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시장의 함석집에서 설명을 듣는 관광객들.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
19. 충남 서천 한산오일장
19. 충남 서천 한산오일장
여기 재미있는 오일장이 있으니 아이들 손을 잡고 가족나들이를 해보자. 목적지는 충남 서천의 한산오일장으로 달력의 끝자리가 1일과 6일인 날에 선다. 한산은 모시로 유명하다. 모시는 삼국시대부터 즐겨 사용하던 섬유로 올이 가늘고 빛이 좋은 한산모시를 조선팔도에서 제일로 쳤다. 그런데 한산오일장은 앞에 ‘문전성시’(門前成市)라는 단어가 붙는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사업 중 하나로 ‘사람들의 마음을 끌 만한 이야기’가 있고 ‘근처 관광지’가 있으며 ‘전통시장의 원형’을 갖춘 곳을 엄선해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정식 명칭은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으로 글자를 하나씩 빼내어 ‘문전성시’라는 이름을 만들었다.
그럼 문전성시 한산오일장으로 가보자. 장터 건물엔 벽화들이 보인다. 이 지역 학생들이 장터 사람들을 인터뷰해 그들의 특징과 이야기를 담아냈다. 냄비장사를 하는 장돌뱅이 황씨 아저씨는 색소폰을 불고 30년간 묵을 만들어 파는 아주머니는 이웃해 웃고 있다. 또 다른 특징은 장터에 해설사가 있다는 점이다. 아성대장간, 한산양조장, 학교 앞 철물점, 대신 인쇄소, 함석집, 상엿집 등 한산장의 오랜 터줏대감들을 방문하며 구수한 설명과 함께 주인장을 만나보고 물건도 구경하니 역사 깊은 오일장 박물관을 큐레이터와 돌아보는 셈이다. 때마침 6월8일부터 사흘간 제23회 한산모시문화제(mosi.seocheon.go.kr)가 열리니 겸사겸사 찾아볼 만하다. 오일장에서의 흥정, 구수한 입담과 인정,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스런 눈길과 슬쩍 얹어주는 덤은 정찰제로 운영되는 마트와 백화점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마음의 나눔이다. 재래시장을 살려야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외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찾아가는 일이다. 교과서에서 그림으로 보는 지역의 특산물에 아무런 감흥을 얻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된 1500여년 전통의 한산모시가 어떠한지 보여줄 수도 있다. 삼거리 국밥집에서 섞박지를 곁들여 국밥 한 그릇 먹고, 한산 모시관에 들렀다가, 소곡주 한 병 사오는 교과서 여행은 생각보다 쉽다. 글·사진/이동미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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