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휴식을 취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휴식과 함께 적절한 학습 계획을 미리 세워 시행해야 효과적으로 주말을 보낼 수 있다. 사진은 주말에 온가족이 오토캠핑을 온 모습.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이지은의 통통! 학습법]
‘놀토’ 놀아버리면 주말 이틀 허비…충전은커녕 무기력해져
단어 암기 테스트·취약 과목 공부 등 계획 세워 실행해야
‘놀토’ 놀아버리면 주말 이틀 허비…충전은커녕 무기력해져
단어 암기 테스트·취약 과목 공부 등 계획 세워 실행해야
“매일 비슷한 분량으로 공부하는데도 금요일 오후에는 시간이 더 걸려요. 주말이니까 긴장이 풀어져서 그런 거 같아요. 내일 해도 된다는 생각도 들고, 잡념도 많아지고…. 다음날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되니까 늦게까지 텔레비전 보다가 자요.”(중2 최연석)
“토요일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어요. 아홉시나 열시쯤 일어나서 아침 먹고 그다음에는 뭐 그냥… 놀러갈 일 있으면 가고, 아니면 별거 없어요. 숙제하거나 낮잠 잘 때도 있고, 텔레비전도 좀 보고…. 일요일은 교회 가고 식구들이랑 외식도 하고 그러는데 토요일은 부모님도 일할 때가 많으니까…. 집에 있기는 하는데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니고….”(중3 심호정)
주5일 수업이 시작되면서 학생들의 공부리듬 또한 달라지게 되었다. 한 달에 두 번 ‘놀토’가 있던 때만 해도 주말 동안 어떻게 공부할지가 가장 큰 관심거리였지만, 요즈음에는 학습관리뿐 아니라 공부하는 동안의 정서관리도 중요하다. 주5일 수업으로 인한 공부리듬의 변화, 주의할 점과 지켜야 할 점을 살펴보자.
평소 공부와 주말 공부를 구분하자
학교를 가지 않는 날이 일주일에 한 번뿐인 일상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학교 가지 않는 날=늦잠 자고 노는 날’이라는 인식에 젖어버렸다. 그러나 토요일도 내 시간이 된다면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이틀을 통째로 자고 놀며 보내면 충전은커녕 도리어 무기력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주말을 효율적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평소 공부와 주말 공부를 구분해야 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학교 수업 복습과 문제풀이, 과제 등을 중심으로 공부를 하고 추가 공부는 규칙적인 실천이 가능한 범위 안에서 적정한 분량을 이어가야 한다. 매일의 공부는 독립적으로 분량을 정해 그날 하지 못한 것은 그대로 남겨두고 다음날의 공부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어제 복습이 밀려 있다 해도 오늘은 오늘의 복습을 먼저 해야 한다. 연석이가 금요일 오후에 긴장이 풀어진 이유는 토요일을 금요일의 연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토요일은 주중 공부 보충, 그 외 공부는 1시간 내외
주중에 다 하지 못한 공부는 토요일에 한다. 토요일 오전은 ‘패자부활전’ 시간으로 정해 보충을 하고(보충할 것이 많지 않아 패자부활 공부가 빨리 끝나면 나머지 오전 시간은 자유다), 이후 시간에는 주말에만 하는 공부를 실천하는 것이 좋다. 주중에 외웠던 단어들을 테스트해보거나 취약·선행과목 문제풀이 등 각자에게 필요한 공부를 정해보자.
주말 공부는 주 2회 사교육을 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욕심은 금물, 주말 공부는 분량보다 지속성이 중요하므로 평소의 공부 계획보다 가벼워야 한다. 공부 시간도 2시간을 넘지 않도록 하여 부담을 줄이고, 가족행사 등 주말의 변수를 고려해 공부 분량은 유동적으로 정해야 하며, 외출 때에도 공부할 수 있도록 교재와 학습도구가 단순한 것이 좋다.
일요일은 주말 공부와 독서 이외에 다른 공부계획은 세우지 않는 것이 좋다.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 중요하기도 하고, 집안의 행사나 외식 등 나의 의도대로 시간을 쓰기 어려워 공부 계획을 못 지키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또 못 지켰어’라는 경험은 ‘어차피 못 지키는데 뭐’로 이어져 학습 자존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시험기간이 아니라면 공부 시간을 늘리려는 부담보다 즐겁게 쉬는 것이 현명하다.
