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스스로 준비하고 체험하며 창의성 길러요”

등록 2012-09-03 13:40

지난 3월12일 문산여고 동아리 ‘에코-그린 녹색나라’ 3학년 학생들이 에너지절약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문산여고 제공
지난 3월12일 문산여고 동아리 ‘에코-그린 녹색나라’ 3학년 학생들이 에너지절약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문산여고 제공
경험하며 느낀 점 실천으로
실험·증명하다보면 수학 쉬워
“무덤, 관 등을 만들어 저승길 퍼포먼스를 하면 어떨까, 저승 가는 길목에서 ‘쓰레기 얼마나 버렸나요’라고 물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하면 좋을 것 같다.” “아이디어는 좋은데 실현가능성이 없다.” “일상생활을 보여주면서 환경에 대해 얼마나 무관심했는지 깨닫게 하자.” “사람들이 전시장을 돌아보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준비 시간도 많이 필요할 거 같다. 그리고 전시할 공간도 마땅치 않다.”

지난 8월23일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문산여자고등학교 봉사·환경동아리 ‘해바라기’ 회원 17명은 오는 10월30일부터 11월2일까지 열리는 ‘2012 저탄소 녹색성장 박람회’(녹색성장위원회, 환경부 주최) 참가를 위한 회의를 하고 있었다. 해바라기는 ‘녹색소비’(자연을 보전하며 환경오염을 줄이고 자원을 아껴 쓰는 소비)를 주제로 홍보물과 게임을 만들고 퍼포먼스를 할 예정이다. 첫 회의라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끄집어내진 못했지만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 속에서 톡톡 튀는 생각들이 끊임없이 나왔다. 실현가능성을 날카롭게 따져 묻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해바라기는 지난 2000년에 학생들 스스로가 결성한 동아리다. 자신들이 사는 지역인 파주의 환경을 보전해 친환경도시로 탈바꿈시킬 목적으로 만들어 각종 창의적 체험활동을 하고 있었다. 해바라기는 전체 회원(60~70명)이 참여하는 ‘에코-그린 녹색나라’를 기본으로 희망에 따라 참여하는 ‘동의보감 봉사단’, ‘임진강 탐사대’, ‘민족얼 살리기’와 같은 소모임도 함께 운영한다. 취향에 따라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이호연(문산여고2)양은 “가입한 뒤 환경 중심이라 조금 어려웠다”며 “그러나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임진강 탐사대에 참여했고, 자연스럽게 역사와 환경을 묶어서 이해하게 됐다”고 밝혔다.

에코-그린 녹색나라는 ‘재활용을 주제로 한 환경교육과 캠페인활동’으로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체험학습연구개발협회가 지난 8월3일부터 5일까지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연 ‘제3회 창의적 체험활동 경진대회’에서 고등학교 동아리 활동 부문 대상을 받았다. 그리고 각종 박람회, 대회에도 꾸준히 참가해 환경의 소중함을 전파하고 있었다. 올해엔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고 학생들에게 스팀(Steam, Science-과학, Technology-기술, Engineering-공학, Art-예술, Math-수학) 체험활동을 통해 학교와 가정에서 환경의 중요성과 에너지 절약, 신재생에너지 이용에 관한 저탄소 녹색생활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찾아가는 그린에너지 교실’을 주요한 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김사라(문산여고2)양은 “환경에 별로 관심 없었는데, 이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많이 알게 됐다”며 “변기 물통에 벽돌 넣기, 절수·절전 스티커 붙이기 등 환경을 살리는 행동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리방에는 ‘지구장례식 퍼포먼스’(인류의 재앙! 지구온난화!!!), ‘이산화탄소 줄이기 서명지’, ‘저탄소를 노려라’(게임), ‘재생종이로 만든 지구본’ 등 교육을 위한 도구와 대회 참가 흔적들이 눈에 띄었다. 또 의자, 연필꽂이, 연필 등 재생용품에서 환경동아리로서의 면모를 볼 수 있었다.

‘제3회 창의적 체험활동 경진대회’ 중학교 동아리 활동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인천 간재울중학교 동아리 ‘파이’는 특이하게 수학을 주제로 해 눈길을 모았다. 지난 2010년 “왜 과학동아리는 많은데 수학동아리는 없을까, 수학 관련 활동을 하면서 좀더 재미있게 공부할 수는 없을까?”라는 문제의식을 품은 당시 2학년 학생 4명(박상요, 최민수, 공건, 김진욱)이 자발적으로 동아리를 조직했다. 동아리를 지도하는 정은주 간재울중학교 수학 교사는 “대회와 행사 정보를 알려주고 방향을 잡아준 뒤 스케줄을 짜는 정도만 개입한다”며 “자료준비부터 모든 활동을 아이들이 스스로 하는데 이 과정이 모두 창의적 체험활동”이라고 설명했다. 동아리 이름은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뜻을 담아 파이가 끝이 없는 무리수란 점에 착안했다. 파이는 교내 수학체험전시(수학탐구마당)를 통해 일반 학생들에게 체험 기회를 주고, 수학 관련 보드게임실을 운영하며, 수학 관련 도서를 매월 1권씩 읽고 분석한 뒤 책의 내용을 실제 구현해보는 등의 활동을 한다.

또 ‘하노이탑 알고리즘 연구’, ‘원 주제 탐구’, ‘피타고라스 정리’ 등 여러 체험 수학 주제를 모둠 학습을 통해 실험하고 증명한다. 조금은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지만 보드게임을 하면서 원리를 쉽게 깨달아간다. 서명보(간재울중3) 동아리 회장은 “모든 게임은 수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하노이의 탑(세 개의 기둥에 크기가 다른 여러 개의 원판을 크기 순서로 다시 쌓는 퍼즐)은 지수법칙과 연결되고, 세트(Set)는 카드에 그려진 여러 요소의 공통점을 찾아 묶는 게임으로 집합 원리를 이용하고 확률도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회 발표도 다른 팀과 달리 창의적이었다. 서 회장은 “다른 팀들이 하는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준비한 뒤 외워서 연습한 뒤 발표하는 방식은 진부하고 딱딱하다고 생각했다”며 “5명이 무대 위에 올라서 연극 방식으로 ‘안녕 파이야’라고 발표를 시작해 눈길을 끌었다”고 설명했다. 파이는 자신들만 알아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역아동센터에서 봉사활동도 한다. 정 교사는 “올해부터 배운 것을 나눌 수 없을까 하는 고민에 지역아동센터에 있는 초~중2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달에 2~3번 정도 교육봉사를 한다”며 “또래 아이들이 교육 대상에 포함돼 있어 처음엔 어색했으나 체험 수학은 가르치고 배우는 게 아니라 함께 경험하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종법 기자 mizzle@hanedui.com

<한겨레 인기기사>

조정래 “박근혜, 겉은 육영수 속은 박정희” 대통령 되면 ‘곤란’
최악 치닫던 한-일, 진정 단계로 전환?
대학가 암시장, ‘강의 사고 팝니다’
은행에서 10%대 급전 빌리세요
오바마 맥주 “비법은 벌꿀”
“나주 성폭행 범인 고씨, 피해자 고통에 공감 못해”
[화보] 우산의 수난시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