서 마음속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 다가갈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며 “지금 키스 헤링 작품을 본떠서 그린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졸업한 뒤에 와서 이 그림을 보면 감회가 더 새로울 것 같다”고 했다. 2학년 고광민군은 도서실 벽에 나뭇잎 모양의 스티커를 붙이고, 책상과 의자를 나르는 일을 했다. 고군은 “이날 서가를 옮기면서 못질도 처음 해봤다”며 “일을 도와주신 직원 아저씨가 ‘집에서도 이렇게 못질을 하며 아빠 일 도와드릴 수 있겠냐?’고 하셨던 게 기억이 난다”고 했다.

이윤자 교무부장은 “도서실은 있었지만 책을 읽은 뒤 학생들끼리 생각을 나눌 공간이 부족했는데 학교 쪽이나 학생들이 모두 이 공간을 바꾸면 좋겠다고 판단을 했다”며 “아이들이 이 공간을 통해서 책도 보고, 서로의 생각도 나누고 의견 차이를 좁혀보는 기회도 가져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포스코 양지원씨는 “학교 쪽에 지원을 해 드리는 일이지만 회사 차원에서는 직원들한테 우리 회사가 이런 식의 좋은 사회공헌을 한다는 자부심도 심어줄 수 있어서 좋다”며 “이번 사례를 통해 이런 방식의 학교폭력 예방 사회공헌 활동을 벤치마킹하는 다른 사례가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했다. 포스코는 와이더블유시에이와 함께 앞으로도 이 지원 사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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