이와 같이 주중의 공부와 주말의 공부는 그 항목과 성격이 달라야 한다. 주중에 밀린 공부가 없어야 주말이 여유로울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하자.
휴식은 의식적, 계획적, 열정적으로
주말에 열심히 쉬어야 월요일 등교가 진지하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쉴 줄을 모른다. 쉬는 시간이 주어져도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는 것이 고작, 어떻게 하면 자신을 꽉 차게 충전시킬 수 있는지 모른다는 뜻이다. 준비되지 않은 휴식은 늦잠으로 시작되어 리모컨으로 연결되고 호정이의 토요일처럼 기억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쉬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관리해야 할 시간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잘 쉬었는지 못 쉬었는지는 일요일 저녁이 되어 보면 알 수 있다. 이틀 동안 무기력이 쌓여 학교 가기가 싫어진다면 잘 못 쉰 탓이다. 할 게 없어 그냥 있는 것보다 무언가에 몰입하여 평소에 자극되지 않았던 활력을 느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휴식이다.
암벽등반을 즐기는 한 학생은 토요일 암벽등반에 가기 위해 학교 가는 날보다 더 빨리 일어난다고 한다. 그날 공부를 아침에 모두 마쳐야 저녁에 돌아와 푹 쉴 수 있기 때문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전국을 다니며 암벽등반을 하는데, 집중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운동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집중력도 좋아졌고 몸에 힘이 생겨 오래 앉아 있는 것도 힘들지 않단다. 이 밖에 만화를 그리는 학생도 있고 옷을 만드는 학생도 있다.
주말 동안의 휴식은 이렇게 능동적이어야 한다. 휴식 그 자체가 교과 외 체험활동으로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휴식을 하며 쓰이는 응용력과 집중력이 공부할 때에도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자전거 타기, 요리, 영화 보기 등 흥미가 생기는 것이면 무엇이든 좋다. 매주 규칙적으로 즐긴다면 완벽한 충전이 될 뿐 아니라 상당한 실력도 쌓이게 될 것이다.
월요일 등교 준비는 토요일 저녁에
주5일 수업이 시작되면서 학생들은 직장인들의 스트레스 패턴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요일 저녁이 가장 행복하고 일요일은 아침부터 마음이 무거운 것이다. 월요일은 아침부터 바쁘고 온종일 정신이 없다. 주말의 휴식은 힘차게 시작하기 위함이니 안정감 있는 월요일을 위해서는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부담으로 가득한 일요일 저녁은 월요일 준비를 하기에 부적절하다. 빠뜨린 숙제라도 있다면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도 어렵다.
금요일까지 한 주의 공부를 모두 마무리하고 토요일 저녁에는 월요일 등교 준비를 하자. 준비물과 과제를 체크하고 교복까지 미리 옷걸이에 걸어두어야 한다. 학교 갈 준비를 다 마쳤다는 편안함은 일요일의 휴식을 도울 뿐 아니라 월요일 아침도 여유 있게 만들어준다.
시험이 끝나고 이어진 주말, 이후 학생과의 만남은 유독 바람맞는 일이 잦다. 선생님과 만나기로 한 약속을 까맣게 잊어버린 탓이다. 이것은 시험과 주말을 지내며 학생들의 공부리듬은 물론 생활리듬이 무너졌다는 증거다. 무언가를 적거나 확인하기 위해 수첩을 펴지도 않으며 그저 멍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주5일 수업이 시작되면서 시간관리뿐 아니라 생활관리와 스트레스 관리 능력의 필요성도 커졌다. 이러한 자기관리 능력은 결국 성적과도 연결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모든 시간을 공부로 채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오히려 학습효과를 떨어뜨린다. 능동적인 휴식으로 활력을 높여 공부의 힘을 키우고, 월요일 등교를 미리 준비하는 생활관리로 편안한 정서를 만들며, 최소한의 주말 공부로 부담 없이 공부의 맥을 이어 나간다면 더할 나위 없는 주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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